기사최종편집일 2024-11-24 0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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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인 득점 생산 1위 '우뚝'…"그래서 4번 타자"

기사입력 2021.06.28 05:05

김현세 기자

(엑스포츠뉴스 잠실, 김현세 기자) 지난 5월 26일 사직 LG전, 3-3으로 비기고 있던 8회 말 1사 2루에서 LG 벤치는 정훈을 고의4구로 내보냈다. 올 시즌 팀 평균자책점(ERA 3.73)과 이닝당출루허용률(WHIP 1.37) 1위에 오르며 리그 톱클래스 마운드로 평가받는 LG이지만 정훈과는 정면승부 대신 전략적인 방향을 택했다. 실제로 이날 정훈을 거른 뒤 바뀐 투수 정우영이 무실점으로 위기를 넘겼고, 이를 발판삼아 승리도 거뒀다.

LG로서는 이전 타석에서 홈런을 친 정훈을 비어 있는 1루로 내보내는 게 전략적으로 나은 방향이라고 봤을 수 있다. 아웃 카운트 2개를 동시에 쌓는 경우의 수를 만드는 것뿐 아니라 상대적으로 정훈보다 생산 능력이 낮은 후속 타자와 승부가 수월할 거로 판단했을 수 있다. 이는 정훈이 올 시즌 처음이자 통산 5번째로 얻은 고의4구였다.

정훈은 6월 들어서는 더욱 무서운 타자로 변했다. 이달에만 타율 0.429(98타수 42안타) OPS(출루율+장타율) 1.038, 4홈런 27타점을 쳤다. 게다가 누상에 나가 도루도 5번을 뛰었다. 정훈은 6월 들어 출전한 23경기 중 16경기에 4번 타자로 나섰고, 나머지 경기에서는 5번 타자로 나섰다. 

정훈을 필두로 한 롯데 중심 타선의 6월 타율은 0.344로 1위다. 지난해부터 올 시즌 초반에도 리드오프나 타순을 가리지 않고 배치돼 온 정훈은 이제 래리 서튼 감독으로부터도 "핵심 선수"로 분류되며 중심 타순을 맡고 있다. 

상대 투수로서는 마주하기 부담스러워진 정훈은 지난 10일 사직 두산전에서도 올 시즌 국내 선발 투수 중 평균자책점 최상위권(2.48, 2위)에 있는 최원준을 상대로도 고의4구를 얻어낸 적 있다. 당시 2-1로 롯데가 역전한 6회 말 2사 2루에서 두산 벤치는 정훈을 고의4구로 내보냈다. 이때에는 다음 타자 김재유가 땅볼로 물러났고, 두산으로서는 1점 차를 유지하며 추격의 불씨도 지킬 수 있었다.

정훈은 올 시즌 팀 내 조정득점생산(wRC+ 144.9, 스탯티즈 기준) 1위다. 주로 중심 타선에 배치돼 오는 것도, 서튼 감독으로부터 핵심 타자로 분류되는 것도 이 이유에서다. 서튼 감독은 "보통 3~5번 타순에 있는 선수들은 출루도 타율도 타점 능력도 좋은 선수다. 정훈은 전통적인 의미에서의 4번 타자는 아니라고도 한다. 하지만 40홈런을 치는 선수는 아닐지 몰라도 많은 득점권 상황을 연출했고, 또 많은 타점을 낸다. 그래서 4번 타자로 기용하는 거다. 득점 생산력 면에서는 정훈이 4번 타자로서 역할을 충분히 해내고 있다"고 말했다.

사진=엑스포츠뉴스DB

김현세 기자 kkachi@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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