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황수연 기자] 김명민의 법적 리드로 각성한 고윤정의 셀프 변론이 최고 6.8%를 기록, 동시간대 프로그램 평균 시청률 1위 자리를 지켰다.
지난 26일 방송된 JTBC 수목드라마 ‘로스쿨’ 12회 시청률이 전국 5.6%, 수도권 6%를 기록한 가운데, 양종훈(김명민 분)의 문답법에 따라 스스로를 변호한 전예슬의 유의미한 성장의 순간이 분당 시청률 6.8%까지 올랐다. (닐슨 코리아, 수도권 유료가구 기준)
전예슬의 국민참여재판은 아는 관계에서 발생하는 폭력에는 유독 관대한 처벌 판단 기준이 피해자에게 어떤 2차 피해를 가하는지에 대한 현실을 리얼하게 그렸다. 사랑하는 사람에게 당한 폭행을 스스로 밝혀야 하는 고통에 신고를 주저했던 그녀의 지난 행동은 무죄 입증의 발목을 잡았고, 고영창(이휘종)의 가스라이팅은 아이러니하게도 그가 데이트 폭력과 성범죄 가해자일 가능성을 배제시키는 근거로 활용됐다. 가해자는 피해자로, 피해자는 가해자로 둔갑시키는 어처구니없는 상황이 벌어진 것.
그렇게 벼랑 끝에 선 전예슬이 더는 할 수 없다며 위태로운 한계를 드러내자, 양종훈은 변호인 사임을 선언하고, 대신 제자의 셀프 변론을 이끌었다. 전예슬이 스스로 절벽을 딛고 올라갈 수 있도록 도운 것. 그의 형법 강의에서 다뤄졌던 여타 사건들처럼, ‘양크라테스’ 시그니처인 문답법으로 시작된 이 변론은 그녀가 자신의 상황을 객관화시켜 볼 수 있게 했다.
전예슬은 “차라리 생판 모르는 남이었다면 끔찍한 악몽을 꾸는 거라 털어버리기라도 했을 텐데, 상대는 함께 장밋빛 미래를 꿈꾸던 남자친구였다”며 데이트 폭력 피해자가 피해 사실을 알리지 못하는 상황을 피력했고, “몰카를 찍고, 그걸 유포한다고 했을 땐 그 자식을 쳐 죽여버리고 싶었습니다”라며 처음으로 솔직한 심정을 터뜨렸다.
“제가 신고를 안한 건, 내 입으로 말하기가 죽기보다 싫었을 뿐입니다”라는 전예슬의 고백은 한때 사랑했던 사람의 끔찍한 범행 타깃이 됐다는 걸 인정하는 순간, 물리적 폭력뿐 아니라 정서적 폭력까지 피해자가 고스란히 받게 되는 데이트 폭력의 문제를 곱씹어 보게 했다. “자신이 판사라면 이 사건에 어떤 공정한 심판을 내려야 하는가”하는 질문에 “정당방위를 인정할 것입니다”라며 무죄를 외친 그녀의 각성이 더욱 큰 울림을 전한 이유였다.
방송 이후 시청자들은 “연인 간 성범죄 여부를 가리는 데서 나올 수 있는 2차 가해 논리까지 그대로 재현해서 더 화가 났고 이입됐다”, “왜 데이트 폭력 피해자들이 신고를 꺼리는지, 그들이 얼마나 위험한 낭떠러지에 서있는지, 소름 끼치도록 현실적으로 묘사했다”, “용기가 필요한 결정적 순간에 정의를 바로잡고 일어선 예슬이 진정으로 멋진 캐릭터라고 생각한다”는 등 현실과 맞닿아 있는 문제적 상황에 뜨거운 반응을 보였다. 이제 전예슬의 정당방위 여부에 대한 평결만 남은 상황. 이 모든 과정을 함께 지켜본 배심원들은 어떤 판단을 내릴지, 재판의 최종 판결에 귀추가 주목된다.
‘로스쿨’ 13회는 27일 목요일 오후 9시 JTBC에서 방송된다.
hsy1452@xportsnews.com / 사진 = JTBC
황수연 기자 hsy1452@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