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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복' 공유 "데뷔 20년, 지난 날 잘 안돌아봐…매일 감사한 맘으로" [엑's 인터뷰]

기사입력 2021.04.20 17:30 / 기사수정 2021.04.20 09:06


[엑스포츠뉴스 김유진 기자] 공유가 배우라는 직업으로 살아왔던 20년을 돌아봤다.

공유는 15일 개봉한 영화 '서복'(감독 이용주)으로 관객들을 만나고 있다. 영화는 국내 대작 최초로 극장 개봉과 OTT(Over The Top·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티빙(TVING)으로 동시 공개돼 관객들을 만나고 있다.

'서복'에서 공유는 과거의 사건으로 인해 트라우마를 안고 외부와 단절된 삶을 살아가고 있는 전직 정보국 요원 민기헌을 연기했다. 내일의 삶이 절실한 기헌에게 인류 최초의 복제인간 서복(박보검)을 안전하게 이동시키라는 임무가 주어지고, 예측불가 상황 속 서복과 뜻하지 않은 동행을 하게 된다.

시나리오를 처음 보고 '왜 나한테 이런 숙제를 주지?'란 생각에 한 차례 출연 제안을 거절했었다고 말한 공유는 "머리를 싸매고 고민하다가, 이건 내가 연기하기에는 너무 큰 얘기 같다는 생각이 있었죠. 그러다 감독님이 다시 한 번 연락을 해주셨고, 감독님을 만나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더 들으면서 출연을 결정할 수 있었어요. 그래도 뭔가, 나라는 사람과 배우에 대해 약간 더 고민하고 생각하게 만들 수 있다는 힘이 있다 싶었죠"라고 얘기했다.


민기헌이라는 인물에 대해 이용주 감독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며 한 신 한 신을 고민했다. '도가니'(2011)와 '부산행'(2016) 당시 그랬듯이, 관객들은 '서복'에서 민기헌의 시선을 통해 이야기의 흐름을 함께 따라가게 된다.

"기헌이 죽음을 앞두고 있는 사람이지만 '시한부 인생을 선고받기 전의 기헌을 생각해보면 이런 사람이었을 것 같다'는 얘기를 주고받곤 했어요. 어떻게 보면 기헌이 관객들에게 인간적으로, 또 연민이 생길 수밖에 없는 사람으로 보였으면 좋겠다고 하시더라고요. 제가 생각했던 기헌은 사실 더 어두운 면이 있었는데, 사람들과 대화도 안하고, 마냥 어두운 그런 캐릭터로 보이게 하고 싶진 않았죠."

함께 한 이들과의 좋은 호흡과 배려가 있었기에 더욱 애정이 갔던 촬영 현장이었다. 가장 많은 신을 함께 한 박보검에 대해서는 이미 여러 차례 입이 마르도록 칭찬을 전했던 그다.

"(박)보검 씨는 현장에서 투정을 부리는 사람이 아니더라고요. 저는 그 마음이 뭔지 너무나 잘 알거든요. 선배와 형의 입장이기도 하고, 어떻게 보면 제가 지나왔던 길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보검 씨에게 '너무 속으로만 혼자 생각하지 말고 투정도 부리고 표현해라'고 했죠"라고 얘기했다는 공유의 말처럼, 현재의 스물아홉 살 박보검을 보며 '커피프린스 1호점'으로 한껏 치솟은 인기를 누리던 2007년 스물아홉 시절의 자신의 모습이 계속 겹쳐보였는지도 모른다.


서복의 존재를 은폐하려는 정보국 요원 안부장 역의 조우진과는 '도깨비'에 이어 다시 만났다. 조우진의 존재는 '서복' 현장에서 공유에게 긴장을 놓을 수 없게 만드는 좋은 자극제가 됐다. 서인그룹 이사 신학선을 연기한 박병은과는 '낚시'라는 공통적인 취미를 갖고 있기도 했다. 서복의 탄생과 성장을 지켜본 책임 연구원 임세은 역의 장영남을 떠올리면서는 "'김종욱찾기'에서 선배님이 제 누나 역할을 하셨어요. 워낙 소녀 같으시고 후배들에게도 따뜻하시죠. 그리고 저를 보실 때 반말을 하셨었는데, '도깨비'를 보시고 나서 저를 낯설어하시고 존댓말을 쓰시더라고요"라고 웃으면서 "정말 사랑스러우신 분이에요"라고 이야기를 전했다.

2001년 드라마 '학교4'로 데뷔해 브라운관과 스크린을 오가며 수십 편의 필모그래피를 쌓아온 공유는 수많은 대표작을 남기며 대중 옆에 함께 해왔다. '커피프린스 1호점'(2007), '도깨비'(2016), '김종욱찾기'(2010), '도가니'(2011), '용의자'(2013), '부산행'(2016), '밀정'(2016), '82년생 김지영'(2019)에 이어 '서복', 공개를 앞둔 넷플릭스 오리지널 '고요의 바다'와 특별출연으로 함께 한 '오징어 게임', 개봉을 기다리고 있는 '원더랜드'까지 공유의 필모그래피는 그렇게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사실 저는, 한 해 한 해 제가 얼마나 일했는지 세지 않아요. 그런데 팬 분들이 알려주시더라고요. 알고 싶지 않은데"라고 넉살을 부린 공유는 "올해가 20주년이죠. 조금 다른 얘기지만, 제가 얼마 전에는 한 광고를 10년 째 해서 같이 일하는 동료들과 광고주 분들이 축하드린다고 꽃다발을 주시고 피규어도 만들어주시고 했거든요. 이건 자아도취가 아니라, 뭔가 그 몽글몽글한 마음이 예상보다 훨씬 더 크게 다가오는 것이에요. 감사함을 많이 느꼈죠"라고 얘기했다.


최근 소속사 공식 유튜브 채널에 올린 영상을 통해 지난 해 세웠던 계획들을 얼마나 실천했는지 되돌아보며, 건강을 언급하다 "요즘엔 거의 영양제를 열 세알씩 먹는다, 약발로 버티고 있다"는 말로 웃음을 줬던 그는 "체력적으로 예전 같지 않다는 것은 솔직히 느껴요. 그만큼 운동을 열심히 하죠. 주변에서는 한순간 훅 갈 수가 있다면서, 그렇게 레이저를 하라고 잔소리를 해요. 저 진짜 안하고 있거든요"라고 껄껄 웃었다.

"주변에서 노파심에 그러시는 것 같은데, 저는 오히려 그런 쪽보다는 땀 흘려서 운동하고 제 관절이 받쳐주는 때까지 그냥 건강하게 체력 관리를 잘 하고 싶은 마음이에요. 아, 영양제도 물론 꾸준히 먹죠. 약간의 오해가 있으실까봐 말하는데, 각자 다른 종류 열 세알이 아니라 한 종류를 네 알, 다섯 알 먹는 것이 있어서 그것까지 합쳐서 열 세알입니다. 혹시 오해가 있으실까 봐요.(웃음)"

'약발이 아니어도 버틸만큼 건강하고 젊다'며 호탕하게 웃어 보인 공유는 "요즘은 하루 하루 감사한 마음으로 살고 있어요. 제가 지난날은 잘 안돌아보거든요. 특히 요즘은 (코로나19 때문에) 상황들도 이렇다 보니까 그날 주어진 시간과 하루에 소중함을 느끼고, 후회없이 최선을 다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서복'이 삶과 죽음에 대해 얘기하는데, 감히 '이런 답을 찾았다'고 말씀드리긴 어려울 것 같아요. 끊임없이 고민해야 하고 생각해야 하는 부분이지 않을까 해요. 죽기 직전에 깨우친다면 그게 다행이겠죠? 그러기 위해서 노력하려고요"라고 덧붙였다.

slowlife@xportsnews.com / 사진 = 매니지먼트 숲, CJ ENM

김유진 기자 slowlif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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