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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의 시작"…'서복' 극장·티빙 동시 개봉을 바라보는 시선들 [영화xOTT:공존②]

기사입력 2021.04.04 11:50 / 기사수정 2021.04.04 08:25


[엑스포츠뉴스 황수연 기자]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국내 극장 산업이 전례 없는 큰 타격을 맞았다. 많은 작품들이 개봉 일정을 올스톱한 가운데 영화 '사냥의 시간'(감독 윤성현), '콜'(감독 이충현), '차인표'(감독 김동규), '승리호'(감독 조성희) 등은 극장 개봉을 포기하고 글로벌 OTT(Over The Top Service) 넷플릭스를 선택, 변화를 꾀했다. 영화의 OTT 행은 더 이상 생소한 일이 아니다. 

그런 가운데 지난해 12월 코로나19 3차 대유행으로 개봉이 무산됐던 '서복'(감독 이용주)은 오는 15일 국내 최초로 국내 OTT '티빙(TVING)'과 극장의 동시 개봉을 시도한다. 티빙이 '서복'의 투자배급사 CJ ENM의 자회사라는 특수성이 있지만, 그동안 극장 개봉만 고수했던 CJ ENM의 첫 OTT행, 국내 첫 극장·OTT 동시 개봉이라는 점에서 의미를 가진다. 



국내 첫 시도되는 극장·OTT 동시 개봉에 대해 한 투자배급사 관계자는 "'서복'의 티빙 동시 개봉은 코로나19라는 특수한 시기 속 서로의 니즈가 잘 맞아떨어진 사례라고 볼 수 있다"며 "티빙은 넷플릭스 등과 경쟁하기 위한 오리지널 콘텐츠로서 '서복'이 매력적이었을 테고, '서복'은 극장 개봉이 불안정한 상황 속에서 수익 창출에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짚었다.

이어 "그러나 코로나19 이후에도 이 상황이 지속될 거라고 보고 있지는 않다. 지금은 콘텐츠가 없기 때문에 극장이 동시 개봉에 동의했지만 포스트 코로나 시대가 되면 수익을 회복하기 위해 기존 1차 플랫폼이 가지고 있던 홀드백(Hold Back) 기간을 유지하려고 할 것이다. 단 홀드백이 파괴되고 있는 추세인 만큼 그 기간이 최소한으로 줄어들 것 같다. 앞으로 콘텐츠에 따라 다른 배분 전략이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고 내다봤다.

일각에서는 OTT 산업의 성장이 곧 극장의 위기로 이어지지 않겠냐는 시각도 있다. 이에 한 극장 관계자는 "OTT가 극장의 대체제 관계라는 의견에는 '그렇지 않다'고 본다"며 "OTT로 영화를 본 관객이 극장을 오지 않을 수 있겠지만, OTT 단독 개봉의 사례를 되짚어 볼 때 오히려 큰 스크린과 풍부한 사운드로 질 높은 콘텐츠를 구현할 수 있는 극장의 가치가 더 높아지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자신했다. 

'서복'의 극장·OTT 동시 개봉 시도도 긍정적으로 내다봤다. 이 극장 관계자는 지난 2017년 영화 '옥자'의 넷플릭스·극장 동시 개봉 반대 사례를 들어 "배급 일정에서 제일 중요한 건 사전 협의인데 '옥자'의 경우에는 넷플릭스의 일방적인 통보로 인해 극장 개봉이 어려워진 것이다. 그러나 향후 OTT 플랫폼이 극장과 협력한다면 콘텐츠의 가치를 높이고 관객들의 볼거리를 다양하게 넓힐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서복'의 성공이 어려운 한국 영화계에 활력을 찾는 시작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OTT로 변화하는 시대의 출발점이라는 의견도 있었다. 한 영화 수입사 관계자는 "시대가 바뀌고 있지 않나. 바쁘게 돌아가는 사회에서 OTT로 영화를 보는 것은 앞으로의 방향 중 하나고 받아들여야 한다고 본다. 특히 현재 극장 관객 수를 보면 영화의 좋고 나쁨을 떠나 좌절스러운 상황이다. '서복'같은 큰 규모의 작품이 동시 개봉의 시작을 열게 된다면 다른 영화들에게도 좋은 예가 될 것 같다. 작품에 따라서는 OTT와 극장의 동시 개봉이 좋은 기회가 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윤성은 영화평론가는 "코로나19 시대가 만들어낸 독특한 풍경이다. 극장 개봉을 전제로 만든 제작사와 배급사로서는 제작비 회수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선택을 했지만 관객들로서는 관람 방식을 선택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점도 있다"며 "코로나19가 안정세로 접어들고 나면 극장이라는 특수한 공간에 대한 관객 수요는 크게 감소하지 않을 것이라고 보지만, 코로나19가 언제 사라질지 완전히 사라질 수 있을지는 알 수 없는 상황이므로 영화 산업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영화계가 앞장서서 극장이 다른 공공장소에 비해 위험하지 않다는 인식을 확대시켜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사실 코로나19와 상관없이 콘텐츠는 이전부터 극장용과 OTT 용으로 구분되는 추세였다. 넷플릭스 오리지널의 '아이리시맨(감독 마틴 스코세이지)'은 3시간이 넘는 러닝타임으로 사실상 극장용이라고 보기 어렵다. 반면 극장에는 블록버스터 장르의 영화가 최적이지 않나. 넷플릭스로 간 '승리호'의 경우는 OTT에서 허점이 드러난 케이스가 됐다"며 "코로나19 상황이 극장을 위축되게 만든 것은 사실이나 근본적으로 극장은 극장의 길을 가게 될 것이다. 싱어롱 상영회 역시 극장이라는 공간이 있기 때문에 가능했듯 콘텐츠와 공간을 함께 활용하는 방식들이 고민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hsy1452@xportsnews.com / 사진 = CJ ENM, 넷플릭스

황수연 기자 hsy1452@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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