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0-31 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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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토리] 정훈, 아버지로부터 연락이 늘었다

기사입력 2021.03.14 07:47 / 기사수정 2021.03.14 07:36

김현세 기자

[엑스포츠뉴스 김현세 기자] "부모님께는 사실 1년에 서너 번 전화드리는 게 다였죠."

2017년부터 3년 동안 출전 경기 수는 100경기를 못 미쳤다. 2016년까지 주전 선수로서 입지를 다져 오다가 자기 자리를 되찾는 데 애를 먹었다. 경쟁부터 다시 시작해야 했다. 롯데 자이언츠 정훈은 스스로를 "그때는 '나도 내 보내 주면 저 정도는 한다'며 막연하게 변명만 하려 했다"고 돌아봤었다.

살아남으려 했다. 1루수, 중견수 동시 소화 능력을 앞세웠다. 정훈은 "선수라면 물론 한 포지션에서 꾸준히 뛰고 싶겠지만, 야구가 꼭 그렇지는 않다. 나는 살아남으려 최선의 선택을 했다. 이제는 내 색깔이 됐다. 두 포지션 다 평균 정도 수비력을 보여 주고 싶었는데, 계속 경쟁하는 입장으로서 두 포지션 다 자신 있다"고 말했다.

타석에서는 기회를 살리는 데 집중했다. 정훈은 작년 111경기 타율 0.295 OPS 0.809, 11홈런 58타점 11도루를 기록했다. 팀 내 득점권 타율(0.357, 1위)만 아니라 조정득점생산(115.7, 2위)까지 맹타를 휘둘렀다. 멀티 포지션 선수로서 팀 내 최고 수준 공격력까지 선보였다. 허문회 감독은 "훈이가 작년 구심점이었다. 우리 팀에 정훈 같은 선수가 더 필요하다"고 했다.

정훈은 핵심이라고 평가받는데도 여전히 손사래치기 바쁘다. "나는 아직 1년, 1년 보고 가는 선수"라며 "경쟁해야 하는 위치"라고 스스로를 낮추는 데 익숙하다. 하지만 출전 기회가 늘었다는 것만큼은 분명 기쁘다. 

정훈은 "다시 시합에 나가게 돼 너무 좋았다. 특히 우리 가족이 정말 좋아했다. 어머니, 아버지, 아내와 아이까지 모두 좋아했다"며 "전까지 내가 2군에 갔다가 1군에 와 처져 있으면 집에서 가만히 있는데도 괜히 미안해하는 분위기가 있었다. 그럴 때마다 나도 내가 싫었다. 무엇보다 불필요하게 내 눈치를 보는 상황이 없어서 좋았다"고 돌아봤다.

그는 또 "부모님과는 그때 당시까지 사실 1년에 서너 번 정도만 전화드렸었다"며 "그런데 작년에는 경기 날마다 메신저로 연락을 주고받았다. 아버지께서는 매일 내게 브리핑을 해 주시는 것 아니겠나. 오늘 상대 투수가 누구고, 이렇게 공략하면 좋을 거라고…. (웃음) 아버지께는 그게 낙이지 않았겠나. 내가 전보다 시합에 자주 나가게 되고 아들 야구가 잘 풀리니 정말 기뻐하셨을 거다"라고 이야기했다.

이어 "메시지를 보면 참 좋았다. 분석 브리핑해 주시는 메시지를 볼 때마다 '기분 좋으시구나' 싶어 나도 좋았다"며 "내게 동기를 부여해 주셨다. 시즌 치르다가 지칠 때면 한번씩 길게 분석해서 메시지를 써 보내 주시곤 했는데, 부모님께서 누구보다 나를 잘 아시니 '지쳐 보인다. 힘이 떨어져 보인다'고 이야기해 주시기도 했다. 가끔은 '방망이를 짧게 잡아 보라'고도 해 주셨다. (웃음) 내게는 부모님께서 보내 주시는 사랑이고 정이었다"고 말했다.

kkachi@xportsnews.com / 사진=엑스포츠뉴스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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