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조혜진 기자] ‘오! 삼광빌라!’ 전성우가 황나로 캐릭터를 표현하기 위해 고심한 지점을 밝혔다.
지난 7일 종영한 KBS 2TV 주말드라마 ‘오! 삼광빌라!’(극본 윤경아, 연출 홍석구)에서 황나로 역을 맡아 활약한 배우 전성우가 최근 엑스포츠뉴스와 서면 인터뷰를 진행했다.
50부작의 긴 여정을 마친 전성우는 “처음 도전한 주말 드라마였는데, 어느새 종영이다”라며 “긴 호흡의 장르에서 새로운 걸 또 느끼게 되었고, 많은 걸 배운 시간이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극 중 전성우는 의뭉스러운 계획을 품고 삼광빌라에 들어온 사기꾼 황나로로 분해 극의 미스터리를 담당했다. 황나로는 삼광빌라 사람들과 얽히며 처음으로 사람의 온기를 느끼고 뒤늦게 속죄하는 결말을 맞았다.
“저는 황나로가 나쁜 인물이라고 생각한다”는 전성우는 이내 “동시에 아픔이 많은 인물이기도 하다”라고 자신이 연기한 캐릭터에 대해 말했다. 그는 “어쩌면 황나로가 알고 있는 현실은 온통 나쁜 인물들밖에 없었을 수도 있다. 황나로의 과거는 좋지 않았다. 그가 했던 행동은 당연히 벌을 받아야만 했던 행동이다. 아픔이 많다는 이유로 나쁜 행동이 합리화 되어선 안 된다”고 밝혔다.
다만 전성우는 황나로를 연기하며 한 가지 ‘단서’를 달았다고. “황나로가 나쁘게 사는 방법밖에 알지 못했던 것은 아닐까 생각했다”는 그는 “황나로가 진심 어린 사랑을 타인들과 주고받는 방법을 알고 있었다면 이런 결말은 없었을 거라는 생각을 했다”고 밝혔다. 전성우는 “황나로가 보고 자란 것들은 온통 나쁜 것들뿐일 테고, 이기심에 의해 서로를 쉽게 배신하는 사람들이었을 거다. 그래서 사람에 대한 불신이 많았을 거고, 자기 것을 내어주기 싫었을 거라 생각한다”며 인물이 계속해서 거짓말을 하면서 자신을 포장했던 이유를 해석했다.
전성우는 “(황나로가) 다른 사람의 진심과 닿았을 때 혼란스러웠을 거라고 생각한다”며 “저는 황나로가 거짓말을 하는 동안, 그리고 거짓말이 들킨 이후 사람들의 선입견 속에서 인물이 어떻게 행동하고 바뀌는지를 보여주려 고민했다”고 캐릭터를 표현하는 데 있어 중점을 둔 부분을 밝혔다.
비밀을 숨기고 있는 캐릭터인 만큼, 속을 알 수 없는 인물에 이입하기 위해서도 고민을 거듭했다. 전성우는 “황나로는 경계선에 서서 안타까운 인물로 보일 수도, 나쁜 놈으로 보일 수도 있는 인물이라고 생각했다. 이 인물은 비밀을 숨기고 있지만 그 비밀이라는 건 구체적인 과거 서사나, 사건의 진실 이런 게 아니고 나로의 마음”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자칫 모호해질 수도 있는 부분이지만 너무 분명하게 표현이 된다면 캐릭터를 왜곡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속마음을 알 수 없는 인물이기 때문에 계속 헷갈리고 모호하다.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얘는 이런 거 아냐?’, ‘아닌가?’ 라는 물음이 계속 생길 수 있는 인물이었으면 하는 바람이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황나로라는 인물의 궁금증을 자극하는 ‘모호함’에만 치중한 것은 아니다. 전성우는 “중요 장면에서는 어느 한쪽의 감정으로 완전히 치우쳐 그 인물의 진심을 보여주며 인물을 입체적으로 만들려 노력했다”며 “아무리 모호한 인물이어도 ‘그 순간’의 감정만큼은 확실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또한 그는 작가의 의도와 극의 전체 흐름, 그 안에서 해야 할 황나로의 역할 등을 생각하며 캐릭터를 이해하고 표현하고자 노력했다고도 했다.
이처럼 치열하게 캐릭터를 연구하는 전성우는 이미 ‘공연계 아이돌’이라는 수식어가 있을 만큼 연극과 뮤지컬에서 잔뼈가 굵은 배우다. 전성우는 방송계에서도 차근차근 입지를 넓혀가고 있는 현재를 “전 새로운 도전을 선호한다. 다양한 경험을 통해 내가 할 수 있는 한계는 어디까지인지를 알아가는 과정”이라고 이야기했다.
그는 “현재까지는 차근차근 한 단계씩 잘 밟아 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저는 서두르지 않고, 급하지 않게 이 일을 계속 이어가고 싶다”며 ‘과정의 힘’을 믿는다고 강조했다. 전성우는 “사람은 항상 어떤 방향으로 걸어왔느냐에 따라 현재의 모습이 만들어진다고 생각한다. 저 역시 이 직전의 했던 작업들의 과정이 쌓여 제가 지금의 모습으로 있다고 생각하고 지금까지는 ‘잘 해왔다’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지금처럼 한 단계 한 단계 밟아가며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을 생각이고, 어떤 모습의 제가 되어 있더라도 지나간 과정에 대해 후회하지 않을 생각”이라고 단단한 각오를 밝혔다.
그는 지금껏 열심히 달려온 자신에게 “순간순간 고비들도 있었는데 잘 버텨줬고, 변함없이 무사히 잘 달려와서 고맙다”는 담담한 응원을 전하며 스스로를 돌아볼 줄 아는 사람이자 배우였다. 인간 전성우, 배우 전성우를 분리해서 생각해본 적이 없다는 전성우는 “좋은 사람, 좋은 배우가 되기 위해 항상 책임감을 가지고 열심히 노력하며 누군가에게 힘이 되어 줄 수 있는 사람이자 배우가 되고 싶다”는 바람을 전하기도.
끝으로 전성우는 “좋은 작품에서 새로운 모습, 좋은 모습 보여드리기 위해 신중하게 선택하고 고민해서 좋은 모습으로 찾아뵐 예정”이라며 “너무 늦지 않게 돌아올 테니, 새로운 모습으로 돌아온 저의 모습에 많은 응원 부탁드리겠다. 항상 최선을 다하는 배우가 되겠다”는 각오와 함께 인사를 전했다.
jinhyejo@xportsnews.com / 사진=높은엔터테인먼트
조혜진 기자 jinhyej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