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유진 기자] '미나리'의 정이삭 감독과 배우들이 한국 개봉을 앞둔 소감을 전했다.
26일 온라인을 통해 영화 '미나리'(감독 정이삭) 기자간담회가 진행됐다. 이 자리에는 정이삭 감독과 배우 스티븐연, 한예리, 윤여정이 참석했다.
'미나리'는 희망을 찾아 낯선 미국으로 떠나온 한국 가족의 아주 특별한 여정을 담은 작품. 제36회 선댄스 영화제 심사위원 대상과 관객상 수상을 기점으로 골든 글로브 외국어영화상 및 미국배우조합상(SAG) 후보에 오르며 전 세계 74관왕 157개 노미네이트를 기록했다.
병아리 감별사로 10년을 일하다 자기 농장을 만들기 위해 아칸소의 시골마을로 이사 온 아버지, 아칸소의 황량한 삶에 지쳐 캘리포니아로 돌아가고픈 어머니, 딸과 함께 살려고 미국에 온 외할머니까지, 어린 아들 데이빗의 시선으로 그들의 모습을 포착한다.
정이삭 감독은 "지금 캘리포니아에서 인사드린다. 영화를 만들면서 한국 생각을 많이 했었다. 한국 관객들의 반응이 궁금하고, 이렇게 이야기를 나눌 수 있게 돼 기쁘다"고 인사했다.
'미나리'를 통해 해외 영화제에서 26관왕이라는 기록을 쌓고 있는 윤여정은 "지금 캐나다 밴쿠버에서 촬영하고 있다"고 근황을 알리며 "한국 관객들이 우리 영화를 어떻게 볼 지 궁금하다. 이런 관심은 생각도 안하고 기대도 안했었다. 처음에는 좋았는데 지금은 실망하실까봐 조금 걱정스럽고 떨리는 마음도 있다"며 웃었다. 또 "'미나리'와 함께 한 모든 순간이 경이로웠다"고 전했다.
스티븐 연도 "한국에서 영화를 선보일 수 있게 돼 기쁘다. 한국과 미국인의 문화적인 공감대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영화라고 생각한다 "고 말했고, 한예리는 "제가 한국에 있기 때문에 한국의 반응들을 저희 스태프에게 전할 수 있을 것 같다. 제가 이 영화를 사랑하기 만큼, 많은 사랑을 받고 좋은 결과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미나리'는 정이삭 감독의 자전적 이야기로 알려져 있다. 정이삭 감독은 "제 개인적인 이야기를 담고 있는 영화인데 이렇게 영화가 많은 호평을 받는 사실 자체가 놀랍다. 겸허하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많은 공감대를 불러일으키는 이유가 제 개인적 이야기라서, 이민자와 관련된 이야기라서, 아니면 그 때 당시의 그런 상황을 담고 있어서가 아니라 우리네 보편적인 인간들의 관계를 잘 보여주고 있는 영화이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하며 "그래서 극 중에 있는 이 다양한 가족이 겪는 고충에 대해 사람들도 공감을 해주는 것 같다.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가족이 서로 사랑하고 헤쳐 나가는 모습들을 보면서 많은 관객들이 공감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고 분석했다.
또 "그리고, 우리 배우들이 정말 훌륭했다고 말하고 싶다"고 재차 강조하며 "깊이 있는 연기를 선보여줬고, 모든 배우들이 이 스토리 안에 들어와 열린 마음을 갖고 배역에 임했다. 각자의 배역을 너무너무나 섬세하게 잘 소화하고 표현해줬다"고 고마워했다.
촬영 당시를 떠올린 배우들은 있는 그대로의 상황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며 연기에 녹아들어 가려 했다고 말했다.
윤여정은 "정이삭 감독의 힘이다"라면서 사람을 끌어들이는 힘이 있는 정이삭 감독을 칭찬하며 "내가 연기한 할머니 캐릭터도 정이삭 감독과 함께 만들어나갔다. 감독의 할머니를 모델로 한 것이기 때문에, 그 할머니를 흉내내는 다른 특별한 연기를 해야 하냐 물었더니 하고 싶은대로 하라고 하더라. 그래서 자유를 얻었다"며 웃었다.
스티븐 연과 한예리도 서로를 최고의 파트너로 칭찬했다. 스티븐 연은 "나 역시 이민자인데, 제이콥을 연기하며 아버지 세대를 좀 더 이해할 수 있던 것 같다"고 말했고, 한예리는 "상황 그대로 받아들이고 솔직하게 표현하려 했다"고 말했다.
정이삭 감독은 "한인 이민자, 한국사람들, 당대의 미국 모습을 균형있게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미술 감독님이 디테일한 상황에 대해 많은 도움을 줬다. 저 또한 시나리오에서 갖고 있던 기억들을 디테일하게 담으려고 했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배우들이 그 시절의 그런 감정 정서를 잘 표현해줬다"고 배우들에게 공을 돌렸다.
'미나리'는 3월 3일 극장에서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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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진 기자 slowlif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