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황수연 기자] 배우 송중기가 '승리호'를 선택한 이유와 함께 조성희 감독에 대한 신뢰를 드러냈다.
9일 온라인을 통해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승리호' 주연 배우 송중기의 라운드 인터뷰가 진행됐다.
'승리호'는 2092년, 우주쓰레기 청소선 승리호의 선원들이 대량살상무기로 알려진 인간형 로봇 도로시를 발견한 후 위험한 거래에 뛰어드는 이야기. 송중기는 돈 되는 일이라면 뭐든 하는 조종사 태호 역을 맡아 과거 우주 해적단을 이끌었던 리더 장선장 역의 김태리, 거칠어 보이지만 실제로 한없이 따듯한 기관사 타이거 박 역의 진선규, 잔소리꾼이지만 남다른 매력의 작살잡이 로봇 업동이 역의 유해진과 호흡을 맞췄다.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순위차트를 제공하는 플릭스패트롤(FlixPatrol)에 따르면 '승리호'는 지난 5일 공개된 뒤 넷플릭스 톱무비 전세계 1위에 올랐다. 한국을 비롯한 26개국 1위는 물론 미국, 캐나다, 영국 등 북남미와 유럽권에서도 모두 5위 안에 들었다.
이날 송중기는 "1위를 했다는 기사를 보면서 '우리 영화 이야기하는 게 맞나?' 싶었다"며 "주변에서도 문자를 많이 줬다. 캠핑장에서 가족들이 넷플릭스로 '승리호'를 시청하는 사진도 봤다. 많이 보고 계시는구나 느끼게 되는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극장 개봉의 아쉬움에는 "큰 차이는 없는 것 같다"면서 "영국, 홍콩, 콜롬비아에서도 잘 봤다는 문자를 받았다. 혼란스러운 시기에 대중들에게 작품을 선보인 것 만으로도 감지덕지라고 생각한다. 공개된 것만으로도 눈물난다"는 소감을 전했다.
'승리호'는 한국 최초의 SF장르로 주목을 받은 작품이다. 이에 송중기는 "장르 부담감은 전혀 없었다"며 "워낙 작품을 선택할 때 두려움이 없고, 다양한 장르를 해보고 싶다는 욕심이 꾸준히 있었다. 오히려 '잘 됐다' 싶은 마음이 많았다"고 운을 뗐다.
이어 "제 주변에서 저를 보고 (작품) 선택을 과감하게 한다고 말한다. 그런데 저는 제 자신이 끌리는 걸 하는 거라 과감한지는 잘 모르겠다. 그런데 개봉을 하는 과정에서 한국 영화에서 처음으로 도전하는 장르다 보니 의도하지 않게 '국가대표' 같은 느낌의 기사들이 나와 그다음부터는 부담감이 조금 생겼다"고 털어놨다.
최근 선보인 '아스달 연대기'와 이번 '승리호'는 각각 한국 드라마와 영화사에서 손꼽히는 도전적인 작품이기도 했다. 송중기는 "제가 외연을 확장하겠다고 할 정도의 그릇이 큰 사람인지는 잘 모르겠다. 다만 저는 선택할 때 본능적으로 끌려서 하는 건데 주변에서는 저보고 고생하는 작품만 한다고 변태라고 하긴 한다. 그래서 의도는 아니지만 결과적으로 그렇게 보여지는 것도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아까 말씀드렸듯 워낙 장르 욕심이 많다. 제가 했던 걸 또 하고 싶은 성격이 아니라서 계속하다 보니 그런 말들이 나오는 것 같다. 이번에 '보고타'를 선택했을 때도 왜 그 먼 곳까지 가서 왜 고생하냐고 하더라"며 "좋은데 어떡하나"고 미소를 지었다.
4년 만의 스크린 복귀와 조성희 감독과의 재회 소감도 전했다. 송중기는 "시간에는 의미를 두고 있지 않지만 조성희 감독과 다시 작업한 것에는 큰 의미를 두고 있다. '늑대소년' 때 저나 감독님 모두 신인이고 첫 영화 데뷔였다. 시작을 같이해서 그런지 내게는 감독으로서나 사적으로나 의미가 큰 분이다. 감독님의 세 편의 영화 중 두 편을 같이 했다는 건 배우로서 영광이다"고 밝혔다.
'승리호' 공개 이후, 일각에서는 비주얼은 좋았지만 극의 신파 서사는 아쉽다는 반응이 있었다. 이에 송중기는 "저도 그런 반응을 주변에서 들었다. 어제 감독 인터뷰를 봤더니 감독님도 그런 질문을 많이 받으셨더라"며 "저는 어떤 작품을 선보이면 다양한 반응들이 나오기 때문에 더 귀 기울여 들으려고 하는 편이다. 제 성격이 달콤한 말을 하는 사람보다 쓴소리하는 사람 말을 듣는 편이라 그런 반응을 더 보려고 한다. 그리고 (시청자들의) 솔직한 리뷰니까 '그럴 수 있겠구나' 넘기고, 크게 생각하는 편은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저는 이 작품을 선택한 이유의 8할이 조성희 감독이었다. 그게 조성희 감독님의 색깔인데 저는 개인적으로 그 스타일을 좋아한다. 그래서 (작품을) 선택했기 때문에 저는 개인적으로 만족하고 있다"고 신뢰를 드러냈다.
한편 송중기는 지난 2일 '승리호' 온라인 컨퍼런스에서 자신의 캐릭터 '태호'에 대해 "자포자기라는 단어가 떠오르는 캐릭터였다. 삶의 무언가를 내려놓은, 아무 생각도 없고 정체돼 있는 인물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며 "사실 촬영 당시 송중기라는 사람의 상태와 태호가 비슷했다"고 고백해 화제를 모은 것에 대해 "'자포자기'라는 표현에 대해 "말 그대로였고 말씀드린 게 다였다. 제 말 그대로 태호 인물에 그 단어를 썼던 건 실제로 그랬고 당시에 나와 비슷했기 때문에 말씀을 드렸던 부분이었다"며 "자세히 말씀드리고 싶은 것도 있지만 개인사라서 여백의 미를 남겨두고 싶다"고 말을 아꼈다.
끝으로 송중기는 "'승리호'를 통해 깨닫고, 성장한 게 있다. 좋은 스태프들, 배우들, 감독님하고 행복하게 작업하는 게 큰 행복이구나 알게 됐다. '승리호'를 통해 제일 많이 느꼈다. 어제도 새벽까지 tvN '빈센조 촬영을 하다 왔는데 '빈센조' 역시 더하면 더했지 ('승리호' 만큼) 행복하게 작업하고 있다. 요즘 그렇게 행복을 느끼고 있다"고 털어놨다.
'승리호'는 지난 5일 전 세계 190여 개국에 동시 공개됐다.
hsy1452@xportsnews.com / 사진 = 넷플릭스
황수연 기자 hsy1452@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