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이천, 김현세 기자] 두산 베어스 이영하가 올 시즌 준비에 '천천히'와 '완벽히'를 강조했다.
이영하는 1일 이천 두산베어스파크에서 2021년 1차 스프링캠프에 들어갔다. 그는 비시즌 동안 작년보다 더 완성도 있는 몸 상태를 유지하려 했다. 과오를 반복하지 않겠다는 각오다. 2019년 풀타임 선발 투수로서는 17승 4패 평균자책점 3.64를 기록했는데, 그 뒤 두산 한국시리즈 통합 우승에 기여했고 프리미어12 국가대표 발탁 등 차세대 오른손 에이스라고 평가받았다. 하지만 작년 시즌에 보직까지 바꾸는 등 투구 컨디션 회복에 어려워하는 기간이 길었다. 이영하는 "여러 일이 있기는 했지만 결국 내 준비가 미흡했다"며 스스로를 탓했다.
비시즌 뒤 이영하는 전보다 날렵해져 있었다. 그는 1일 기자회견에서 "빠졌다고 들으니 다행이다. 6kg 정도 뺐다가 다시 늘었는데, 체지방이 아니라 근육량이 늘었다. 비시즌에 웨이트 트레이닝만 열심히 했더니 이렇게 됐다"고 이야기했다. 이영하는 또 "작년에 많이 힘들었지만 올해 꼭 열심히 해서 좋은 성적 거두고 싶다. 천천히, 완벽히 준비하겠다"며 "작년 비시즌 때보다 운동량이 많이 늘었는데, 웨이트 트레이닝하며 몸을 만들어 왔다. 지금 몸 상태는 많이 좋다"고 했다.
올 비시즌은 허투루 보내지 않았다. 작년 교훈이 컸다. 앞서 이영하는 "어깨를 많이 쉬게 해 줘야 할 것"이라고 했다. 그런데 스프링캠프부터는 "어깨를 쉬게 할 틈이 없다"고 이야기했다. "어서 빨리 경쟁해야 하는 입장"이라고. 인터뷰를 보고 있던 김태형 감독은 "자신 있게 대답하라"며 웃었다. 이영하는 "오랫동안 꾸준히 활약하고 싶다"며 받아쳤다. 농담 섞여 있는 대답이었지만 이영하는 2년 사이 극과 극을 오갔던 경험 있는 투수라서 이제는 기복 없는 투구가 가장 중요하다고 했다.
이영하는 "나는 작년에 욕심이 있었다. 많이 기대받았고, 또 나 역시 스스로 기대했다. 하지만 절반도 못 이뤘다. 누구가 그렇듯 기복이 오니 힘들었다. 그래도 차라리 잘 됐다고 생각했다. 지금부터는 다시 잘 준비할 수 있게 됐고, 내 루틴도 찾아 보며 다시 내 공을 찾는 데 집중할 수 있지 않나"라며 "지금 나는 자리가 없다. 다시 선발 투수가 되고 싶지만 감독님께서 필요로 하는 데 잘 배치해 주시리라 믿는다. 어떻게 되든 열심히 준비해 왔고 또 노력하겠다. 이제는 목표가 확실하니 내 베스트 공을 던지는 데 힘쓰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작년에는 원하는 데 못 던졌다. 그만큼 포수가 바라는 데도 잘 못 던졌다. 2019년에는 원하는 데 못 던져도 운 좋게 범타 처리되고 그랬지만 이제는 맞아 나가더라. 그러다 보니 더 조심스러워지고 내 공도 나오지 않는 악순환이 반복됐다"며 "올해는 포수가 원하고 내가 원하는 위치에 힘 있는 공을 던질 수 있게 노력하겠다. 지금 날씨는 춥고 경쟁자는 늘고, 또 공은 빨리 던지고 싶고, 여러 생각이 드는데 코치님들께서 짜 주시는 일정대로 조급해하지 않고 소화하다 보면 잘 준비할 수 있으리라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동안 선배와 경쟁하다가 이제는 치고 올라오는 후배가 더 많다. 이영하는 "나는 지금 (김)민규보다 아래"라며 웃다가 '견제되는 동료가 있느냐'고 물으니 "(최)원준이 형이라고도 할 수 있는데 사실 민규뿐 아니라 투수 엔트리에 있는 선수와 모두 경쟁해야 하는 상황이다. 모두 공이 좋지만 나는 또 나만의 장점이 있다. 사실 누구도 견제하지는 않지만 나는 나대로 다시 잘 활약해 보이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또 '올 시즌 목표'를 묻는 말에 "5선발"이라며 겸손히 답하더니 "조용히 오랫동안 뛰고 싶다"며 과욕을 지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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