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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파이어볼러 이승진 "감 찾으려 던지고 또 던졌어요" [엑:스토리]

기사입력 2021.01.06 07:47 / 기사수정 2021.01.06 07:42

김현세 기자

[엑스포츠뉴스 김현세 기자] 두산 베어스는 작년 5월 29일 SK와 트레이드해 이승진을 영입했다. 김태형 감독은 "꼭 필요하다고 판단해 구단에 트레이드를 요청했다"고 했다. 결과는 성공. 이승진은 선발, 중간, 그리고 포스트시즌에서 마무리 역할까지 수행할 만큼 두산 마운드가 안정될 수 있게 전천후 활약했고, 두산이 바라 왔던 파이어볼러로서 자리 잡았다.

그는 이적 뒤 데뷔 첫 승만 아니라 팀 내 비중 있는 역할까지 맡는 등 잊지 못할 시즌이었다고 이야기했다. "'시작은 미약했으나 끝은 창대했다'고 해야 할까. (웃음) 선발로서 시작해 마지막에 마무리 투수까지 맡게 됐다. 시즌 끝나고 주변에서 많이 칭찬해 주셨다. 부모님께서 '자랑스럽다'고 해 주시니 정말 좋았다. 전화가 확실히 많이 왔다. 운이 좋았다. 기적이 일어났던 것 같다."

스스로 기적이라고 칭했으나 보이지 않던 노력이 있다. 이승진은 "야구하며 열심히 하지 않았던 적은 없다. 그런데 나보다 열심히 하는 선수는 많지 않나. 단지 꾸준히 하려 할 뿐"이라고 손사래 쳤다. 실제 직구에 강점이 있는 그로서 구속을 유지하려 했던 노력이 적지 않았다. 그는 "구속이 142km/h 정도까지 떨어졌던 때가 있었다"며 "그때 오전 피칭 뒤 친구 데리고 가서 또 던지고 저녁 먹고 또 던졌다"고 말했다.

이승진은 한국시리즈 당시 인터뷰 때 "당시 배영수 코치님께서 '아직 파이어볼러가 아니다'라고 하셨다"며 웃더니 그 뒤 구속이 올라 포스트시즌에서 중책까지 맡게 됐고 배 코치에게 "많이 컸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기뻐했다. 그리고 그 경기에서 151km/h 웃도는 직구를 믿고 던져 1⅓이닝 1탈삼진 무실점 멀티 이닝 세이브를 올렸다. 그 또한 "마무리 투수로서 한국시리즈에 등판했던 때가 기억에 남는다"며 "쫄깃했다고 해야 할까. 모창민 선배를 내보냈는데 '까딱하다가는 동점 되겠다' 싶더라. 그런데 긴장을 즐겼다고 해야 할지 모르겠는데 맞고 나니 더 재미있더라"고 기억했다.

과정 없는 결과는 아니다. 이승진은 순위 싸움이 한창이던 작년 10월 9~11일 KT와 3연전을 돌아 봤다. 스스로 한층 성장했다고 여겼던 경기였다. 그는 "그동안 연투하면 구속이 느려졌다. '왜 느려지지. 빠르게 던질 방법이 없나' 하고 스스로 좋지 않게 생각했다"며 "그런데 그때는 갈수록 공이 빨라졌다. 3연투 모두 잘 던졌다. 그래서 뿌듯했다. 1, 2연투할 때마다 공이 빨라지고 더 좋아지니까 '더 발전했구나' 하고 느꼈다"고 했다. 실제 3경기 3⅓이닝 무4사구 4탈삼진 무실점 내용이 그 방증이다.

이승진은 관리의 중요성 또한 깨달았다. 그는 "꾸준히 하려 했고, 하루에 힘들게 몰아 하지 않으려 했지만 감을 되찾으려 공을 많이 던졌다. 물론 팔에 대미지가 덜 가도록 100% 투구는 하지 않았다"며 "어릴 때 구속 기복이 있었다. 프로 왔는데도 기복이 생겨 이제는 그러지 않아야겠다고 생각했다. 선배들이 내게 '많이 던지는 것도 중요하지만 회복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했다. 회복의 중요성을 알게 됐다. 던지고 회복하는 루틴이 익숙해질 수 있게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승진은 다음 시즌 역시 중책을 맡게 될 가능성이 크다. 보직이 확정되지는 않았으나 그는 작년 시즌을 치르고 "롱릴리프까지는 아니지만 최대 2이닝 정도 던질 때 잘 집중할 수 있었다. 짧고 굵게 던지는 편이 나았던 것 같다"고 느꼈다. 그는 또 "캠프 때 포크볼 연마만 아니라 제구, 구속 모두 작년만큼 유지할 수 있게 만들 것"이라며 "조금 잘했다고 방심하면 기복이 올 수 있으니까 긴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의 새 시즌 각오는 "팀이 우승하는 데 이바지하는 것"이다.

kkachi@xportsnews.com / 사진=엑스포츠뉴스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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