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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브리그' 작가 "꿈꾸던 그 이상의 작품, 남궁민 대상 축하" (전문)[엑's 이슈]

기사입력 2021.01.01 19:30 / 기사수정 2021.01.01 19:30


[엑스포츠뉴스 황수연 기자] 이신화 작가가 '2020 SBS 연기대상'에서 수상의 영광을 안은 '스토브리그' 배우들에게 감사 및 축하 인사를 건넸다. 

이신화 작가는 1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장문의 글을 게재했다. 그는 "세상 신기한 것 중 하나는 제가 서운한 사람이 저에게 오히려 서운하다고 할 때가 있듯이 제가 고맙고 감사한 분들이 되려 저에게 고맙다고 해주시는 일이다"고 운을 뗐다.

오정세 박은빈, 조병규, 조연들의 팀워크상 수상을 하나하나 언급하며 축하 인사를 건넨 이 작가는 대상을 받은 남궁민에 대해 "'스토브리그' 속에서 어쩌면 현실에서도 가장 쓸쓸했고 가장 고민이 많았을 백단장님. 지나간 성취보다는 새로운 증명을 요구될 때마다 다시 또 계단을 오르는 길이 얼마나 고됐을는지. 백승수를 보며 느꼈던 것과 같은 생각을 남궁민 배우님에게 하게 된다"며 "그런 증명에 끊임없이 성실하게 응답해온 시간들에게 제가 큰 도움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저의 힘은 아니지만 '내가 꿈꾸던 드라마가 구현될리 없다'라는 저의 그늘진 시간 속의 생각은 완벽히 틀린 게 맞았다. 꿈꾸던 그 이상이었다"며 "순간의 불꽃이 아닌 묵묵히 걸어온 시간에 답해준 영광의 수상에 마음 다해 박수를 드린다"고 전했다. 

끝으로 "저에게는 '스토브리그'로 인해 맞이한 감격의 순간들이 죄송스러울만큼 모두에게 힘든 시간이었던 것 같다. 열심히 살아온 서로를 가족끼리 보듬어주고 작은 케익이라도 나누어 먹으며 새해 시작하셨으면 좋겠다"고 글을 마무리했다. 

지난 12월 31일 방송된 '2020 SBS 연기대상'에서 '스토브리그'는 대상 남궁민을 비롯해 베스트캐릭터상 오정세, 팀 조연상, 신인상 조병규가 수상하며 4관왕에 올랐다. 

이날 남궁민은 "처음 야구 드라마라고 해서 어떤 형식인지 정말 궁금했다. 대본을 읽고 바로 다음 작가님을 뵀는데 그 눈빛을 잊을 수가 없다. 작가님께서 제가 생각해온 질문에 열 가지 답변을 주셨다. 너무나 짜임새 있게 짜 오셔서 너무나 감동했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백승수 캐릭터를 어떻게 소화할 수 있을까를 생각했던 것 같다”며 “작가님 SNS에서 그런 글을 봤다. 드라마가 끝난 후 ‘내가 쓴 글이 절대로 드라마화 될 리가 없다’는 낙서를 보여주셨는데 마음이 안 좋았다. 저의 옛날 모습, 옛날에 느끼던 감정들과 너무나 비슷한 감정이었다. 작가님이 틀리셨던 것 같다. 저희 드라마가 이렇게 좋은 드라마가 됐고 저에게 이렇게 큰 상 주셨으니까. 저에게 최고의 작가님이셨다”고 이신화 작가에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다음은 '스토브리그' 이신화 작가 글 전문.


(장문입니다) 지인들이 울었냐고 많이 물어보는데 울 수도 있었겠죠? 물론 울진 않았습니다. 울었다는 증거가 없지 않습니까. 저처럼 냉철한 이성으로 무장한 사람이 아니라면 무심한 가시에 마음 다친 시간들과 그걸 덮고도 남을 따뜻한 손길들에 대한 기억이 절묘한 심포니를 이루며 스쳐간다면 눈물 흘릴 수 밖에 없었긴 할 겁니다, 그쵸?

세상 신기한 것 중 하나는 제가 서운한 사람이 저에게 오히려 서운하다고 할 때가 있듯이 제가 고맙고 감사한 분들이 되려 저에게 고맙다고 해주시는 일입니다. 이거 적반하장 아닙니까. 아차, 그건 반대의 뜻이지요... 저는 그럼 이런 경우를 ‘스토브리그’라고 해야겠습니다. (뻔뻔)

보석보다도 빛나는 소금이었던 조병규 배우님. 모두가 사랑하는 소문이에서 간만에 보여준 재희의 모습이 너무나 반갑고 즐거웠습니다. 슈퍼신인상 축하드립니다.

받았으면 좋겠다고 생각만 했던 조연상 팀부문에서 배우님들은 걸어오기만 했는데 왜 제가 울컥 했을까요. 찬란한 큐사인 때문만은 아니겠죠. 드림즈에 대한 애정이 심각한 팔불출이 저이기 때문일 겁니다. (근데 우승은 하고 나오신 건지...)

동규동규임동규송을 만들고 서영주를 입체적으로 만든 차엽배우님. 과거에서 먼저 벗어난 단단한 사람 백영수를 완벽히 표현한 윤선우 배우님. 넘치는 에너지로 드라마의 시작을 알리고 인내와 땀으로 빛난 조한선 배우님. 스토브리그를 현실처럼 느끼게 한 강두기보다 더 멋진 하도권 배우님. 뜨거운 야구드라마를 현실의 오피스 드라마로 이끈 김수진 배우님. (삼국지 토론동호회 자꾸 빠지시네요) 궂은 역할을 맡아주시고도 기쁜 순간은 같이 나누지 못해 늘 그리웠던 이준혁 배우님. 한자리에서 뵙는 것이 너무 행복했습니다.

익숙하지 않았을 신인 작가의 낯선 대사들을 그대로 묵묵히 곱씹으며 빛내주셨던 그게 모여서 경민이가 될 것 같았다던 오정세 배우님. 계속 될 소중한 걸음 하나 하나를 팬심으로 응원하겠습니다.

잘할 거라 믿었지만 선을 훌쩍 넘게 해치워주셨던 박은빈 배우님. 선한 태도에 불꽃을 담았던 세영에게 감사를 전하며 조용히 그러나 내면에 태풍을 담았던 송아의 수상을 축하드립니다.

스토브리그 속에서 어쩌면 현실에서도 가장 쓸쓸했고 가장 고민이 많았을 백단장님. 지나간 성취보다는 새로운 증명을 요구될 때마다 다시 또 계단을 오르는 길이 얼마나 고됐을는지. 백승수를 보며 느꼈던 것과 같은 생각을 남궁민 배우님에게 하게 됩니다. 그런 증명에 끊임없이 성실하게 응답해온 시간들에게 제가 큰 도움을 받았습니다. 저의 힘은 아니지만 ‘내가 꿈꾸던 드라마가 구현될리 없다’ 라는 저의 그늘진 시간 속의 생각은 완벽히 틀린 게 맞네요. 꿈꾸던 그 이상이었습니다. 순간의 불꽃이 아닌 묵묵히 걸어온 시간에 답해준 영광의 수상에 마음 다해 박수를 드립니다.

연말이 되면 굉장히 많은 분들이 힘든 세상 속에서 열심히, 처절하게까지 살아왔으면서도 공연히 스스로에게 엄격하게 ‘올 한 해 나는 뭐 한 게 없네’ 그렇게 많이들 생각하시는 것 같습니다.

저라는 사람이 대단한 성공사례인양 함부로 말할 순 없지만 저도 늘 그런 무거운 마음으로 연말을 맞이하면서도 마지막날은 늘 연기대상을 보며 작은 케익을 가족들과 같이 나누어 먹었습니다. 올해도 그랬구요.

저에게는 스토브리그로 인해 맞이한 감격의 순간들이 죄송스러울만큼 모두에게
힘든 시간이었던 것 같습니다. 열심히 살아온 서로를 가족끼리 보듬어주고 작은 케익이라도 나누어 먹으며 새해 시작하셨으면 좋겠습니다.

hsy1452@xportsnews.com / 사진 = SBS '스토브리그' 

황수연 기자 hsy1452@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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