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이이진 기자] 송재익 캐스터가 많은 화제를 모았던 어록들을 언급했다.
30일 방송된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에서는 '시작과 끝' 특집으로 꾸며진 가운데 송재익 캐스터가 게스트로 출연한 장면이 전파를 탔다.
이날 조세호는 "선생님의 명언들이 있지 않냐"라며 말문을 열었고, 송재익 캐스터는 "제가 여기 오면서도 '오늘 또 후지산한테 미안하겠네' 했다"라며 맞장구쳤다.
이어 송재익 캐스터는 "그때가 프랑스 월드컵이다. 한일전이고 예민하지 않냐. 일본 사람들이 난리를 치다가 (역전골인) 그 골이 떨어지니까 폭삭 주저앉았다. 머리에 떠올린 게 일본의 자존심을 건드려 보자 싶었다. 후지산이 보였다. 그때 '후지산이 무너지고 있습니다'라고 했다"라며 회상했다.
유재석은 "당시 반응이 어땠냐"라며 궁금해했고, 송재익 캐스터는 "일본 신문에 '한국 아나운서가 후지산을 무너뜨렸다'라고 났다. 그 당시만 해도 방송국이 셋밖에 없었다. 우리가 57%인가 그렇다"라며 자랑했다.
송재익 캐스터는 "중계 끝나면 '내가 오래 못 살지' 탄식을 한다. 한국이 이겨야 하는 상황의 애절함도 있고 그보다 더 치열한 건 내일 아침 발표될 시청률이다"라며 고충을 토로했다.
더 나아가 송재익 캐스터는 "방송국이 다른 경기를 중계하면 되지 않냐고 한다. 일반인들은 잘 모른다. 피파에 중계권료를 엄청 낸다. 그걸 부담하기 부담스러운 거다. 한 경기를 세 방송국에서 하게끔 허락하는 거다"라며 밝혔다.
그러나 송재익 캐스터는 "(중계를 하러 가면) 세 방송국이 한 호텔에서 잔다. 아침 먹으러 식당에서 만나지 않냐. 대단히 미안한 이야기지만 저는 구석에 가서 먹었다. 미안해서"라며 자화자찬했고, 유재석은 "시청률이 너무 잘 나와서냐"라며 거들었다.
또 송재익 캐스터는 2002년 월드컵을 언급했고, "미국과 경기 중계를 하는데 전부 빨갛더라. 붉은 악마가 있어서. '6만 3천 송이의 장미꽃이 활짝 핀 대구 월드컵 경기장입니다'라고 했다. '장미의 특색은 가시와 향 아니냐. 오늘은 향이 아닌 가시였으면 좋겠다'라고 했다. 찌르는 거 아니냐"라며 털어놨다.
특히 유재석은 "가장 절박해서 어록이 떠올랐던 경기가 있다고 하더라. 2002년 한국과 스페인의 16강전. 그때 하신 이야기 기억하냐"라며 질문했다.
송재익 캐스터는 "홍명보 선수가 마지막 슛을 했다. 떠오르는 말이 그랬다. '시청자 여러분. 국민 여러분. 두 손을 마주 잡으십시오. 종교가 있으신 분들은 신에게 빌고 없으신 분들은 조상에게 빕시다'라고 했다. 한 호흡을 쉬고 이렇게 보니까 무등산이 보였다. '무등산 산신령님도 도와주십시오' 그랬다. 샤머니즘이지 않냐. 그런 절박한 이야기를 해도 항의하는 사람이 없더라"라며 고백했다.
그뿐만 아니라 송재익 캐스터는 은퇴를 결심한 계기에 대해 "K리그 마이크를 놓게 된 것은 (전국으로) 운동장에 갔다가 중계 끝나면 보통 9시에 끝나기도 한다. 집에 가는 게 2시간 정도 걸리는데 밤길에 운전하는 게 무섭다. 다른 이유는 없다"라며 못박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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