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지한 기자] 그야말로 거침없다. '마린보이' 박태환(단국대)의 기세가 하늘을 찌르고 있다. 자유형 100, 200, 400m를 잇달아 제패한 박태환이 이번에는 장거리 종목은 자유형 1천500m에도 도전장을 던지며 전무후무했던 4관왕 기록에 도전한다.
박태환은 18일 오후, 중국 광저우 아오티 아쿠아틱센터에서 수영 남자 자유형 1천500m에 출전해 이번 대회 4번째 금메달, 6번째 메달에 도전한다. 이미 아시안게임 2회 연속 3관왕에 오르며 자신의 존재감을 다시 한 번 마음껏 알린 박태환은 1천500m에서 좋은 성적으로 '유종의 미'를 자신하고 있다.
사실 박태환은 1천500m 종목이 가장 공들였던 종목으로 잘 알려져 있다. 페이스 조절부터 시작해 전체적인 레이스 운영 등을 대부분 주종목인 200, 400m보다는 1천500m에 중점을 두고 훈련해왔다.
그러나 실제 경기에서 박태환이 1천500m 금메달을 따낸 것은 국제대회에서는 2006년 도하 대회 때가 마지막이었다. 당시 14분55초03이라는 기록을 세우며 처음으로 14분대를 찍었던 박태환은 이후 세계선수권, 올림픽 등에서 잇달아 부진한 결과를 내며 훈련한 성과를 전혀 얻지 못했다. 베이징올림픽 때는 15분05초55의 기록으로 예선 16위에 그쳐 결선에 오르지 못했고, 지난해 로마 세계수영선수권 때도 15분00초87을 기록해 14분대 벽을 넘는데 실패했다.
이번 대회에서도 역시 우승 가능성은 이전에 금메달을 따낸 종목에 비해서는 다소 떨어진다. 특히 200, 400m에서 박태환에 모두 패했던 중국의 장린, 쑨양이 강세를 보이는 종목이기도 해 쉽지 않은 승부가 예상된다. 이 종목에서 장린, 쑨양은 모두 14분대 기록을 꾸준하게 유지하면서 세계적인 실력을 자랑하고 있다.
하지만 포기하기는 이르다. 노민상 수영대표팀 총감독은 이달 초, 호주 전지훈련을 하고 귀국하는 자리에서 "1천500m를 포기하지 않겠다"라고 밝히며 사실상 이번 대회에서 정면 승부를 벌일 준비가 됐다고 했다. 4년간 기록은 뒷걸음질쳤지만 마이클 볼 전담코치로부터 페이스 조절 등에서 많이 배우고 훈련하면서 자신감을 얻었다. 불가능할 것만 같았던 자유형 100m에서도 우승을 차지한 만큼 더 자신있는 플레이로 자신만의 경기력을 보여준다면 우승이 불가능하지만 않은 것은 분명하다.
만약 1천500m에서도 금메달을 따내면 박태환은 한국 수영 사상 첫 아시안게임 4관왕과 함께 단거리, 중장거리를 모두 석권하는 쾌거를 이루게 된다. 전혀 위축된 모습 없이 승승장구를 거듭하는 마린보이의 마지막 질주가 어떤 결과를 보일지 주목된다.
[사진= 박태환 (C) Gettyimages/ 멀티비츠]
김지한 기자 press@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