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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심 안 잃으려 해"…안보현 느려도 괜찮아, 단단히 나아가는 배우 [인터뷰 종합]

기사입력 2020.12.23 10:50 / 기사수정 2020.12.23 10:40


[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한 달 전 과거의 여자와 한 달 후 미래의 남자의 타임크로싱 공조 스릴러를 흥미롭게 푼 MBC 월화드라마 ‘카이로스’가 마니아층의 지지 속에 종영했다. 

선악을 오가는 서도균 캐릭터를 섬세한 연기로 소화한 안보현은 “항상 만족보다는 아쉬움이 좀 더 크게 기억에 남는다. 도균이는 선과 악으로 정확하게 나눌 수 있는 캐릭터가 아니었기 때문에 조금 다른 방향으로 표현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아 있다"라며 겸손해했다.

전작 ‘이태원 클라쓰’에서 때로는 찌질하고, 때로는 악랄한 안하무인 악역을 맡아 인상을 남긴 안보현은 이번에는 ‘카이로스’에서 선악을 오가는 섬세한 열연을 보여줬다.

"‘카이로스’는 저에게 새로운 모습, 새로운 연기를 보여드릴 수 있는 기회였다고 생각해요. 전작들에서 보여드리지 못했던 날카롭고 냉정하지만 한편으로는 부드럽고 따뜻한 반전 매력을 보여드렸는데, 시청자분들께도 같은 기억으로 남았으면 합니다.”

안보현이 맡은 서도균은 김서진 밑에서 충직하게 일하지만, 뒤에서는 그를 배신하고 강현채와 내연관계를 이어왔다. 서도균의 순애보는 짠했다. 강현채의 숨겨진 내색을 알아차린 뒤에도 변함없는 순애보를 보여줬다. 마지막회에서 자신이 죽는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강현채(남규리)에 대한 사랑으로 같은 선택을 했다. 

“악역이라고 생각하지 않으려고 노력했어요. 자신보다 더 소중하게 한 여자를 사랑하는 남자가 되자, 표현하자 라는 생각으로 임했고, 등장인물 모두에게 내면을 숨기고 있는 캐릭터기 때문에 상대에 따라 달라지는 감정, 행동의 차이를 디테일하게 표현하는 것에 가장 중점을 두고 연기했습니다. 감독님께서 현채를 향한 마음에 진정성이 담겼으면 좋겠다고 하셔서 저도 그 사랑을 지키기 위해 모든 것을 희생해도, 그게 희생이라고 생각하지 않는 도균의 마음. 현채를 위해서라면 모든 것이 괜찮다 생각하는 도균을 연기하려고 했어요.”

안보현은 ‘카이로스’로 또 한 걸음 나아갔다. 2016년 영화 '히야'로 데뷔해 드라마 ‘마이 시크릿 호텔’, ‘최고의 연인’, ‘태양의 후예’, ‘숨바꼭질’, ‘독고 리와인드’, ‘그녀의 사생활’, ‘이태원 클라쓰’, 그리고 ‘카이로스’까지 차근차근 필모그래피를 쌓았다. 29세라는 나이에 늦게 데뷔했지만 빠르게 주연 배우로 성장했다.

“많은 분들의 사랑을 받게 된 것에 감사한 마음이 커졌다는 것 외에는 크게 달라진 점은 없어요. 계속 촬영장에만 있어서인지 인기를 따로 실감하거나 하지는 못했는데, 촬영 현장에서 스태프분들이 많이 좋아해 주셔서 달라진 걸 느끼곤 했던 것 같아요. 제가 했던 작품들을 많이 봐요. 예전 힘들었을 때, 좋았을 때를 생각하면서 초심을 잃지 않으려고 하죠.”

올해 드라마뿐만 아니라 예능에서도 활약했다. MBC 예능 ‘나 혼자 산다’에서 꾸밈없는 실제 모습을 보여줬다. 엑소 세훈과 힐링 캠핑을 떠나는가 하면 감성적인 인테리어를 자랑하는 등 진솔한 인간 안보현을 엿보게 했다.

“드라마 속 안보현의 모습이 아니라 실제 안보현의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다는 점이 의미가 있고 정말 좋았습니다. ‘나 혼자 산다’ 출연 이후로 많은 분들이 실제 제 모습을 더 좋아해 주셨고, 궁금해 하기도 하셔서 제게는 감사한 프로그램이죠. 출연하고 싶은 예능은 사람 안보현을 보여드릴 수 있는 프로그램이면 좋을 것 같아요. ‘삼시세끼’ 같은? 제가 워낙 요리에도 관심이 많아요.”

'카이로스' 후에도 쉬지 않고 열일 행보를 이어간다. 차기작은 넷플릭스 드라마 ‘언더커버’에 출연한다. 아버지의 죽음에 얽힌 비밀을 밝히기 위해 조직의 언더커버가 돼 경찰로 잠입한 여자의 숨 막히는 복수극과 그 과정에서 드러나는 냉혹한 진실을 그린다.

“마음 같아서는 목적지 없이 여행도 다니고 싶지만, 지금은 ‘언더커버’ 촬영에 집중할 예정입니다. 조직의 언더커버로 경찰이 돼 아버지의 죽음에 얽힌 비밀을 밝혀가는 선과 악의 싸움을 다룬 작품이에요. 이번에는 정의로운 형사 전필도 역을 맡았습니다. 능력 있고 강단 있는 원칙주의자로 지금까지와는 또 다른 연기로, 날것의 살아있음을 표현하고자 열심히 촬영하고 있으니 많은 기대 부탁드려요.”

안보현의 목표는 단단한 배우가 되는 거란다. 밝은 캐릭터에 대한 욕심도 내비쳤다.

““6~7개월 정도 짠한 캐릭터를 하다 보니 좀 밝은 캐릭터를 하고 싶어지더라고요. ‘카이로스’의 도균이를 보면 웃는 장면이 별로 없어요. 그래서 그런지 실제 안보현의 모습을 좀 더 보여줄 수 있는, 밝은 면이 있는 캐릭터를 해보고 싶습니다. 아직은 미완성인 배우 안보현이라는 모래성을 단단하고 튼튼하게 다져 가고 싶어요. 천천히 가도 괜찮아요. 한발씩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배우 안보현, 인간 안보현으로 살아가고 싶습니다.” 
 
khj3330@xportsnews.com / 사진= FN엔터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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