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황수연 기자] 배우 정우가 '이웃사촌'의 개봉을 애타게 기다렸다고 밝혔다.
영화 '이웃사촌'(감독 이환경)은 좌천 위기의 도청팀이 자택 격리된 정치인 가족의 옆집으로 위장 이사를 오게 되어 낮이고 밤이고 감시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렸다.
'이웃사촌'은 주연 배우 오달수의 '미투 논란'과 코로나19 여파로 촬영을 마친지 약 3년 만에 관객들을 만났다. 최근 엑스포츠뉴스와 인터뷰를 진행한 정우는 "2,3년 만에 개봉한다고 하는데 저는 엊그제 촬영이 끝난 것 같다. 사실 매일 '이웃사촌' 이라는 작품을 생각해왔고, 저 역시도 (개봉을) 애타게 기다렸던 작품이다. 당시 촬영하면서 느꼈던 현장의 공기나 감정들이 얼마나 담겼을까 궁금했다. 쑥스럽지만 제가 한 연기를 보면서 눈물이 났다"고 완성된 작품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정우가 분한 유대권은 자택 격리 중인 야당 총재 이의식(오달수 분)를 감시하면서 감정의 변화를 겪는 도청팀장이다. 그는 "대권은 찔러도 피 한방울 나올 것 같지 않은 인물인데 이웃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고 도청하면서 스펀지에 물이 천천히 스며들듯 조금씩 변해간다. 처음과 마지막 감정의 증폭이 굉장히 컸고 심리적, 육체적으로 표현하는 방법이 다양했다. 배우로서 도전해볼 만한 욕심이 나는 연기였다"고 이야기했다.
'이웃사촌'은 야당 총재 이의식이 군부 독재 시기인 1985년 해외에서 입국하자마자 가택 연금을 당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환경 감독은 영화의 인물과 소재가 상상력을 바탕으로 창작된 허구라고 밝혔으나 영화는 85년 미국에서 귀국해 가택 연금됐던 故김대중 전 대통령을 떠올리게 하며 관객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정우는 "그동안 작품을 선택하는 과정에서 사회적, 정치적으로 이슈가 될 만한 작품들이 몇 작품 있었던 것 같다. 그런데 저는 정작 정치에 큰 관심이 없다. 제게는 영화적인 장치, 소재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그러나 드라마 속에서 캐릭터와 감정이 전달해 주는 건 분명히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어 "대권이 초반에 코믹적인 모습이었다가 뒤로 갈수록 진중해진다. 거기서 오는 긴장감이 있고, 그 긴장감이 지나면서 감정이 쌓여갔던 것 같다. 제가 볼 때는 모든 관객분들 관계자 분들을 다 만족시킬 수 없겠지만 어떤 부분에서 분명히 만족감이 있다. 당당한 영화라고 생각한다"고 털어놨다.
극 초반 재래식 변소 안에 들어간 신과 후반부 속옷만 걸친 채 마포대교를 활보하는 신의 비하인드도 전했다. 정우는 "변소 신은 미술팀에서 준비를 잘해줬다. 냄새만 안 났지 모든 촉감이 변이랑 흡사했다. 어릴 때 변소에 들어간 기억이 있는지 없는지 모르겠는데 마치 어릴 때 느꼈었던 느낌이었다. 자세히 말하자면 초코파이를 뭉개 놓은 느낌이랄까. 그런 것들이 세트장 안에 가득했다"고 회상했다.
이어 "마포대교신은 너무 추웠다. 스크린으로 볼 때는 전력 질주 같은 느낌이 아닌데 실제 저는 전력 질주를 하고 있었다. 또 한 번만 찍는 게 아니라 각도에 따라 여러 테이크를 가다 보니 알몸으로 도로 위를 수십 번은 뛰었다. 그때가 2월 막바지였던 것 같다. 또 양말에 넣은 깔창이 돌아가서 오만 것들이 들어와 아프게 했다. (거의 모든 촬영이 끝난 터라) 이제는 내가 아파도 촬영에 지장이 없겠다 싶어 열심히 뛰었다. 숙소에 돌아오니 만신창이가 돼 있었다"고 웃음을 지었다. [엑's 인터뷰②]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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