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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 아그네스' 박해미X이수미X이지혜, 세 여인의 치열한 심리 게임 [종합]

기사입력 2020.11.06 16:59 / 기사수정 2020.11.06 17:13

박소연 기자


[엑스포츠뉴스 박소연 기자] 연극 '신의 아그네스'가 박해미, 이수미, 이지혜의 치밀한 심리 게임을 그려낸다.

5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 전당 CJ 토월극장에서 연극 '신의 아그네스' 전막시연 및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이날 박해미, 이수미, 이지혜, 윤우영 감독이 참석했다.

'신의 아그네스'는 순수함 속에 광적인 모습이 내재된 아그네스 수녀와 그녀를 신 가까이에서 보살피려는 원장 수녀, 진실을 밝혀 아그네스를 구하려는 정신과 의사 닥터 리빙스턴 등 세 명의 등장인물 사이에 벌어지는 기적과 소통, 치유에 관한 이야기다.

극 중 박해미는 해설자이자 인터뷰어 역할의 닥터 리빙스턴을, 이수미는 원장 수녀 역을, 이지혜가 아그네스 역을 맡았다.

미국 인기 희곡작가 존 필미어의 작품인 '신의 아그네스'는 1976년 뉴욕의 수녀원에서 일어난 영아 살해사건을 바탕으로 종교, 기적, 구원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1978년 본격적인 집필을 시작으로 그 해 여름, 1차 대본을 완성했다. 이후 '신의 아그네스'는 1982년 봄, 브로드웨이 무대에 처음 오른 이후 '여배우의 에쿠우스'로 불리며 현재까지도 전세계에서 성황리에 공연되고 있다.



이날 윤우영 감독은 "이번 작품 연출이 두 번째"라며 "22년 전과 다르게 새롭게 준비해보고 싶었다. 닥터 리빙스턴과 원장수녀, 아그네스 세 사람을 전형적인 인물에서 탈피하고 싶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닥터는 좀 더 이성적이고, 원장수녀는 권위적인 모습보다 시골에서 텃밭도 가꾸고, 된장도 끓이는 푸근한 이미지를 생각했다. 아그네스도 예전에는 맛이 간 사람처럼, 이상한 사람처럼 표현했는데 이번에는 평범한, 천진난만한 인물로 생각했다. 세 사람이 주위에서 흔히 접할 수 인물이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윤우영 감독은 "소극장과 달리 큰 극장에서 공연하다 보니 세트와 조명이 고민이 많이 됐다. 과도한 세트와 조명이 들어오면 배우가 묻히고, 연기에 방해가 될 것 같았다. 적절한 무대와 조명을 배우들의 연기와 조합시키는 게 가장 큰 고민거리였다"고 털어놨다.


박해미는 '신의 아그네스'를 통해 정통 연극에 처음으로 도전한다. 그는 "'인생의 마지막 도전을 해볼 만하다'고 생각했다. 이 작품을 준비하면서 '맘마미아'를 만났을 때 느낌"이라며 "'맘마미아'는 내가 주체적으로 이끌어가는 작품이었고, 이 작품 역시 그랬다. 그런 부분에 매력을 느끼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하면서 재미를 느끼기도 했지만, 두뇌의 한계를 느끼며 너무 힘들었다"며 "오늘도 하면서 순간순간 아차 싶은 순간이 많았는데 뻔뻔하게 밀고 나갔다. 완벽하게 하려면 1년 정도 걸릴 것 같다. 그런 부분을 많이 이해해 주시고, 이뻐해 주시면 감사하겠다"고 말했다.


30년 무대 경력의 이수미 역시 "주저앉아서 울고 싶었던 적은 처음"이라고 밝혔다. 그는 "'30년 동안 무대에 섰던 사람인가?' 의문이 들 정도로 나를 더 돌아보게 한 작품이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 요즘 연극이 오래된 먼지처럼 느껴진 만큼, 코로나로 인해 위축된 상황이다. 일이 없고 무대에 서지 못하는 배우들을 생각을 하니 정신이 번쩍 들었다. 부족하지만 똑같이 하루하루하다 보면 성장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며 연습했다"고 전했다.  


신애라, 김혜수, 전미도 등 수많은 스타를 배출한 아그네스 역은 이지혜가 맡았다. 그는 "어깨가 많이 무겁고 부담감이 컸다"면서도 "선배님, 감독님, 스태프분들과 차근차근 만들어나갔던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이지혜는 "'다르게 해야지', '나만의 것을 만들어야지'라는 욕심보다 이 인물이 어떤 인물이고, 어떤 이야기일까 이런 부분을 고민했던 것 같다"며 "무대에서 잘 보여졌으면 하는 소망이 있다. 무대에 서게 돼서 정말 영광이다"고 덧붙였다.


코로나19로 인해 공연계가 많이 위축된 만큼, 무대에 임하는 마음도 남달랐을 터. 이지혜는 "공연이 올라가는 것만으로도 감사했다. 참여하기로 한 공연이 많이 취소됐는데 어떻게든 방역에 최선을 다하고 있고, 관객분들도 협조를 해 주셔서 공연을 올리게 된 것에 감사함을 느끼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이수미는 "'연극이 없어지겠구나'라는 생각까지 했다. 여러분들의 도움으로 문제가 조금씩 해결해 나가는 느낌이다. 공연을 할 수 있는 것 자체가 기적이라고 생각한다"고 털어놨다.

박해미는 "꽤 오래전부터 섭외를 받았다. 한 달에 한 번씩 전화를 해서 물어봤다. 분명 못할 거라고 생각하면서 대본을 보지도 않았다. 이 자리에 있다는 게 행복하고 감사하다"며 공연에 임하는 소감을 밝혔다.

'신의 아그네스'는 11월 7일부터 11월 29일까지 예술의전당 CJ 토월극장에서 공연된다.

yeoony@xportsnews.com / 사진=윤다희 기자 

 



박소연 기자 yeoony@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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