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EAK Vol.2) 내 애인이 짜증나는 순간만을 기억하는 당신을 위해 준비했다. 싱글들의 얘기도 들었다. “커플만 알아주는 더러운 세상" 하며 술 푸지 말라고.
Editor 박승욱, 양지원
Girls Say
Intro. 섹시 화보 아닌, 연애 비법을 더 열심히 봤어야
남자들은 군대에 입대해서 전엔 보지 않던 남성 잡지를 보며 세상과 소통한다. 패션, 여자, 그리고 사랑에 눈을 뜨기 시작한다. 그리고 전역 후 꽃 피울 그들의 모습을 상상한다. 하지만 그러면 뭐하나. 2년 동안 잡지를 보며 갈고 닦은 후 그들의 기억 속에 남아 있는 건, 섹시 화보뿐인 것을. 그래서 당신의 여자친구는 지금 뿔나있다. 당신은 구지성의 섹시화보 대신 연애 비법을, 여자의 속마음을, 더 열심히 봤어야 한다.
Episode 1. 다른 여자랑 연락을 할 거면, 걸리지나 말라고.
2~3주 전에 걔 핸드폰 봤는데, 전 여자친구 문자가 있었어. 결혼을 한다는 문자가 남겨져 있는 거야. 그래서 내가 이거 뭐냐고 물어봤지. 그랬더니 자기는 답장하지 않았다고 그랬어. 그러려니 하고 넘기고 남자친구랑PC방에 갔어. 컴퓨터를 하는데 옆에서 싸이월드를 하고 있길래 슬쩍 봤더니, 방명록에 그 여자애 이름이3개나, 연달아 있는 거야.
그래서 물었지. “연락 안 했다며.” “연락 한 적 없어. 근데 방명록 남겼길래 답방은 간 적 있어..”라는 거야. 나 참, 어이가 없어서. 방명록은 연락이 아니냐?
남자의 항변_ 처음부터 연락했다고 말했어도 어차피 화낼 거 아니야?
대처법_물론 처음에 연락했다고 말했어도, 여자는 화를 낸다. 하지만 처음에 말하는 것과 거짓말 했다가 들킬 때 ‘화의 정도’는 다르다. 매도 먼저 맞는 게 낫다는 속담이 있지 않은가.
발칙한 상상_”야! 넌 왜 남의 방명록을 옆에서 보고 있냐? 나도 사생활이 있다고!” 뭐 낀 놈이 성낸다고, 당신의 방명록을 슬쩍 훔쳐 본 그녀에게 화를 내는 거다. 여자친구에게 말할 타이밍을 줘서는 절대 안 된다. 무작정 몰아붙여라.
Episode 2. 일부러든 노느라 그랬든 전화 안 받는 건 참을 수 없어.
한동안 남자친구를 못 만났었어. 내 개인적인 사정으로. 그래서 남자친구가 친구들을 만난다고 할 때, 어차피 내가 놀아줄 수 없으니까 그러라고 했지. 마침 자기 친구 중 한 명이 여자친구랑 헤어졌다고 위로해준다는 이유로 매일같이 만나는 거야.
그날도 또 걔랑3일째 연속으로 술을 마신다던 날이었어. 난 ‘다정하게’ “꼭 밥 먹은 후에 술 마시고, 술은 조금만 마셔.” 라고 문자를 보냈는데 답장이 없어. 그래서30분 후에 전화를 했는데 전화를 안 받아. 그래서 1단계 짜증이 났었어. 그렇게1시간이 지났는데, 아무런 연락이 없네? 이때부터 화가 나기 시작하는 거야. 그래서 내가 뭐 하는 거냐고 다시 연락을 하려고 하던 차에 남자친구가 “친구랑 위닝을 하러 왔어”라고 문자가 온 거야. 그래서 전화를 했더니, 다시 또 안 받네? 화가 머리 끝까지 나있었어.
답장이1시간 후에 오는 거야. 위닝이 쉬는 시간 없이 계속 하는 거라 전화를 못 받는다고. 문자 오자마자 전화를 걸었더니 또 안 받아. 이게 몇 번째 안 받는 거야? “맨날 내가 일 순위라고 하더니, 그깟 게임 때문에 자꾸 나 기다리게 하고 이게 뭐야.”라고 문자를 남겼더니, 그제서야 바로 전화가 왔어. 1시간에 한 번씩 문자 오고 기다리는 거 지친다고 했더니, 남자친구가 한참 있다가 그냥 전화 끊어버리는 거 있지.
남자의 항변_친구는 여자친구랑 헤어져서 속상해하고 있는데, 난 너 전화만 붙들고 있으랴?말 하기 지친다. 그만 하자.
대처법_위닝이 끊기더라도, 애초에, ‘한번에’ 받았더라면 이런 일은 생기지 않는다. 그랬다면 당신의 여자친구가 미저리처럼 느껴질 일은 없었다.
발칙한 상상_여자친구와 통화를 끊고, “더 이상 너 얘기 듣기 싫어.”라는 걸 보여준다. 전화기를 꺼놓고 잠수 타보자. 처음엔 화가 날대로 나있던 그녀도 하루 이틀이 지나면 화가 누그러뜨려지고, 오히려 당신의 목소리가 듣고 싶어 안달이 나 먼저 화해를 시도할지도 모르는 일이다.
Episode 3. 너 코알라 되는 꼴 그만 보고 싶다.
A :남자친구 친구들 모임에서, 자기가 술에 떡이 돼서는 몸을 못 가누는 거야. 택시 태우려고 부추겨 세웠다가 픽 쓰러지는 걸 반복했어. 땅바닥에 붙은 껌마냥 엎어져 있어서 남동생 불러서 겨우, 겨우 택시를 태웠어. 표정이 좀 안 좋길래, 설마 했는데 점점 볼이 빵빵해지는 거야. 그래서 냅다 내 손으로 입을 막았지. 근데 내 손으로도 어쩔 수 없더라. 손가락 사이로 삐쳐 나오는 이물질..그리고 택시 안에 퍼지는 그 냄새는 정말이지..다시는 생각하고 싶지 않다고.
B :남자친구가 엄청 취한 날이었어. 갑자기 일이 보고 싶대서, 구석진 골목길에 세워주고 난 길 모퉁이에 서 있었어. 지나가던 남자 둘이 킥킥대고 웃으면서 가는 거야. 그래서 봤더니, 남자친구가 바지를 못 올리고 비틀거리고 있는 거야. 어쩔 수 있어? 가서 두 눈 질끈, 감고 올려주고 나왔지. 휴, 아직도 잊혀지지 않는다.
남자의 항변_미안하다. 기억 안 난다.
대처법_기억나더라도 기억나지 않는 척하라. ”내 남자친구는 술만 마시면 나만 찾아. 그리고는 자꾸만 ‘사랑해, 보고 싶어’라는 말만 반복해.”까진 안 바란다. 당신 몸은 가눌 수 있을 정도로 마셔라.
발칙한 상상_아예 제대로 진상을 부려봐라. 당신이 할 수 있을 만큼. 강도를 점점 높여갈수록 이전 당신이 부렸던 주사는 참으로 별것 아닌 것이 될 것이다. 몇 번 그러고 난 뒤, 원래 방식대로 주사 부린다면 여친은 오히려 고마워 할 것이다(오늘은 이 정도로 끝내줘서 고마워 하고). 그리고 그 정도 주사를 부렸는데 남아있는 여친이라면 진정 천생연분일 테고.
Outro. 이것만 있을 줄 알았지?
‘다른 여자에게도 친절&헤프게 스킨십을 할 때/ 나보고는 사랑표현 안 한다고 해달라고 하면서 정작 자기는 안 해줄 때/ 평소엔 바쁜 척 혼자 해놓고, 친구들이랑 노느라 외박할 때/ 선물할 때 여자 마음에 드는 게 아니라 자기 맘에 드는 거 할 때/ 내 스케줄에 너무 간섭 많을 때/ 내가 싫은 연예인 예쁘다고 할 때/ 옷이나 화장 머리 등을 지적할 때/ 친구들과 같이 있는 자리에서 챙겨주지 않을 때/ 뭘 잘못했는지 모르고 무작정 사과할 때/ 내 얘기 듣는 걸 귀찮아할 때/ 통화하면서TV에 집중하고 있을 때’ 등.
저 모든 경우의 수를 따져가며 완벽한 남자친구가 되려 애쓸 필요는 없다. 하지만 내 여자친구가 언제 짜증날지, 그리고 그때의 대처법 정도는 알아둔다면 여자친구가 어디 가서 내 뒷담화를 하지 않을까 노심초사 할 필요는 없다. ‘뭐야, 여자만 짜증날 때 있는 줄 알아?’ 하는 분들은 바로 옆 페이지로 눈을 돌려보길 바란다.고개 끄덕이며 맞장구 치는 일만 남았다.
YANG JI WON
Boys Say
남자들도 여친이 이럴 땐 정말 짜증난다. 그래도 이름은 이니셜로 쓰겠다. 그녀들이 볼까봐 그러는 건 절대 아니다.
일상의 세세한 것까지 꼬치꼬치 알고 싶어할 때. 겪어본 사람은 안다. 정말 피곤하다. LSS 23세 대학생
전 남자친구 혹은 친구의 남자친구와 나를 이것저것 비교할 때. 나는 난데 왜 딴 놈들하고 비교를 하는 거야? 내가 다른 여자애와 널 비교하면 기분 좋겠냐고. SMK 23세 샵스텝
전화하는데 딴 여자 목소리만 들려도 옆에 누구냐며 추궁할 때. 우리 엄마다 이것아. KJH 26세 헬스트레이너
비싼 물건 사달라고 조를 때. 나도 니가 사달라는 건 어지간하면 다 사주고 싶어. 근데 넌 꼭 비싼 것만 사달라더라. KJY 28세 회사원
왜 화가 났는지 난 도저히 모르겠는데 이유도 말 안 해주고 계속 삐쳐있으면서 뭘 잘못했는지 생각나면 전화하라고 할 때. 그냥 말해줘! 내가 알면서 모르는 척 하는 거 같냐. HJM 22세 디자이너
자꾸 내가 변했다고 할 때. 뭐가 변했다는 거야 도대체. LDH 24세 배우
입지 말라는데도 야한 옷 아무렇지도 않게 입고 다닐 때. 딴 녀석들이 여친을 힐끔힐끔 쳐다보면 아주 미치겠다. 내가 너무 간섭하는 건가? YMH 26세 대학원생
친구들과 놀고 있는데 자기 어디야? 누구랑 있어? 집에 언제 들어가? 왜 전화 안 해? 라며 끊임없이 연락할 때. 지금 나 못 놀게 하려고 작정한 거지? LKJ 20세 대학생
같이 쇼핑할 때. 진짜 궁금해서 그러는데 여자들은 쇼핑하는 거 안 힘들어? KHJ 27세 공무원
이제 그만 전화 끊고 싶은데 붙잡고 안 놔줄 때. 아니 한 시간이나 통화했으면 됐지 무슨 말이 더 필요한 건지 정말. 그러면서 왜 아무 말도 안 하냐고, 말 좀 하라고 그럴 때면 완전 지친다. LSH 22세 모델
“남자가 왜 그래” 라고 할 때. 도대체 남자가 뭔데 그래? SSW 25세 취업준비생
속에 담아둔 거 바로 얘기 안하고 빙빙 둘러서 말할 때. 그러면서 그걸 눈치 못 챘다고 삐칠 때. 남자들을 눈치도 없는 바보라고 하는데 그럼 바본 거 알면서 왜 그래? 혹시 눈치채지 않을까 뭐 그런 기대를 했었나 본데 그냥 바로 말해줘. 말 안 하면 우린 죽어도 몰라. BSM 24세 프리랜서
툭하면 울어버릴 때. 처음에는 난감하다가도 계속 울면 그냥 짜증이 난다. 적당히 해라. LMH 29세 레지던트
싸우고 일방적으로 전화 끊고서는 연락도 없고 받지도 않을 때. 이건 뭐 어떻게 해야 되는 거야? KJH 21세 군인
지가 잘못해놓고 지기 싫어서 자존심 세운다고 오히려 더 성질부리면 완전 어이가 없다. 아오, 진짜! 생각하니 또 열 받네. KWJ 28세 강사
Singles Say
우린 너희들이 짜증나!
너네 커플들 말이야. 서로 좋아하는 건 알겠어. 근데 굳이 지하철이나 버스에서 꼭 그렇게 해야겠어? 그냥 손이나 잡고 팔짱 끼고 아님 어깨동무 하는 정도라면 이해해. 이건 뭐 사람들 다 보는 곳에서 껴안고 찰싹 붙어가지고 입술이 닿을락말락, 손은 또 어디로 가있는 거니? 니들이 무슨 변신로봇이냐? 출동하면 합체하게. 멀리서 보면 몸은 하난데 머리만 두 개로 보여. 사람 깜짝깜짝 놀라게 좀 하지마.
그리고 너희 여자들. 밖에서 남친한테 애교부리는 거, 썩 아름다워 보이지 않아. 신경 끄라고? 물론 진상 떠는 거야 안보면 되는데 그 비음 양껏 섞인 목소리는 도무지 들리는 걸 어떡해. 그리고 솔직히 말해서 남친도 애교라 불리는 너의 그 행위를 그다지 반기진 않을 것 같은데. 뭐? 좋아한다고? 사람 참 진국이네, 놓치지마.
다음은 너희 남자들. 니들은 여자친구 배려한답시고 가방 따위 들어주고 하는데 그러지 마. 남자가 여자가방 들고 있으면 참 꼴 보기 싫다고. 물론 여자친구가 들고 다니기엔 무거우니까(무겁겠지) 도와줄 수도 있겠지. 근데, 왜 그걸 또 어깨에 매는 건데 진짜! 도대체 그 덩치에 여자가방이 가당키나 한 것 같냐? 내가 앞서 말했던 건 뭐, 백 번 양보해서 배배 꼬인 나의 자격지심이라고 쳐. 하지만 이건 달라. 너의 그런 모습을 보면 진짜 눈이 썩는 것 같다고! 민폐도 이런 민폐가 없어, 이 사람아.
마지막으로, 너희들 그렇게 서로 짜증낼 거면 헤어지지 뭣 하러 붙어 지내냐. 매번 울고불고 헤어지네 마네, 그렇게 싸우는 거 안 피곤해? 그냥 헤어져. 나처럼 혼자면 편해. 그럴 거 아니라면 짜증내고 싸우지 마. 아님 사람들 안보는 곳에서나 하든가. 옆에서 보면 추하다, 정말. 사실 나도 너희 커플들한테 이런 말 하기 싫어. 눈꼴신 모습 보는 것도 지쳤고. 그냥, 나도 내 애인한테만 짜증내고 싶어. 대체 내 짝은 어디에 있는 거니?
PARK SEUNG W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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