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20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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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토리] "세혁이 형 리드가 좋았습니다"

기사입력 2020.11.02 08:45

김현세 기자

[엑스포츠뉴스 잠실, 김현세 기자] "힘들었죠. 어떻게 안 힘들겠어요. 팀 분위기는 처지죠. 제 손가락에서 사인이 시작되는데 그러면서 경기까지 지고…."

2019년, 주전 2년차 포수 박세혁에게 의미 있는 해다. 작년 시즌 양의지 공백으로 박세혁은 덜컥 큰 역할을 맡게 됐다. 백업 포수로서 경험은 꾸준히 쌓아 왔으나 물음표가 있었다.

그런데도 첫 풀 타임 주전 포수로서 팀이 통합우승할 수 있게 도왔고, 우승 포수 타이틀까지 달았다. 그래서 올해 느낄 부담이 더 컸다. 그보다 더 많이 보여 줘야 했기 때문이다.

"세혁이 형 리드가 좋았습니다"

이영하가 보직 변경 뒤 세이브를 거두고 이같이 이야기했다. 그만 아니라 두산 모든 투수가 반드시 붙이는 말이다. 특히 "공격적 볼배합"이라고 덧붙이는 경우가 잦다. 시즌 전반 이른바 '도망가는 볼배합'이 나올 때면 비난 화살이 쏟아졌고, 김태형 감독이 세게 나무랄 때 또한 적지 않았다. 그런데도 버텼다. 단순 버티는 것만 아니라 성장하고 달라지려 했다.

"어느 팀이나 그렇지 않나. (강)민호 형, (양)의지 형, 모두 시행착오가 있다고 했다. 그 결과 지금 '최고 포수'라고 불리고. 올 시즌 동안 많이 깨달았다. 그러면서 팀 평균자책점이 내려갔고, 팀이 3위에서 마칠 수 있게 돼 내게 미치는 영향이 컸다."

"박세혁, 더 확신 갖고 야구해야지"

8월 15일, 김 감독이 퓨처스 팀으로 내려가는 박세혁에게 이렇게 말했다. 볼배합 실력이 아직이라고 봤다. 무작정 공격적으로 하려니 수가 쉽게 읽히는 것이라고 혹독하게 평가했다. 그런데도 박세혁은 주눅들지 않고 되레 "성장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고 했다. 박세혁이 없는 사이 두산 마운드 사이클 또한 떨어져 갔으나, 복귀 후 차츰 반등하더니 9월(4.01, 3위), 10월(3.22, 1위) 성적이 좋아졌다.

"사이클이 떨어질 때쯤 2군에 갔다. 가 있으니 '자신 있게 하라'는 얘기를 많이 들었다. 많은 사람이 힘이 돼 줬다. 큰 선수가 되려면 이겨내야 하는 시기가 있는 것 같다."

"주전 2년차이고 올 시즌 초 좋지 않았으니 볼배합 관련 말이 정말 많았다. 그런데도 선발 투수, 불펜 모두 누구 하나 빠지지 않고 잘 던져 줬다. (박)치국이, (함)덕주, (이)영하야 잘 던져 줄 선수고, (홍)건희, (이)승진이가 오고 나서 정말 많이 좋아졌다. 그렇게 팀 평균자책점 1위가 됐던 것 같다."

"자부심이 생겼다"

박세혁은 올 시즌 두산이 팀 평균자책점 1위(4.31)할 수 있게 최전선에서 활약했다. 이 과정에서 '2년 연속 20승 포수'라는 수식어까지 추가했다. 박세혁은 "내게 의미가 크다"며 "사실 알칸타라가 우리 팀에서 3승 정도 더 할 줄 알았는데 그보다 훨씬 잘 던져 줘 내가 '2년 연속 20승 포수' 타이틀을 달 수 있게 해 줬다. 고맙다"고 말했다.

"린드블럼과 달리 알칸타라는 같이 만들어 가는 느낌이 있었다. KT 시절보다 더 편히 던지는 것 같다고 느꼈다. 그리고 던질수록 더 좋아지는 투수라서 내년에 함께하고 싶은 마음이 있다."

"자부심이 생겼다. '좋은 포수는 좋은 투수가 만든다'고 하듯 작년 린드블럼, 올해 알칸타라 20승은 내게도 의미가 크다."

kkachi@xportsnews.com / 사진=엑스포츠뉴스DB

김현세 기자 kkachi@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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