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17 0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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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르테르' 김예원 "동심 간직한 롯데와 닮아, 이질감 없단 칭찬 힘 됐죠"  [엑's 인터뷰①]

기사입력 2020.10.28 14:40 / 기사수정 2020.10.28 14:44


[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가녀린 체구와 조곤조곤한 말솜씨를 지닌 그이지만, 무대 위에서는 롯데에 몰입해 열정과 에너지를 발산한다. 배우 김예원을 두고 한 말이다.

김예원은 서울 광림아트센터 BBCH홀에서 진행 중인 뮤지컬 ‘베르테르’에서 베르테르의 해바라기 같은 순애보 사랑을 받는 롯데 역을 맡아 열연 중이다. 

“인물을 이해한다는 건 그 인물의 감정을 제가 겪는 감정이라고 믿는 것과 같다고 생각해요. 롯데의 감정선을 따라가다 보면 참 많이 혼란스럽기도 하고 지치는 부분도 있어요. 공연을 끝내면 그게 좀 더 많이 느껴져요. 내가 롯데로 사는 시간이 많이 쌓여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더 그렇게 느껴지는 것 같고 롯데로 살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아서 그런 듯해요.”

'베르테르‘는 괴테의 고전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을 무대로 옮긴 창작 뮤지컬이다. 바이올린, 첼로, 비올라 등 현악기 중심으로 편성된 실내악 오케스트라와 한 폭의 수채화 같은 무대, 은유적인 연출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원작에서 베르테르가 롯데를 처음 마주할 때를 읽으면서 굉장히 많은 걸 느꼈어요. 친절하고 온화하고 흔들리지 않는 단단함도 보이고 그런 와중에 너무 맑은 영혼을 갖고 있어요. 정말 제가 표현하고 싶은 롯데라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뮤지컬 대본에는 나와 있지 않은 부분인데, 원작 ‘베르테르의 슬픔’에서 베르테르가 처음 맞닥뜨린 롯데의 그 모습이 정답이라고 생각하고 가려고 했어요. 그런 부분에서 생동감이 생기지 않을까 했죠. 뮤지컬 대본에는 마냥 밝고 발랄한 모습만 보이는데 천진난만하고 순수하지만 중심은 흔들리지 않는 모습을 풍성하게 생각해보려고 했어요.” 

김예원은 롯데와 닮은 점이 있느냐는 물음에 “나와 많이 닮았다고 생각했다”라며 미소 지었다.

“롯데에 제 모습을 대입해봤어요. 저도 동심을 잃지 않으려는 마음을 갖고 있어요. 아이들의 마음이 아름답다고 생각하거든요. 저라는 사람이 대입될 수밖에 없던 것 같아요. 비슷하게 표현되는 부분이 있어 같이 연기하는 배우들이나 연출님이 너무 롯데 같다는 말을 많이 해주셨어요. 너무 감사해요. 텍스트를 접한 초반부터 제가 표현하는 롯데에 큰 믿음을 주신 덕분에 그 힘으로 지금까지 스스로를 이끌 수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스스로 내가 맞는 걸까 질문을 던질 때도 ‘그냥 너는 롯데 같아’라고 해줘 감사했어요. 김예원이란 사람이 롯데와 많이 닮아 있는 것 같다, 이질감이 없다고 얘기해주는 부분이 큰 힘이 됐어요.”

극 중 베르테르는 롯데가 약혼했다는 사실을 알고서도 사랑을 접지 못한다. 자칫 불륜 막장 이야기로 변질될 수 있었다. 롯데는 베르테르의 사랑을 받아주지 못하면서도 그에게 흔들리는 모습을 보여준다.

김예원은 베르테르의 사랑을 인정하면서도 잘못된 길을 갈 수 없는 롯데를 개연성 있게 그려낸다.

“처음부터 가장 먼저 생각한 부분은 롯데의 천진난만함과 순수함, 이것만 갖고 가면 관객에게 설득될 수 있지 않을까 했어요. 처음에 어린아이의 순수한 모습을 생각했는데 그러면 의도 같은 게 보이지 않고 흐름대로 관객들이 따라오지 않을까 했거든요. 롯데 자체가 베르테르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에게 배려와 친절을 베풀어요. 캐시라는 인물도 하녀로 설명되지만 친구 같이 표현하려고 했고요. 베르테르에게 대하는 부분이 집중이 돼 그렇게 보일 수 있지만 롯데라는 사람 자체를 생각하면 새로 만나는 친구나 이성에게 특별히 베푸는 친절은 아니었어요. 베르테르가 봤을 때 롯데는 이 도시에서 유일하게 살아있는 숨을 쉬는 그런 사람이 아니었을까 해요.”

고전에 담긴 낭만적인 감수성은 시간이 흐른 현대까지도 유효하다. 인간 본연의 순수한 감정과 열정, 사랑 등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2000년 초연한 뒤 20년간 꾸준히 사랑받았다.

“원작은 서간체 형식으로 돼 있어서 베르테르의 주관적인 감정으로 글이 쓰여 있잖아요. ‘베르테르’를 두근두근하고 설레는 편지라고 표현한 글을 봤는데 저도 공감해요. 20년이 지나도 변치 않은 힘을 가진 작품이에요. 화려하지 않아도, 우리가 말하는 뮤지컬스럽지 않은 작품이어도 끊임없이 올릴 수 있는 데는 진심의 힘이 있다고 생각해요. 편지라는 단어가 간지럽기도 하고 결국 이뤄지지 못하고 세상을 떠난 베르테르의 슬픔의 무게를 표현하기에는 가벼운 느낌일 수 있어요. 하지만 편지에 담긴 진심을 생각해보면 가장 잘 표현한 말이 아닌가 해요.”​(인터뷰②에서 계속)

khj3330@xportsnews.com / 사진= CJ ENM, 아티스트컴퍼니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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