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30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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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M콘을 통해 보는 온택트형 합동 콘서트의 가능성 [K-POP포커스]

기사입력 2020.09.08 17:10



지난 4일 오후 9시(한국시간)에는 네이버 V 라이브를 통해 전 세계에 생중계된 ‘Hello! WM ONTACT LIVE 2020’가 진행됐다.

이 콘서트는 WM 아티스트 3팀이 함께 한 온택트형 합동 콘서트로, 참여 아티스트는 B1A4, 오마이걸, 온앤오프였다.

기자도 이 콘서트를 ‘내돈내산’(앞 광고 없음, 뒷 광고 없음)해서 봤다.

만족스러웠고 돈값 했다고 생각한다. 다만 직업이 직업이다 보니 ‘그냥 공연 보고 끝’ 할 수는 없었다.



코로나19 시대가 되면서 온택트 공연으로 어려움을 타개해보려는 움직임이 많아지고 있다. 이번 WM콘도 그 일환의 일부.

이에 공연을 잘 감상하면서도 ‘이러한 온택트형 합동 콘서트가 새시대의 표준이 될 수 있을까?’를 계속 생각해보게 됐는데, 결론은 ‘매우 어렵다’였다. 소속사 아티스트끼리의 합동 콘서트도 그렇고, 소속사간 콜라보 콘서트도 솔직히 쉽지 않아 보인다. 그것이 유료라면 더더욱.

WM콘에 매우 만족했음에도 왜 이것이 보편화되기 어려워 보였는가.

일단 합동 콘서트라는 건 결국 내가 최고로 애정 하는 가수의 셋리스트가 단독 콘서트에 비해 적다는 걸 의미한다.

WM콘은 약 3시간짜리였고 3팀이 참가했다. 아주 간단하게 계산하면 ‘내’ 가수에게 주어진 시간은 약 1시간 정도인 셈이다.

그렇다면 여기서 중요한 건 분명해진다.

나의 최애 아티스트가 ‘아닌’ 아티스트의 공연을 봐도 만족할 수 있는가.

이게 굳이 돈을 주고서라도 온택트 형태의 합동 콘서트를 볼 것이냐, 그렇게까지 하지는 않을 것이냐를 결정짓는 키포인트.

걸그룹 덕후, 그러니까 오마이걸이 콘서트에 나온다고 해서 콘서트 티켓 구매를 한 사람 입장에서 이야기 해보겠다.

결제한 첫 번째 이유는 당연히 오마이걸이 나오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두 번째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B1A4와 온앤오프의 셋리스트도 충분히 보고 듣고 할 만하다고 생각한 것이다.

B1A4는 말할 것도 없고 WM 막내인 온앤오프도 ‘사랑하게 될 거야’ 등 우수한 셋리스트를 가지고 있다. ‘로드 투 킹덤’ 덕분에 팀의 음악적 스타일을 좀 더 잘 알게 되기도 했고. 좋은 노래, 좋은 무대가 나올 것이라는 걸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기에 돈 주고 온택트 콘을 구매하는데 저항감이 없었다.

세 번째는 WM에서 그냥 각 아티스트들이 자기 노래 순서대로 나와서 부르는 형태의 콘서트 기획을 하진 않을 것이라는 예측이다. ‘합동 콘서트라는 기획에 부합하는 뭔가를 보여주겠거니’ 하는 생각이 있었고, 실제로 ‘체크메이트’ 등의 무대를 통해 그 기대감이 충족됐다.

그리고 각 아티스트들이 자기 무대가 아닐 때는 리액션 요정이 되어 ‘관객 없는 콘서트’라는 느낌을 많이 줄여주기도 했다. 원래 콘서트라는 게 관객롤인 사람이 없으면 엄청 허전한데, 그걸 아티스트들이 주어진 여건 하에서 잘 메꿔줬다.

이게 기자가 만족했고 기대감이 충족된 부분. 거꾸로 이야기하면, 위에 언급한 것 중 딱 한 가지만 어긋나도 지갑이 열릴 확률은 낮아진다.

대중가요를 포함해 문화예술분야는 기본적으로 소비자의 성향이 극과 극이다. 안 쓰는 사람은 정말 한 푼도 안 쓰고 쓰는 사람은 미친 듯이 쓴다.

아이돌들이 얕고 넓게 인지도 쌓는 것 말고, 좁을지언정 충성도 있는 팬덤을 구축하는 쪽으로 전략을 바꾼 데에는 다 이유가 있는 것. 해외 팬덤까지 커지면 ‘좁다’는 것이 무의미해질 정도로 소위 ‘팬덤 장사’가 된다.

하고 싶은 말은 온택트여도 이 ‘충성도 높은 고객층’의 마음을 잡을 수 있어야 장사가 된다는 이야기인데, 합동 콘서트라는 형태로 과연 이들의 마음을 충족시킬 수 있는가. 솔직히 많이 회의적이다. 이게 오프라인 콘서트이기만 해도 혹시 모른다고 할 텐데 온택트이다 보니.

소비자1 입장에서 간단히 요약하자면, ‘기획사가 WM’이라서 WM콘에 만족한 것이지 온택트형 합동 콘서트라고 하는 형식에 만족해서 WM콘을 잘 본 건 아니라는 이야기다.

그나마 아이돌들은 해외팬이 있으니깐 이런 온택트형 합동 콘서트를 시도라도 해보는 것인데, 해외 팬덤 구축이 아예 안 된 대다수의 아티스트들이 이걸 해서 과연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인지.

그래도 기획사들이 ‘좋은 아티스트들 모아서 공연하면 시너지가 나지 않을까?’라는 관점에서 이러한 온택트형 합동 콘서트 카드를 만지작 만지작 하긴 할 거 같은데(단일 아티스트 팬덤으로 수익을 낼 수 있는 곳은 극히 소수이니까), 만약 실제로 온택트형 합동 콘서트를 준비하는 곳들이 더 있다면 숙고를 좀 많이 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tvX 이정범 기자 leejb@xportsnews.com / 사진 = WM-네이버브이라이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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