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유진 기자] 영화 '블루 아워'(감독 하코타 유코)가 뜨거운 관객들의 요청으로 성사된 정성일 평론가 시네마톡을 성황리에 개최했다.
'블루 아워'는 완벽하게 지친 CF 감독 스나다(카호 분)가 돌아가고 싶지 않았던 고향으로 자유로운 친구 기요우라(심은경)와 여행을 떠나며 시작되는 특별한 이야기로, 개봉 전부터 심은경과 '바닷마을 다이어리' 카호의 만남만으로도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개봉 후 관객들의 응원과 GV 요청이 이어지며 지난 6일 정성일 평론가와 함께 영화에 대한 심도 있는 이야기를 나누는 자리가 마련됐다.
궂은 날씨에도 많은 관객들이 참석했던 시네마톡은 "'블루 아워'에는 반전이 나오기는 하지만, 그것은 감독이 연출한 목표와 본질이 아니다"라는 모두의 예상을 뒤엎는 정성일 평론가의 말로 시작해 궁금증을 자극했다.
그 이유에 대해서는 영화의 원제에 대한 설명으로 풀어나갔는데, "새벽녘 블루 아워의 뜻은 '그가 누군가일 때', 저녁 시간대 블루 아워의 뜻은 '누군가가 그일 때'이고, 결국 '블루 아워'는 '두 개의 시간이 함께 고향을 찾아가는 이야기'라고 말할 수 있다. 감독은 처음부터 이를 굳이 숨기려 애쓰지 않았다"라며 관객들이 놀랐던 반전이 영화의 초반부터 이스터 에그와 같이 놓여 있음을 밝혔다.
더불어 주인공 캐릭터들에 관해 이야기를 들려준 그는 "어렸을 적 밝았던 스나다와 일상에 지친 서른 살의 스나다는 어느새 다른 사람이 돼 있다. 자기 자신도 자신을 모르는 사람이 된 것이다"라며 공감을 일으키는 인물 설정을 짚어냈다.
또 "'블루 아워'는 고향이 아닌 곳에서 맞이하는 새벽의 블루 아워로 시작해, 고향에서 맞이하는 저녁의 블루 아워로 끝나는 영화다. 이는 공간을 여행하는 이야기가 아닌, 시간을 여행하는 이야기라는 것이고, 감독은 시간을 다루는 또 다른 방법을 제시했다. 그렇기에 매우 새롭다"고 말하며, 하코타 유코 감독의 섬세한 연출에 대한 칭찬을 잊지 않았다.
이어 "어릴 적의 스나다와 현재의 스나다를 보는 것이 전부가 아니라, 영화에 담지 않은 그 사이의 과정에 무슨 일이 있었을지 관객들에게 질문하는 영화"라며 흩어져 있는 정보들을 관객들에게 끊임없이 조립해서 영화를 보도록 한 감독의 연출법에 대해 언급했다. 또 "매우 섬세하게 봐야 하는 영화"라는 평으로 관객들을 위한 팁까지 전했다.
정성일 평론가는 영화에 대해 "'블루 아워'는 자신도 잊었던 자신을 바라보고 마주하기 위해 트라우마와 상처인 고향으로 가는 영화다"라며 본질을 제대로 꿰뚫은 것은 물론, 미장센과 장면과 대사, 쇼트 등 매우 작은 구석 하나까지 감독이 보여주고 들려주고 싶었던 이야기를 흥미로운 해석을 통해 들려줬다. 관객들의 감정에 파도를 일으킨 할머니의 '살려고 열심히 애는 쓰고 있다만, 열심히 한다는 게 뭔지 모르겠어'라는 대사에 대해서는 "모두가 열심히 살고 있지만, 종종 길을 잃곤 하는 우리가 종이에 써서 벽에 붙여 놓고 싶은 말이다"라며 마음을 울린 한 줄에 대한 극찬을 보냈다.
또 이후 이어지는 장면에 대해서는 "스나다가 건네준 꽃향기를 맡는 할머니의 행위는 그 존재를 인정하는 것을 의미한다. 또 열심히 살아있다는 증명이자 '열심히 한다는 게 무엇일까'라는 평생 풀어야 할 숙제를 스나다에게 준 것이다. 아마 그는 CF 감독이었기 때문에 이런 장면을 넣은 것으로 보인다. 82년생인 감독이 이런 시나리오를 썼다는 것이 굉장히 놀랍고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존재를 인정하고 삶의 본질을 깨달은 이 감독은 매우 성숙한 사람이다"며 놀랍도록 촘촘한 시나리오와 하코타 유코 감독의 성숙한 연출에 대해 박수를 보냈다.
마지막으로 그는 시네마톡을 마무리하며 "'블루 아워'는 하루에 제일 멀리 떨어져 있는 두 개의 시간을 하나로 이은 영화이고, 힐링 영화가 맞다. 그리고 오랫동안 잊고 지냈었던 당신의 블루 아워를 내일 아침에는 맞이하길 바란다"라는 감동적인 말로 관객들의 가슴을 울리며 시네마톡을 마무리했다.
'블루 아워'는 전국 극장에서 상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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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진 기자 slowlif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