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2-02 21:04
연예

"제 모습에서 출발해요"…구교환, 독보적인 개성의 시작 [엑's 인터뷰]

기사입력 2020.08.13 07:30 / 기사수정 2020.08.13 00:03


[엑스포츠뉴스 김유진 기자] 배우 구교환이 영화 '반도'(감독 연상호)로 상업 영화에 첫 도전하며 관객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앞으로 더욱 많은 작품에서 다양한 얼굴로 대중을 찾을 구교환의 다음 시간들에 대한 기대도 높아지고 있다.

7월 15일 개봉한 '반도'는 코로나19 바이러스 여파 이후 처음으로 월드와이드 개봉을 한 영화로 높은 주목을 받았다. 12일까지 372만 관객을 돌파하며 꾸준한 흥행을 이어가는 중이다.

'반도' 공개 후 많은 이들에게 가장 많이 회자되는 인물 중 한 명이 바로 구교환이다.

'독립영화계의 슈퍼스타'라 불리며 많은 탄탄한 마니아 팬층을 확보하고 있는 구교환은 단편 '거북이들', '왜 독립영화 감독들은 DVD를 주지 않는가'에서는 연출과 주연 배우로, 독립 영화 '메기'에서는 프로듀싱과 주연 배우로 활약했다. '꿈의 제인' 속 트랜스젠더 제인 역으로는 제21회 부산국제영화제 올해의 배우상, 제54회 백상예술대상 남자 신인연기상을 수상하며 다재다능함을 입증했다.

'반도'에서는 631부대의 지휘관 서 대위 역을 연기했다. 무자비한 631부대 구성원들을 통제하면서, 반도에서의 탈출을 꿈꾸며 자신의 욕망을 향해 내달린다.

구교환은 '반도'로 더욱 높아진 자신을 향한 관심에 "감사하다"고 쑥스러워했다. "잘 봤다는 코멘트도 해주시고, 주변에서 응원 메시지를 많이 주시더라고요"라며 차분하게 자신의 이야기를 전했다.

작품에 대한 만족도를 생각해보기보다, '반도'에 참여했다는 그 자체만으로도 좋았다고 말한 구교환은 "'부산행'을 극장에서 보면서 너무나 좋아했었는데, 그 세계관을 갖고 있는 다음 작품에 제가 출연하게 될 것이라고는 상상해본 적이 없었죠. 여전히 신기해요"라고 말을 이었다.

독립영화계에서 먼저 이름을 알렸지만, 스스로는 독립영화나 상업영화의 구분을 짓지 않았다고 전하며 "영화는 관객들을 만나 완성된다고 생각하죠. 저의 관객을 만나는 태도는 늘 똑같았다고 생각해요. 제가 분리할 어떤 자격도 없고요"라고 조심스럽지만, 강단 있게 얘기했다.


서 대위 캐릭터에는 '이 사람의 4년은 어떤 시간이었을까'를 떠올리며 접근했다.

"굳이 꼭 어떤 것을 정의하려고는 하지 않았어요"라고 전한 구교환은 "4년이 지나고 이미 모든 것이 많이 붕괴된 상황이었죠. 이 사람이 4년 전 민간인을 구조하러 다닐 때의 마음과 4년이 지난 현재의 시간들이 궁금해지더라고요. 마음이 붕괴되기 전의 서 대위의 모습을 상상했죠. 시제로 서 대위의 첫 등장신이 제게는 첫 촬영이었고, 관객들과의 첫 만남이기 때문에 굉장히 많이 고민하고 준비했었어요."

'신의 목적에 충실하자'는 것이 구교환의 생각이었다. 구교환은 "현장에서도 다른 배우 분들과 굉장히 유연하게, 잘 맞춰졌었던 것 같아요. 저희가 해야 할 정확한 미션들이 있잖아요. 신마다의 목적에 충실하려고 했죠"라고 말했다. "연상호 감독님이, 제가 너무 (연기적으로) 많이 가 있다면 절제해주시기도 했고, 증폭시켜주시기도 했었죠"라고 떠올리며 고마운 마음도 함께 전했다.

'반도'를 통해 얻은 것으로는 '좋은 동료들을 만난 것'이라고 꼽으며 미소 지었다. 연출로도 역량을 보여주고 있지만, '반도'에서는 배우로 참여한 것이기에 온전히 '배우 구교환'으로 집중하기 위해 노력했다는 점도 강조했다.


"그냥 저는, 영화라는 매체 자체를 좋아하는 것 같아요"라고 다시 말을 꺼낸 구교환은 "연기를 할 때는 실제 카메라 안에 들어가서 시나리오와 가장 가깝게 마주하고 있는 것이잖아요. 그 때만의 매력이 있죠. 또 영화 편집 작업을 하면서는 촬영 때를 복기하며 느껴지는 어떤 쾌감들이 있어요. 각 파트마다, 저를 두근거리게 하는 지점들이 있는 것 같아요."

직접 들었을 때 더욱 개성 있게 와 닿는 자신의 목소리에 대해서도 "저는 제 귀에 들리는 목소리가 다르게 느껴지더라고요. 삐삐 사서함을 확인할 때 너무 창피하지 않나요?"라고 쑥스러워해 웃음을 안겼다.

"아마 어느 배우 분들이라도 공통적으로 느끼는 감정이지 않을까 싶어요. 저는 작품 속에 나오는 제 목소리도 제가 객관적으로 듣지 못하거든요. 제가 연기하는 모습을 잘 마주하지도 못하고요. 제 목소리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뭔가를 하지는 않아요. 그렇지만, 듣는 분들이 특별하게 생각해주신다면 좋은 것이죠."

많은 작품에서 보여지는 그만의 독특한 개성, 다양한 창작 활동의 바탕에는 '구교환'이라는 자신의 존재가 자리하고 있었다.

구교환은 "'나'에서 많이 출발해요. 제가 농담을 좋아하기도 하고, 유머의 힘을 믿거든요. 제가 만들었던 영화들도 보는 분들에게 유머 있게 다가갔다면 다행이고요"라며 호기심이 가는 인물이라면, 작품의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꾸준히 표현해보고 싶다는 뜻을 전했다.

slowlife@xportsnews.com / 사진 = 나무엑터스, NEW

김유진 기자 slowlife@xportsnews.com

ⓒ 엑스포츠뉴스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실시간 인기 기사

연예
스포츠
게임

주간 인기 기사

연예
스포츠
게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