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4 09:03
사회

[함께 나눠요] 교도소에 수감된 '어린' 아빠…엄마없는 구름이

기사입력 2010.10.08 13:37 / 기사수정 2011.06.30 01:44

엑스포츠뉴스 기자

일곱 살 구름이(가명)는 요즘 계속 할머니와 할아버지 눈치를 본다. 아빠가 보고 싶기 때문이다. 구름이는 자신이 보육원에 버려졌던 걸 기억하는 눈치다.

아빠가 '똑똑하다'고 말해줄 때 가장 기분이 좋아진다는 구름이. 그래서 교도소에 수감된 아빠가 그리우면 열심히 그림을 그리고 책을 읽으며 칭찬받을 거리를 만들어 둔다.

너무 어린 나이에 낳은 구름이

현재 구름이는 할머니, 할아버지 그리고 중학생 삼촌과 함께 살고 있다. 구름이 아빠는 고등학교 동창회에서 구름이 엄마를 만나 19살에 구름이를 낳았다. 너무 이른 나이에 아이를 낳은 탓인지 구름이 엄마는 아이 키우는 걸 감당하지 못하고 결국 구름이가 돌이 지났을 무렵 집을 가출했다.

이 일로 큰 충격을 받은 구름이 아빠 소진 씨(26살)는 양육에 대한 부담감과 부모님께 짐이 된다는 죄스러움, 구름이 엄마에 대한 미움으로 매일 같이 술을 마셨다. 이로 인해 점점 폭력적으로 변해갔다.

결국, 우울증을 이기지 못하고 구청에서 공익근무요원으로 일하던 중 무단이탈을 감행하고 빌린 자동차를 돌려주지 않고 사용했다. 결국, 교도소에 수감되었고 구름이는 조부모에게 맡겨졌다.

보육원에 맡겨야 했던 아픔

"큰 아들만 생각하면 가슴이 무너집니다. 구름이가 제 아빠가 보고 싶다고 할 때는 더욱 그렇지요. 무능한 어른들 탓에 건강하게 뛰어 놀아야 할 아이가 마음고생 하며 자라고 있어요. 아무리 힘들어도 아이를 보육원에 보내는 게 아니었는데…"

구름이는 갓난아기 때부터 엄마의 충분한 사랑을 받지 못하고, 보육원에도 맡기는 등 불안정한 가정환경 탓에 애정결핍 증세를 보인다. 어른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 난폭한 행동도 서슴지 않고 어리광도 심하다.

또 한편으론 또래에 비해 조숙한 면이 있어서 할머니가 힘들어 하는 모습을 보이면 금세 시무룩해지고 주눅이 든다. 하지만, 웃을 때는 너무 예쁜 천사가 된다.
 

▲ 현관에 들어서면 빼곡하게 꽂혀있는 독촉 고지서가 집안 분위기를 말해준다.

가족들의 희생

구름이를 얼마간 보육원에 맡길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구름이 할아버지의 사업 실패 때문이다. 구름이 할아버지는 건축업을 하다가 망한 뒤 심한 우울 증세를 보였다. 이런 상황에서도 일용직 일거리라도 있으면 찾아서 하려고 노력한다.

현재 가정경제는 구름이 할머니가 도맡아 한다. 식당에 나가 번 돈 70만 원과 구름이 이름으로 받는 생활수급 36만 원으로 생활을 유지한다. 그러나 얼마 전 팔을 다쳐 깁스를 하는 바람에 식당일도 여의치가 않게 되었다.

구름이네는 건강보험 3년치가 밀려 있고 어린이집 비용도 몇 개월째 내지 못하는 실정이다. 또한, 월세가 4개월 동안 미납되어 독촉을 받고 있다. 이로 인해 구름이 가족들의 심리적 불안감은 더욱 가중된 상태다.

 ▲ 주말마다 아빠가 그리워 시무룩해하는 구름이

아빠가 보고 싶은 구름이

구름이 아빠 소진 씨는 진주교도소에 수감 중이다. 구름이는 날마다 아빠가 보고 싶다고 한다. 구름이 소원은 아빠와 함께 사는 거다. 주말마다 아빠가 보고 싶다며 할머니를 조르지만 거리상 세 가족이 동행하려면 진주까지 교통비만 12만 원이 든다.

구름이가 아빠를 만나고 오면 한결 차분해지고 안정적인 모습을 보인다. 반면 오랫동안 만나지 못하면 산만하고 신경질적인 모습으로 할머니의 속을 태운다. 일주일에 한 번이라도 구름이에게 아빠를 만나게 해줘야 하는데 가정 형편상 그럴 수가 없다.

중학생인 구름이 삼촌 진혁 씨의 고생도 이만저만이 아니다. 중학교 3년 내내 교복을 한 번도 사주지 못했다. 여러 사정이 겹쳐 구름이네 가족들은 우울증을 앓고 있다.

구름이가 정기적으로 아빠를 만날 수 있도록 경제적 지원이 필요하다. 또한, 아이가 정서불안 증세가 있기 때문에 미술치료 등 양질의 교육도 필요한 시점이다. 더구나 월세가 밀린 상태에서 집계약이 만료되기 때문에 계속 그 집에서 살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살고 있는 집에서 쫓겨나면 갈 곳이 막막한 상태다.

지금 구름이 가족에게는 무엇보다 희망이 필요하다. 작은 관심과 손길이 구름이에게는 따뜻한 햇볕이 될 수 있다. 구름이의 얼굴에 환한 웃음이 다시 피어날 수 있도록 많은 사람의 관심이 모였으면 하는 바람이다.

[야후! 나누리] 엄진옥 기자 umjo2002@yahoo.co.kr

※ 구름이 가족(경기 성남)에게 도움을 주길 원하시는 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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