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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호 "기적 같은 멤버들과 사람들 만나 기적처럼 사랑받았다" [일문일답]

기사입력 2020.07.31 10:44


[엑스포츠뉴스 전아람 기자] SG워너비 김진호가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COVID-19)로 힘들어하는 국민들을 위해 위로의 메시지를 전하는 ‘때묻은 시 프로젝트’를 소개했다. 
 
지난 5월, ‘그거 모으러 왔나 봐요’를 시작으로 자신만의 짙은 감성을 표현해 내 화제를 모은 김진호는 두 번째 프로젝트곡 ‘도착’을 통해서 평범한 삶이 그립다 말하는 요즘 사람들에게 다시 한번 힘찬 메시지를 건내며 훈훈함을 자아냈다.

2004년 SG워너비의 메인보컬로 데뷔해 발라드 열풍을 이끌어낸 김진호는 팀 활동은 물론 솔로곡 ‘가족사진’, ‘사람들’, ‘졸업사진’ 등을 발표하며 많은 사랑을 받았다. 이후 1인 기획사 ‘목소리 엔터테인먼트’를 설립, 사람 사는 이야기를 담아내며 자신만의 음악 세계를 끊임없이 확장해가고 있다.

다음은 ‘때묻은 시 프로젝트’로 일상에 잔잔한 위로를 전하는 김진호가 직접 소개하는 일문일답이다.

Q. '때묻은 시 프로젝트'를 시작하게 된 계기가 있나요?

A. '때 묻었다'라는 걸 안 좋게 보는 시선들이 대부분이지만 시간의 흐름 속에 자연스러운 흔적들은 대부분 바람, 햇살, 비의 손때가 묻으며 자라요. LP를 찾고 필름 카메라를 찾는 요즘 젊은 세대들의 마음속도 시간의 때가 묻은 것들을 필요로 하는 것 같아요.

저는 기획사도 없이 저 혼자 앨범을 만들고 진행하다 보니 굳이 치장하지 않아도, 제 이야기를 기획사의 왜곡 없이 쓸 수 있고 부를 수 있어서 시간의 흔적이 묻은 사람들 또는 풍경을 노래하자 생각하게 되었어요.

Q. 뮤직비디오를 직접 촬영하게 된 계기와 촬영하면서 생긴 에피소드가 있나요?

A. 기획사에서 포장해주고, 스타일리스트가 옷을 입혀주고, 유명 뮤직비디오 감독님이 멋진 영상미로 촬영을 해줘도 결국 그 가수가 쓴 노래는 서툴러도 그 가수의 시선으로써 담겼을 때 ‘나’라는 사람 고유의 냄새가 나는 것 같아요. 용기가 필요하지만요.

확연히 상품으로서의 접근과 ‘사람’이라는 나무에서 ‘사랑’이라는 결실을 따서 나누고자 하는 예술에는 분명 차이가 있고, 보는 사람들도 부작용 없이 느낄 수 있을 것 같았어요.

Q. 작곡가 B.A.Wheeler 와는 어떻게 인연이 닿았나요?

A. 제 친구의 소개로 알게 된 뮤지션이자 엔지니어고, 고향은 캐나다예요. 선우정아, 바버렛츠, 혁오, 장기하 등 멋진 아티스트들과 작업했어요. 타지에서 작은 녹음실을 운영하며 언어도 통하지 않아 외로운 순간들이 많았을 텐데 음악이라는 언어로 소통해 주는 귀인이지요.

얼마 전 Wheeler가 아이를 낳았는데 '도착'은 그 아이들의 탄생을 바라보는 브래드의 감성이 그대로 담겨있어요. 저는 그 언어가 와닿았고요.

Q. 신곡 '도착'을 통해 대중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A. ‘집에 있는 시간이 답답하다’, ‘평범한 일상이 그립다’라고 말하지만 우리 일상 절반 이상은 집에서, 가족 안에서 보내지요. 코로나로 집에 '도착'해 있을 경우가 많은 요즘. '일상의 절반은 지키고 있다'라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어요.

가장 완벽한 도착지인 집에서의 시간을 감사히 누릴 수 있기를 바랄 뿐이에요.

Q. '때묻은 시 프로젝트'는 언제까지 계속될 예정인가요?

A. 마음에 맺히는 순간들이 있을 때마다 한 곡씩 발표할 예정이에요. 즉흥적일 거예요. 한 곡씩 모아져서 10편 정도 되었을 때 시집과 노래를 썼던 순간의 에피소드를 적어 시집을 발표하고 싶어요.

Q. 곡 작업을 할 때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이 있나요?

A. 전 그 사람이 얼마나 담겨있는지가 가장 중요하다 여겨요. 수많은 대기업이 프랜차이즈를 내고 가장 큰 맛집이 된다 해도 동네 구석구석 여전히 사람들이 찾는 추억이 어린 맛집들이 있잖아요. 그 주인들의 이야기가 싱어송라이터의 모습과 같아 보여요. 언제든 새로운 상품이 나와서 예전 상품을 대체할 수 있는 게 아닌, 자본의 포장으로서 따라 할 수 없는 사람으로서 존재하는 곡들.

Q. 그룹 속의 김진호와 솔로 아티스트 김진호의 차이점이 있나요?

A. 그저 노래하는 게 꿈이었던 시절, 저 혼자라면 표현해내지 못할 좋은 곡들을 기적 같은 멤버들과 사람들을 만나 기적처럼 사랑받았어요. 그룹 안에서 마음을 다해 사람들에게 솔직하게 노래하려 했었고, 지금은 제가 쓴 가사와 멜로디이기에 솔직하게 하려는 노력 없이 있는 그대로 노래하는 차이인 것 같아요.

Q. 어느덧 16년 차 베테랑 아티스트로 접어들었는데, 16년을 돌이켜보면 어떤 특별한 소회가 있었고, 또 어떤 특별한 계획을 가지고 있나요?

A. “대중가수면 사람들이 좋아하는 걸 해야지”라는 말을 ‘가족사진’ 작업 당시 주변 매니저들과 제작자들에게 참 많이 들었어요. 거의 10명에 9명은 ‘가족사진’을 대중적이지 않다고 얘기했거든요. 마치 그 말은 대학생이면 ‘취업 준비해야지’, 30대면 ‘결혼 준비해야지’, 학생이면 ‘공부해야지’와 비슷하게 들렸어요. 대학생이어도 자퇴하고 사업을 할 수 있고, 30대가 돼도 결혼보다 더 큰 가치를 찾을 수도 있고요.

이제 와서 생각해보니 ‘가족사진’을 대중적이지 않다고 했던 그들이 이해가 가요. 자신 고유의 이야기를 해본 적이 드물었고, 안전한 궤도와 비즈니스를 행했던 이들이 해줄 수 있는 조언이었어요. 자기 사업을 꿈꾸던 매니저형 한 명만 ‘가족사진’이 사람이 담겨서 좋다고 이야기해 줬고요.

대중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생각하고 계산하기보다 ‘나’라는 사람이 먼저 내 마음을 관통하고 위로하는 음악을 해야 다른 사람들 마음에도 닿을 수 있다고 생각해요. 대중가수란 없고, 사람이 있을 뿐이죠.

자기 자신의 이야기를 썼을 때 그 곡 덕분에 위로받는 사람이 한 둘씩 몇 년에 걸쳐 쌓여지고, 대중성이라는 말로 획일화하고 합리화하려는 생각을 벗어나 고유의 향기들이 고개를 들어 용기 낸 그들에게 귀 기울여주는 시대. 그날들을 위해 노래하고 싶어요.

kindbelle@xportsnews.com / 사진=목소리 엔터테인먼트

전아람 기자 kindbell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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