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0.10.06 08:16 / 기사수정 2010.10.06 08:16
[엑스포츠뉴스=김현희 기자] '가랑비에 옷 젖는 줄 모른다'
2010 준플레이오프(이하 준 PO)를 마친 롯데 자이언츠에 정확히 어울리는 표현이었다. '작은 실수' 하나가 판 전체를 흐린 것은 물론, 정규 시즌 내내 보여 주었던 특유의 장점도 제대로 살려내지 못했다. 큰 경기에서 '평소 실력'을 발휘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를 보여 주는 일전이기도 했다.
사실 롯데는 준 PO 3차전에서 플레이이오프 진출을 확정지을 수 있었다. 1회 말 공격서 김주찬, 손아섭, 조성환의 3연속 안타로 단숨에 두 점을 뽑아내며 '기선 제압'에 성공했기 때문이었다. 이 상황에서 한, 두 점만 더 뽑았다면, 두산을 침몰시킬 수 있었다.
그 누구도 롯데의 승리를 의심하지 않았던 시점에서 ‘캡틴’ 조성환의 실수가 나왔다. 2루 주자로 나가 있던 그가 홍상삼의 견제에 걸려 아웃됐기 때문. 결국, 주자 없는 상황에서 등장한 이대호, 홍성흔은 나란히 삼진으로 물러나며 아쉬운 1회 말 공격을 마쳐야 했다.
이러한 '작은 실수'는 필연적으로 롯데의 위기를 불러왔다. 4회 초 공격서 이종욱에게 솔로포를 허용한 롯데 선발 이재곤이 제구 난조로 세 타자를 연속 출루시켰기 때문이다. 이후 두산 타선은 타자 일순하며, 대거 5득점 하는 데 성공했다. 사실상 여기서 경기가 끝난 셈이었다.
2연패 후 기사회생한 두산은 4차전 경기마저 가져가며, 기세를 올렸다. 그러나 4차전에서도 롯데는 이대호가 홈에서 아웃되는 등 몇 차례 ‘작은 실수’로 인하여 무릎을 꿇어야 했다. 특히, 1회 말 무사 만루 찬스서 단 한 점도 뽑아내지 못하는 등 중심 타선이 제 기능을 못한 것 역시 무시할 수 없었다. 홈 팬들에게 ‘가장 좋지 않은 모습’만 보여주었던 셈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맞은 준 PO 5차전이 롯데에 유리하게 전개될 수 없었다. 결국, 롯데는 5차전 내내 이렇다 할 공격 찬스를 잡지 못하며, 7점차 패배를 당해야 했다. 조성환, 이대호, 강민호가 기록한 멀티 히트 역시 '때늦은 한 방'에 불과할 뿐이었다.
그러나 롯데는 2008년 가을잔치에서 전패로 물러난 이후 2009년 1승, 2010년 2승을 거두며, 매년 조금씩 나아지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평소 실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물러난 롯데의 내년 시즌이 기대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사진 = 제리 로이스터 감독 ⓒ 엑스포츠뉴스 권태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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