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잠실, 조은혜 기자] 지난해 한화 이글스에서 11승을 올린 채드벨은 특히 후반기 9경기에서 평균자책점 2.58을 기록하며 6승을 챙기는 위력을 보였다. 2020시즌에 대한 기대감은 자연스러웠다. 하지만 올해 채드벨에게서는 작년 좋았던 모습을 찾아볼 수가 없다. 오히려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
채드벨은 6일 잠실 두산전에서 5⅓이닝 9피안타(1홈런) 2볼넷 3탈삼진 5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됐다. 박건우의 홈런 외에는 잘 버티며 부활을 알리는 듯했지만 6회부터 페이스가 급격하게 떨어지며 결국 동점과 역전을 허용했다. 2경기 연속 5실점이었고, 최근 나온 6경기에서 모두 패전의 멍에를 쓰며 6연패에 빠졌다.
팔꿈치 통증으로 시즌 시작도 늦었던 채드벨은 8경기에서 단 한 번 6이닝을 소화했다. 그러나 6이닝 동안 7실점(5자책점)을 기록해 정말 소화 그 자체 말고는 의미가 없었다. 한계 투구수를 정하고 오른 첫 등판에서 3⅓이닝 무실점을 했을 뿐 이후 모든 경기에서 6이닝 미만 3자책점 이상을 기록했다. 8경기 평균자책점은 7.96. 리그 외국인 투수 중 가장 높은 수치다.
지난주 장시환과 김범수, 김민우로 이어지는 한화의 토종 선발 세 명은 도합 18이닝 2실점으로 호투를 펼쳤다. 반면 워윅 서폴드가 5⅓이닝 6실점, 채드벨이 5⅓이닝 5실점으로 오히려 외인들이 기대에 못 미쳤다. 매년 숙제였던 토종 선발의 실마리가 보이기 시작한 시점에서의 아이러니다. 애석하게도 이런 엇박자는 올 시즌 한화를 관통하고 있기도 하다.
서폴드가 힘든 시기 에이스의 역할을 충분히 해줬고, 잠시 주춤했다고 본다면 여전히 반등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채드벨은 분명 서폴드와는 다른 입장이다. 최원호 감독대행은 지난 경기에서 채드벨의 구위가 나쁘지 않았다고 봤지만, 이번 등판 '위기가 왔을 때 어떻게 극복하는가'라는 평가 기준에서는 다시 낙제점을 받았다.
지난해 뛴 외국인 선수 세 명과 모두 재계약한 한화로서는 상상치도 못했던 최악의 시나리오가 전개됐다. 포스트시즌으로 향하는 길은 사실상 너무 멀고, 포기하기에도 너무 많은 경기가 남은 현재, 최원호 감독대행은 "채드벨을 계속 쓸 것이라면 그 카드를 살리는 게 더 중요하다"라고 얘기했다. 채드벨이라는 카드의 쓸모에 대한 고민은 계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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