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4 0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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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어져 가는 박주영과 모나코의 꿈

기사입력 2010.09.26 09:22 / 기사수정 2010.09.26 09:22

윤인섭 기자
 
[엑스포츠뉴스=윤인섭 기자] 올 시즌이 시작되기 전, 박주영과 AS 모나코는 확실한 목표가 있었다. 박주영 개인으로서는 시즌 두자릿수 득점에 성공해 유럽 일류 스트라이커로 거듭난다는 각오였고 소속팀 모나코는 6년 만에 유럽 클럽대항전 무대 복귀를 노리고 있었다.
 
시즌 초만 하더라도 박주영과 모나코의 목표는 실현 가능성이 충분해 보였다. 지난 시즌 리그에서 8골을 득점하며 모나코의 에이스로 인정받은 박주영은 이번 시즌을 앞두고 네네가 이적하며 모나코의 새로운 주포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고, 소속팀 모나코는 몇몇 선수들의 이적 공백이 있었지만, 나름대로 알찬 보강에 성공하며 지난 시즌에 아쉽게 실패한 유로파 리그 진출이 이번 시즌에는 해볼 만한 목표로 다가왔다.
 
그러나 프랑스 리그1 2010/11시즌 7라운드가 끝난 시점에서 박주영과 모나코의 목표는 실현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비록 아직 시즌 초반이지만, 현재의 박주영과 모나코는 시즌 두자릿수 득점과 유럽 클럽 대항전 진출에 거리가 먼 모습이다. 획기적인 변화가 없는 한, 박주영과 모나코는 같은 목표를 들고 다음 시즌에 임해야 할 것이다.
 
우선, 박주영의 목표에 가장 큰 걸림돌은 박주영이 현재 팀 내에서 맡는 역할의 변화이다. 지난 2년간, 모나코의 주전 스트라이커로 활약했던 박주영은 올 시즌 들어 팀에 새로이 합류한 듀메르시 음보카니와 다니엘 니쿨라에에 밀려 왼쪽 미드필더로 보직을 변경했다.
 
아무래도 측면 미드필더로 경기에 나서다 보니 최전방 공격수로 활약할 때에 비해 득점 기회를 맞이하는 횟수가 현저히 줄어들었다. 기록적인 측면에서 봐도 박주영은 지난해, 경기당 정확히 2회의 슈팅을 가져갔지만, 측면 미드필더로 나선 올 시즌 세 경기에서 고작 네 차례의 슈팅을 기록했다.
 
그 중 세 차례의 슈팅은 측면 미드필더를 처음으로 소화한 오셰흐전이었고 한 차례는 마르세유전에서 전방 공격수로 포지션을 변경한 이후에 쏘아 올린 것이었다. 즉, 오셰흐전을 제외하고 박주영이 측면 미드필더로 나선 지난 세 경기에서 박주영은 단 한 차례의 슈팅도 기록하지 못한 것이다.
 
슈팅뿐만 아니라 박주영은 측면 미드필더로서 팀플레이에 녹아들지 못하고 모나코의 공격작업에 철저히 외면받아왔다. 박주영이 왼쪽에서 경기를 펼치는 경우, 모나코의 공격은 항상 오른쪽의 피에르-에메릭 오바메양 위주로 펼쳐졌고, 모나코의 공격은 심각하게 좌-우 균형이 무너진 채 진행되었다.
 
그러나 문제는 현 모나코의 팀 사정상, 음보카니와 니쿨라에가 경기에 나서지 못할 경우를 제외하고는 박주영은 계속해서 측면 미드필더로 경기에 나서야 한다는 점이다. 음보카니는 박주영보다 볼 간수 능력과 힘이 월등히 좋아 최전방 공격수 대결에서 박주영에게 우위에 있고 니쿨라에는 측면을 소화하기에 스피드가 부족해, 박주영으로서는 어쩔 수 없이, 왼쪽 미드필더의 임무를 떠맡아야 하는 실정이다.
 
물론 대안이 없는 것은 아니다. 니쿨라에를 보다 후방에 위치시키고 박주영과 오바메양을 전진배치, 4-2-3-1에서 4-3-3으로 팀 포지션을 변경하는 것이다. 그러나 니쿨라에가 4-3-3을 소화하기에 수비력이 떨어진다는 점, 모나코의 기 라콩브 감독이 수비의 안정을 중시하는 성향을 가지고 있다는 점으로 실현되기 어려운 전술이다.
 
결국, 선발 명단의 중대한 변화가 없는 한, 박주영은 당분간 측면 미드필더라는 어울리지 않는 포지션에 속박당해야 하는 처지이고 예년보다 현격히 줄어든 득점 기회를 감내하며 이번 시즌을 보내야 한다.
 
현재까지 모나코가 보여준 경기력 역시 시즌 목표인 유럽 클럽 대항전에 나갈 자질이 한참 모자라는 모습이다. 프랑스 리그에서 유럽 무대에 진출하기 위한 조건은 두 가지이다. 리그에서 4위 안에 들어가거나 프랑스 FA컵, 혹은 리그 컵에서 우승컵을 들어 올리는 것이다.
 
그러나 모나코의 현재 팀 전력은 리그에서도, 컵 대회에서도 성공하기 어려운 모습이다. 비록, 이번 주말 경기에서 시즌 첫 패를 당했지만, 모나코는 7경기에서 무려 5무승부를 거두는 답답한 경기력으로 상위권으로 도약할 가망성이 없는 모습을 보여줬다.
 
문제는 무승부와 이번 로리앙전 패배의 모습이다. 모나코는 5번의 무승부 경기와 첫 패를 당한 로리앙 경기에서 단 한 차례도 상대팀을 경기력에서 압도한 적이 없다. 그것은 승리를 거둔 오셰흐전도 마찬가지이다.
 
리옹, 몽펠리에, 툴루즈전에서는 골키퍼 스테판 루피에의 선방에 힘입어 가까스로 0-0 무승부를 이뤘고, 랑과 마르세유전에서는 앞서 있는 상황을 지키지 못하고 무승부를 허용한 경기였다. 8경기 6실점이라는 기본적으로 적은 실점을 기록하고 있지만, 반드시 실점하지 말아야 하는 상황에서는 팀의 탄탄한 수비망이 흔들렸다는 결과이다.
 
반면, 팀의 공격력은 단조로운 공격 패턴으로 세 경기에서 무득점 경기를 펼쳤고, 미드필더진의 공격 지원이 턱없이 부족하다 보니 역습 과정이나 세트 플레이를 제외하고는 모나코의 득점을 기대하기 어렵게 만들고 있다. 미드필더진에는 정확한 패싱력으로 경기 분위기를 한 번에 바꿀만한 선수가 없다는 점 때문에 항상 상대와의 중원 싸움에서 열세에 빠지곤 했다.
 
지금까지는 선수들의 활동량과 투혼으로 이 같은 열세를 극복했지만, 선수층이 넓지 못한 모나코의 특성상, 모나코는 언제든지 하위권으로 추락할 수 있는 위기를 지니고 있다. 수비가 비교적 단단해 컵 대회에 희망을 걸 수 있다는 분석도 가능하나 현재의 모나코는 컵 대회에 집중하다 자칫, 강등권 싸움에 휘말릴 수 있는 위험성 또한 내포하고 있다.
 
팀 플레이의 세밀한 조직력을 완성하고 선수들이 고도의 집중력을 유지, 승리할 수 있는 경기에서 실패하는 일이 없어야 모나코는 이번 시즌의 목표에 근접할 수 있다.      

[사진: 엑스포츠뉴스 DB]
 
        
 
 


윤인섭 기자 press@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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