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인터뷰①에 이어) 귀여운 외모, 그리고 남다른 텐션과 깡을 지녔다. 처음에는 낯설지만 보면 볼수록 귀엽다. 배우 한지은은 MBC 수목드라마 ‘꼰대인턴’에서 독특한 매력의 준수식품 마케팅영업팀 신입 인턴 이태리 역할을 맡아 열연했다.
“한 작품 안에서 이렇게 다양한 걸 해볼 수 있어 좋았어요. ‘이라꽁’(이번에 라면에 꽁치를 넣어 봤어)도 독특하고 태리스럽다는 생각이 들어요. 현장에서 랩으로 해보겠냐고 요청을 주셔서 해봤는데 재밌다고 해주시는 거예요. 즉흥적으로 했어요. 생각해 보니 태리라면 이렇게 발표할 수 있겠구나 했어요. 이 외에도 ‘사이다’가 태리의 애창곡이어서 사이다 분장 하는 장치, 빠그빠글한 악성 곱슬 설정도 재밌었어요.”
댓글 등 시청자의 실시간 반응을 챙겨보려고 노력한단다. 한지은은 “귀여워해 주셔서 감사하다”라며 미소 지었다.
“우리끼리 고민해서 하나의 작품을 완성할 때 대중을 만족시켜야 하는 의무가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대중이 어떻게 봐주고 느끼는지 체크하는 건 배우로서 해야 할 일이라고 챙겨보려고 하는 편이에요. 궁금하기도 하고요. 보는 분들은 이렇게 생각하구나 서로 다른 생각을 알게 되는 것 같아요. 하나의 지침으로 여겨요. 태리가 라면 뮤즈로 밝혀졌을 때 많은 분들이 충격을 받았더라고요. 라면 뮤즈가 태리였어? 하고요. 빠글머리에도 관심이 많았고 이만식(김응수 분)과 부녀 관계가 밝혀졌을 때 식스센스 이후 최고의 반전이었다는 댓글도 기억에 남아요.”
한지은은 2006년 영화 ‘동방불패’로 데뷔했다. 드라마 ‘백일의 낭군님’, ‘열두밤’, ‘멜로가 체질’, 영화 ‘귀’, ‘수상한 그녀’, ‘리얼’, ‘창궐’, ‘도어락’ 등에 출연했다. '꼰대인턴'에서는 전작들과 다른 매력으로 존재감을 보여줬다.
“배우 한지은으로서 좋았던 건 전작과 다른 인물로 봐주시더라고요. 개인적으로 열심히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는데 시청자들도 잘 느껴줘 감사해요. ‘멜로가 체질’을 봤는데도 태리가 그 사람인지 몰랐다는 댓글을 봤어요. 제가 추구하는 연기의 방향성이어서 좋았어요.”
이만식(김응수 분)이 이태리의 아버지라는 사실은 이미 알고 연기했다고 한다. 그는 “티가 어느 정도 나야하는지 고민했고 작가님, 감독님과 얘기를 많이 나눴다”라고 이야기했다.
"초반에 태리만의 서사는 많이 드러나지 않아요. 포인트적으로 캐릭터적인 느낌으로 비쳐지는데 부녀라는 것이 밝혀질 때 시청자가 얼마큼 받아들일까가 숙제였어요. 알게 모르게 적절한 선에서 표현해줘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너무 표현을 안 하는 건 말이 안 되는 것 같고 납득되고 이해되려면 앞에서 당위성을 보여줘야 했어요. 핵닭면 사건이 터졌을 때 나름대로는 힘을 줘서 아빠에게 못되게 했어요. 만식이 태리의 머리를 잘랐을 때도 ‘왜 저래’라는 반응이 있었지만 나중에는 ‘딸이니까 한 거였네’라고 바뀌었죠. 태리도 만식도 재밌고 독특한 캐릭터잖아요. 태리의 서사가 없을 때 이해 못 한 부분도 부녀라는 걸 안 뒤에는 ‘만식 딸 맞네, 성격이 닮았다’는 반응을 얻은 것 같아요.”
이만식 역의 김응수와는 정규직을 놓고 경쟁하는 인턴 동기이자 아버지로서 함께 호흡했다. 김응수는 엑스포츠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실제로는 1%의 꼰대성도 없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한지은 역시 ‘꼰대가 아니’라고 거들었다.
“꼰대는 나이의 개념이 아닌 사람의 성향을 타는 문제라고 생각해요. 누구나 꼰대성을 갖고 있는데 어떤 식으로 표출되는지의 문제인 것 같아요. 워낙 연배와 내공, 경험이 많으신데 선생님의 기준을 누구에게도 강요를 안 하세요. 선배님이 꼰대였으면 제가 감히 만찡이라고 부르지도 못했을 거예요. 실제로도 그렇게 부르거든요. (웃음) 선배님이 인터뷰하시다가 전화를 주셔서 ‘지은아 내가 꼰대냐’라고 하시길래 꼰대성이 있으면 어렵고 불편해서 만찡 전화도 못 받았을 거라고 말해드렸어요.”
이태리의 패션도 관심을 끌었다. 유행하는 건 한 번씩 입어보고 먹어봐야 직성이 풀리는 캐릭터를 잘 표현했다. 투톤 헤어라든지 메인백과 서브백을 함께 매치하는 스타일링을 선보였다. 정작 한지은은 패션에 큰 관심이 있지 않다고 한다.
“태리가 이것저것 관심이 많고 꾸미는 걸 좋아하는 친구인데 저는 그런 스타일은 아니에요. 생각보다 태리와 달라요. 백화점 쇼핑보다 마트 쇼핑을 좋아하고 편의점을 구경하거나 교보문고, 아트박스 구경하는 걸 좋아해요. 전자기기나 먹을 걸 보러 가는 걸 좋아하고요. 태리만큼 패션에는 관심이 있진 않아요. 하지만 옷을 입을 때 철칙은 있어요. 깔끔하고 심플하고 과하지 않는, 클래식한 옷을 좋아해요. 깨끗하고 수수한 느낌이 나는 옷 위주로 입으려고 해요. 제대로 된 옷을 사서 오래 입자는 생각이에요. 유행 타지 않는 것들을 잘 사면 10년, 20년까지도 입을 수 있어요.” (인터뷰③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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