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0-20 2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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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시대] '무한도전' 작은 따뜻함과 소소함의 묘미

기사입력 2010.09.20 13:10 / 기사수정 2010.09.20 13:10

김혜미 기자

[엑스포츠뉴스=김혜미 기자] 길고 길었던 프로레슬링이라는 장기프로젝트가 끝난 다음주 방영분은 추석특집이라는 평범한 에피소드로 채워졌다.

사진전을 위한 사진을 찍기 위해 사진작가인 할머니들을 찾아가 이야기도 나누고 사진도 찍고 마지막엔 퀴즈도 같이 풀며 훈훈하게 마무리한 그야말로 조용하게 끝난 에피소드였다.

산내리의 할머니들은 모두 자그마한 카메라를 목에 걸고 풍경을 찍는다. 요즘 사람들 다 갖고 다니는 커다란 DSLR도 아니고 길다란 렌즈도 아닌, 자그마한 똑딱이라 부르는 디카가 전부다.

할머니들은 멋지고 예술성 있고 작품성 있는 사진은 모른다. 다만, 자신 앞에 있는 풍경을 찍고 자신이 찍고 싶은 얼굴들을 찍고 그 사진을 보며 웃는다. 그리고 무한도전은 멤버들이 그 할머니들과 같이 사진을 찍으며 즐거워하는 모습을 내보냈다.

어찌 보면 정말 사진을 찍는 즐거움을 아는 건 그 할머니들이 제일 잘 알고 있는 게 아닐까.

카메라가 좋은 것도, 사진에 대한 지식이 많은 것도 아닌 오히려 사진 찍는 버튼만 누를 줄 아는 그 할머니들은 무한도전 멤버들과 하나씩 짝을 지어 멤버들을 찍으며 즐거워한다.

멋진 사진은 그렇게 어려운 게 아닌, 자신이 좋아하는 사람, 그리고 풍경을 앞에 두고 그 사람과 풍경에 대한 애정을 그대로 드러낸다는 걸 그 할머니들은 멤버들과 사진을 찍으며 여실히 보여주었다. 구도가 어찌됐든, 피사체가 어떻든 할머니들에겐 그런 것 따윈 전혀 상관없는 것이다.

미술관에서 전시된 할머니 할아버지들의 사진은 시간의 흐름을 그대로 보여준다. 단지 옛날과 자신들의 모습을 비교해보면서 시간이 이렇게 흐르고, 우리도 이렇게 변해간다는 모습을 남겼다.

우리는 여전히 이렇게 살고 있고 변해 가고 있고 앞으로도 이렇게 살아간다는 그 소소함을 마을 사람들은 사진으로 남기고, 사진을 찍으며 즐거워한다. 사진작가라는 거창한 말은 결국 아무것도 아닌 셈이다.

카메라를 들고 그렇게 즐겁게 찍을 수 있다면 기계가 어떻든 사진 지식이든 무슨 상관이랴. 산내리의 할머니들은 이미 충분한 사진작가들이다.

사진으로 즐거워하고 풍경을 그림으로 남기며 살아가는 사람들을 찾아간 무한도전이 전하고 싶었던 건 특집 이름에서도 밝혔듯이 은혜 갚은 제비다.

그동안 키워주셨던 우리네 모든 할머니 할아버지들을 찾아가 조금이라도 즐겁게 해드리고 같이 즐거워한다면 멀리 갔다 다시 돌아와 박씨를 물고 온 제비처럼 할머니 할아버지들에게 작은 진심을 전하는 가장 좋은 일이지 않을까 싶다.

바로 큰 프로젝트를 한 탓에 이어진 추석특집은 밋밋하다는 얘기가 많다. 무한도전이니까 나올 수 있는 말이다. 단지 그냥 마을 사람들과 즐기고 좋은 추석 보내시라는 그 의미만 봐도 충분하지 않을까. 추석특집은 그런 소소하고 따뜻한 웃음을 전하는 의미 말이다.



김혜미 기자 press@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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