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0-01 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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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5회 리드시 전승 행진이 끊긴 숨은 비밀

기사입력 2010.09.05 07:51 / 기사수정 2010.09.05 07:51

김진성 기자


[엑스포츠뉴스=김진성 기자] 폭투 2개가 삼성을 울렸다. 삼성이 4일 사직 롯데전에서 5회 리드시 전승 행진을 ‘53’으로 마감했다. 최근 삼성 프런트가 KBO에 이 기록을 세계 신기록으로 공인받을 수 있는지 의뢰했을 만큼 삼성은 은근히 이 기록에 대한 애착이 강했다.

SUN의 냉철한 마운드 운용

그러나 삼성 선동열 감독은 이에 대해 냉정한 시각을 가지고 있다. 이미 수차례 "어차피 언젠가는 깨질 기록이다"라며 단순히 기록 연장을 위한 마운드 운용을 하지 않을 뜻을 밝혔었다. 기록연장을 위해 매 경기 필승계투조인 안지만-정현욱-권혁을 투입하기 어렵다는 뜻이었다.

올 시즌 내내 선 감독은 이들을 철저하게 관리했다. 이틀 연속 투구했다면 다음날에는 무조건 쉬게 하고, 2~3이닝 정도를 던진 날에는 반드시 2~3일의 휴식을 줬다. 그리고 박빙 상황이라도 구위가 떨어졌다고 판단했을 때 가차없이 교체를 지시했다.

실제로 이날 선 감독은 지난 2일 대전 한화전에서 3이닝을 던진 안지만을 끝내 투입하지 않았다. 야구에서 가정은 소용없지만, 올 시즌 리그 구원 투수 중 가장 구위가 좋은 안지만이 연장전에 투입됐다면 경기 결과는 다른 방향으로 흐를 수도 있었다.

게다가 정현욱의 구위가 좋지 않다고 본 선 감독은 1-1 동점이었던 9회말 1사 1루에서 과감히 백정현-임진우를 연이어 투입했다. 아무리 필승조를 관리한다고 해도 불펜 ‘B조’인 이들에게 박빙 승부에서 롯데 강타선을 상대시킨 건 기록에 연연하지 않고 미래를 내다본 선 감독의 ‘냉철한 결단’이라고 봐야 한다.

사실 삼성은 정규시즌 2위가 유력하다. 무리하게 필승조를 풀가동 하기보다 얼마 남지 않은 포스트시즌을 대비해 필승조에게 충분한 휴식을 주는 것이 필요했다. 또한, 선 감독은 이우선-김효남-백정현-임진우에게 더 많은 경험을 쌓게 해 불펜의 양과 질이 향상되는 것을 노렸다.

놀랄 것 없는 대기록 중단

삼성도 5회 리드시 53전승을 이어오는 동안 수많은 위기가 있었다. 그 중에는 필승조가 동점 혹은 역전을 허용하고도 타선이 다시 리드를 뺏어와 승리로 연결한 경기도 더러 있었다. 물론 불펜 필승조가 리드를 끝까지 지켜서 따낸 승리와 불펜 난조 때 타선의 힘을 빌어서 따낸 승리는 모두 같은 ‘1승’이다.

그러나 구원투수의 최대 임무는 팀의 리드를 지켜 타자들에게 좋은 흐름을 연결하는 것이다. 기록상으로는 전승 행진이 이어졌더라도 구원 투수가 리드를 지키지 못했을 때 타선이 리드를 되찾아오는 동안 그만큼 더 많은 투수가 필요했다. 당연히 장기레이스를 치르는 팀에 달가운 일이 아니다.

이렇듯 겉으로는 화려해 보여도 삼성의 53전승 속에는 약간의 아쉬운 점도 있었다. 4일 사직 롯데전은 그 아쉬움이 올 시즌 처음으로 '1패'라는 결과로 다가온 경기였다. 물론 구원 투수들이 매 경기 잘 던질 수 없으나 삼성은 이날 패배를 쓰디쓴 약으로 삼을 필요가 있다.

어쨌든 삼성의 5회 리드시 100% 승률 기록은 중단됐다. 이제 이를 계기로 삼성 구원 투수들이 다음 등판에서 부담감을 떨쳐버리고 더 좋은 투구를 할 것인지, 아니면 긴장감이 풀려 하락세를 탈 것인지 지켜보는 일만 남았다.   
 
[사진=임진우(자료 사진) ⓒ 삼성 라이온즈 제공]



김진성 기자 press@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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