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선을 넘는 녀석들’ 6월 민주항쟁의 함성이 안방을 울렸다.
26일 방송된 MBC 역사 탐사 예능 ‘선을 넘는 녀석들-리턴즈’ 35회는 ‘세상을 바꾼 학생들’ 2탄으로 꾸며졌다. 1987년 6월의 함성을 되새기고 기억하는 시간을 보냈다.
이날 설민석-전현무-김종민-유병재-김인권은 영화 1987의 배경이 된 장소 ‘남영동 대공분실’을 찾았다. 이곳은 실제 박종철 고문치사사건이 벌어진 장소였다. 군사독재 시절 철저히 본 모습을 감춘 채 비밀리 운영된 이곳은 1987년 이후에야 그 정체가 밝혀졌다. 설민석은 “인근 주민들조차 이 건물의 정체를 몰랐다고 한다. 피조사자가 여기가 어디인지, 어떻게 들어왔는지, 몇 층인지도 모르도록 계획 단계부터 철저하게 계산된 건물”이라고 설명을 덧붙였다.
‘선녀들’은 사람이 빠져나갈 수 없게 폭이 좁게 만들어진 창문, 밖에서 볼 때 문인지 모르게 설계된 후문, 숨 쉴 틈조차 없는 나선형 계단, 출구를 찾을 수 없도록 데칼코마니처럼 설계된 복도 등 소름 돋는 공간들과 마주했다. 전현무는 “지금까지 본 공포영화보다 여기가 더 무섭다. 공간 자체가 너무 무섭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이어 박종철 열사가 고문치사를 당한 9호실 앞에 도착한 ‘선녀들’은 당시 상황을 생생하게 들을 수 있었다. 김종민이 사건의 최초 목격자인 오연상 의사와 친분이 있었던 것이다. 즉석에서 전화 연결까지 성공했다. ‘선녀들’은 오연상 의사로부터 그날의 진실을 듣게 됐다.
오연상 의사는 남영동 대공분실에 도착했을 때 이미 박종철은 사망해 있었다고 말했다. “형사들이 왕진 요청을 했을 때는 아마 살아 있었을 거다. 그렇지 않았다면 왕진 요청을 했을리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박종철을 응급실로 옮겨 의료사고로 사건을 은폐하려 했던 정황들, 경찰이 요청한 사망진단서를 거부하고 사체검안서를 쓰게 된 사연, 사건의 진실을 알린 윤상삼 기자와의 화장실 대화 등을 이야기했다. 실제 목격자에게서 듣는 진술은 당시 상황을 더 생생하게 짐작할 수 있게 했다. 그렇게 진실을 외면하지 않았던 이들 덕분에 박종철의 죽음은 세상에 알려질 수 있었다.
그리고 또 한 명의 학생 이한열 열사의 이야기도 이어졌다. 박종철의 죽음이 도화선이 되어 6월 9일 연세대에 2천여명의 학생들이 모였다. 그 가운데 이한열은 최루탄에 머리를 맞아 사망했다. 그가 남긴 마지막 한마디는 “내일 시청 앞(6.10 국민대회 장소)으로 나가야 하는데…”다. 마지막까지 돌아오지 않은 신발 한 짝은 ‘선녀들’의 가슴을 먹먹하게 했다.
박종철 열사의 아버지, 이한열 열사의 어머니의 울부짖음은 시청자들의 마음을 울렸다. 그들은 곧 누군가의 친구, 가족, 부모였기 때문. 이들의 희생이 기폭제가 되어 거리로 나온 100만여 명의 시민들은 “호헌철폐 독재타도”을 외쳤고, 그들의 함성은 대통령 직선제 개헌을 쟁취해냈다. 설민석은 누군가의 친구였고, 자식이었고, 부모였던 이들에게 감사함을 전하며, “그 정신을 이어받아 우리도 멋진 역사를 만들어가자”고 말해 울림을 선사했다.
이날 방송 말미에는 SF9 로운과 배우 김강훈이 게스트로 등장했다. ‘비운의 부자’ 영조와 사도세자의 이야기를 따라가는 역사 탐사를 시작했다. 영조는 왜 아들을 뒤주에 가둬 죽였는지, 영조의 발자취를 따라 푸는 미스터리 탐사가 예고됐다.
‘선을 넘는 녀석들-리턴즈’는 매주 일요일 오후 9시 5분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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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