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덤을 키워나가고 있지만 아직 대중에게 익숙하지 않은 가수들, 혹은 더 큰 스포트라이트를 받기 위해 시동을 걸고 있는 가수들을 엑스포츠뉴스가 자세히 소개해 드립니다. 여러분들의 '입덕'을 도와드리겠습니다.
[엑스포츠뉴스 이덕행 기자] 최근 불고 있는 레트로 열풍에 힘입어 힙합 팬들의 소소한 추억을 자극하고 있는 프로그램이 있습니다. 바로 '너희가 힙합을 아느냐'인데요.
힙합이 지금처럼 대중화되지 않은 시기 묵묵히 기반을 다져놓은 '아재 래퍼'들의 현재 모습은 그 시절을 기억하는 사람에게 추억을 소환했고 또 처음 보는 이들에게는 신선한 매력을 자랑했습니다.
엑스포츠뉴스는 방송에서는 찾기 힘든 '아재 래퍼'들의 숨겨진 매력을 찾아내기 위해 직접 작성한 입덕가이드를 요청했습니다. 총 12명의 아재 래퍼들은 처음 작성해보는 입덕가이드에 재미있어하면서도 진지한 고민을 했고 서로의 답변에 유쾌한 디스를 선보이며 웃음을 자아냈습니다.
2주 차 첫 번째 주자는 그룹 배치기의 무웅입니다.
(해당 인터뷰는 3월 31일 배치기와 원썬이 함께 진행했습니다)
Q. 요즘 어떻게 지내시나요?
"아이가 있다 보니 아이보고 작업하고 삶이 크게 두 가지로 나뉜 것 같아요. 앞으로도 그렇 것 같아요"
Q. 입덕가이드를 살펴봤을 때 가장 먼저 들어오는게 프라이드에 대한 애정이에요.
"사실 반복적인 삶을 살다보니 인생에 튀는 부분이 없었어요. 그러다보니 저에게는 신선하게 다가온 것 같아요. 약간 과할 정도로 애정을 쏟는 것 같아요"
Q. 특이사항으로 프라이드 각휀다를 구한다고 써주셨는데요. 혹시 인터뷰를 보실지 모르니 한 마디 해주세요.
"정말 구하고 싶어요. 너무 많은 프리미엄이 붙으aus 어렵겠지만 적당한 프리미엄이 붙는다면 당장 구매할 의사가 있습니다"
Q. 취미도 캠핑이고 좋아하는 것도 노는 것이라고 적어주셨어요.
"탁이 같은 경우에는 집에 있는 걸 좋아하는데 저는 싫어하고 나다니는 걸 좋아해요. 아이 낳기 전에는 아내와 함께 오토바이, 산악오토바이도 자주 타러 다녔어요. 아이를 낳으면서는 하기 힘드니까 근교에 캠핑을 간다거나 아이와 함께 나가서 놀 수 있는 것들을 해요. 요즘 그런걸 잘 못 해서 좀 힘겨울 때가 있어요. 애기가 유치원도 못 가고 있어요"
Q. 본인의 입덕 포인트로 여러 가지를 꼽으셨네요.
"저희가 배치기로 활동하며 꾸준하게 들었던 칭찬이 '공연 너무 잘한다' '장인 같다'는 말이었어요. 저희도 이런 부분에 대한 자부심이 있고 이를 활용한 콘서트나 브랜드를 키우고 싶은 욕심도 있어요. 또 제 생각에 못하는 것, 할 수 없는 것을 확실하게 안하는 것도 매력인 것 같아요. 그러다 보니 매사에 솔직하려 하고 일부러 포장하지 않게 되더라고요" (무웅)
"사실 저희 활동 초반에는 (무웅이) 잘 생겨서 인기가 많았어요. 또 남자분들이 좋아하는 목소리기도 하고요. 제 생각엔 '잘생긴 외모와 목소리'라고 적어야 할 것 같아요(웃음)" (탁)
Q. 모두가 환영할 만한 주특기를 가지고 계시네요. 고기를 평소에도 잘 구우시나요.
"주특기가 뭘지 고민하다 간단하게 생각해보니 주변 사람들이 '너는 고기를 정말 잘 굽는다'고 하시더라고요. 고깃집 가면 항상 제 옆자리에 앉고 싶어 하는 사람도 많아요. 저도 같이 앉은 사람이 고기를 못구으면 그냥 제가 구워버려요"
Q. '반칙왕'과 '걱정 안 해도' '다타' '장윤정'을 꼭 들어봐야 하는 이유가 뭘까요.
"저희가 음악 하면서 크게 바뀐 순간을 표시해보라고 하면 '반칙왕'을 냈을 때가 가장 크게 변한 것 같아요. 음악적으로도 그렇고 저희가 음악을 대하는 태도도 그렇고 확 뒤집어졌어요. 그래서 그 이후에 나온 노래는 꼭 들어주셨으면 좋겠어요"
Q. 왜 하필 그시기 인가요?
"방송에서도 말했는데 저희가 '눈물 샤워'로 1등을 하면서 그 위치를 놓치기 싫었어요. 그러다 보니 소위 말하는 '자가복제'를 시작하게 됐어요. 무조건 '1등 곡을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만 하면서 많이 도태된 거죠. 그 사이 한국 힙합은 많이 변화하고 발전하면서 정말 실력 좋은 아티스트들이 나왔어요. 반면 저희는 자가 복제만 하다 그 흐름에 편승하지 못했어요. 그런 생각을 깨면서 만들어낸 앨범이 '더 해'가 수록된 EP에요"(무웅)
"사실 배치기는 이제 좋은 비트에 노래하고 '배치기가 배치기 하는 일'밖에 남은 게 없는 것 같아요. 이 두 사람만큼 조화롭게 무대에서 자신들의 모든 것을 마음껏 보여주는 사람들이 없어요. 정말 연습보다 무대에서 180% 이상 발휘되는 모습이 대단해요. 저는 안되거든요(웃음)"(원썬)
Q. 10년 전의 자신에게도 의미 심장한 말씀을 해주셨어요. 앞에서 말했던 것과 비슷한 맥락일까요?
"다 관통하는 의미인 것 같아요. 10년 전이면 3년 뒤에 '눈물샤워'를 발매하게 될 텐데 그때 안주하지 말고 더 정진하면 좋을 것 같아요"
Q. 마지막으로 남은 방송에 임하는 각오를 밝혀주세요.
"친한 형의 첫째가 중학교 1학년인데 매주 금요일마다 본방에 재방까지 보느라 새벽 2시에 잔다고 하더라고요. 누구를 좋아해서가 아니라 프로그램 자체가 재미있다고 한데요. 저희는 예전 추억이 남아있는 분들만 보지 않을까 생각했거든요. 또 개인적으로도 10대 친구분들이 DM을 보내서 팬이라고 하는데 정말 신기해요. 생각하지 못했던 연령층까지 봐주시는 게 너무 감사해요. 제작진도 그렇고 저희도 그렇고 쉽게쉽게 만드는 게 아니라 힘든 상황에서 만들고 더 좋은 프로그램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거든요. 이런점 알아주시고 재미있게 보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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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덕행 기자 dh.le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