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08 2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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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기훈, 소아암 환자 방문 '사랑과 희망 전달'

기사입력 2010.08.16 15:02

김경주 기자



[엑스포츠뉴스=김경주 기자] '왼발의 스페셜리스트' 염기훈이 자신의 팬인 소아암 어린이와 함께 소중한 시간을 보냈다.

염기훈은 16일 일산 국립암센터를 방문해 지난달 골수이식을 받고 입원 중인 박모학생을 찾아 유니폼을 선물하고 격려 메시지를 보냈다.

이번 염기훈의 방문은 수술을 받은 후 병마와 힘겹게 싸움 중인 환자가 염기훈을 가장 좋아한다는 사연을 담당 의사가 구단 홈페이지에 올린 것이 첫 계기가 되었다.

마침 이 사연을 염기훈의 아내 김정민씨가 읽게 되면서 본인에게 전달되었고 염기훈이 바쁜 일정을 쪼개어 국립암센터 소아암 병동의 무균실을 찾으면서 어린이와 만남의 시간이 성사될 수 있었다.

"힘겹게 투병 중이었던 환자를 위해 무언가 힘을 주고 싶었는데 평소에는 힘이 없던 소년이 축구 얘기, 특히 염기훈 선수 얘기만 나오면 눈을 반짝이는 것을 보고 망설임 끝에 구단 홈페이지에 글을 올리게 되었습니다" 라고 말한 담당의사 윤종형씨는 "하지만 염기훈 선수가 진짜 올 줄은 몰랐는데 정말로 큰 감동이 아닐 수 없습니다" 라고 말했습니다.

염기훈이 온다는 이야기를 듣고 구단 일정과 대표팀 차출 일정까지 챙겨 가며 선수를 목빠지게 기다렸던 박군은 그러나 막상 고대하던 스타 선수가 눈앞에 나타나자 놀라움과 쑥스러움에 말을 제대로 이어 나가지 못했다고.

소독을 받고 마스크와 가운을 입고 에어샤워까지 마친 후 박군이 있는 무균실에 온 염기훈은 의료진에게 "악수해도 되나요?" 라는 질문을 한 후 박군과 반가운 첫 인사를 나눴다.

4년전 백혈병 치료를 한 차례 받았으나 월드컵 직후 갑작스레 병이 재발한 박군은 7월말 골수이식 시술을 받고 현재는 회복을 위해 무균실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상태.

새벽에 일어나 모든 시합을 챙겨 볼 정도로 축구를 좋아한다는 박군은 특히 본인도 왼발잡이라 축구선수 중에서 왼발의 스페셜리스트인 염기훈을 가장 좋아하게 되었다고 한다.

"월드컵 16강 진출했을 때 분위기가 어땠어요?" 라고 쑥쓰럽게 질문을 시작하자 염기훈 선수는 "모두들 좋아서 펄쩍펄쩍 뛰고 난리가 아니었지" 라고 친절하게 답했고 이어 박군과의 대화가 이어졌다.

염기훈이 선물한 수원 유니폼과 대표팀 유니폼을 받고 환하게 웃은 박군은 "나중에 건강해져서 경기장 가면 형이 뛰는 모습을 보고 싶어요. 공짜로 보여주실 수 있어요?" 라고 물어봤고 염기훈은 경기장의 좋은 자리에 박군을 초대하겠다고 약속했다.

특히 염기훈은 나중에 경기에서 골을 넣으면 박군을 위한 골 세레모니를 하겠다고 약속했다.

무균실에서 오래 있을 수 없는 탓에 30여분 남짓의 짧은 만남을 마친 후 나온 염기훈은 "아내가 아이를 가진 후 아이들, 그 중에서도 아픈 아이들 이야기를 들으면 남의 일 같지가 않다" 며 "홈페이지에 올라온 사연을 보고 마음이 찡해져서 왔는데 오길 잘했다는 생각 들었다. 부족하지만 힘이 되었으면 좋겠다. 앞으로도 어려운 어린이를 돕는 일에 많이 나서고 싶다" 는 개인적인 소망을 밝혔다.

소아암 환자 방문을 마친 후 염기훈은 소아암 어린이 치료를 위해 써달라며 준비한 개인 성금까지 국립암센터에 쾌척해 더욱 큰 감동을 안겨줬다.

[사진=수원 블루윙즈 제공]



김경주 기자 raphael@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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