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황수연 기자] 6회까지 19금 관람가, 파격으로 돌아온 김희애가 제2의 '밀회'를 예고했다.
26일 오후 JTBC 새 금토드라마 '부부의 세계' 온라인 제작발표회가 진행됐다. 이 자리에는 모완일 감독과 배우 김희애, 박해준이 참석했다.
'부부의 세계'는 사랑이라고 믿었던 부부의 연이 배신으로 끊어지면서 감정의 소용돌이에 빠지는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 영국 BBC 최고의 화제작이자 수작으로 손꼽히는 '닥터 포스터'를 원작으로 한다.
모완일 감독은 "처음 원작을 접하고 매력적이라고 느꼈고, 작가님과 많은 생각을 했다. 한국 사회가 부부에 있어서 굉장히 많은 이야기를 하지만 정말 다이렉트로 다 보여주는 경우가 없었다. 보통 틀에 갇혀서 이야기를 하지 않았나. 우리는 이 작품을 리메이크하면서 부부, 결혼, 사랑과 관련해 깊은 부분까지 다 보여주자 생각했다. 원작보다 깊이 들어가려고 했다"고 차별점을 언급했다.
제목을 '부부의 세계'로 정한 이유에는 "원작인 '닥터 포스터'는 여주인공에 초점이 맞춰진 드라마였다. 한국화하면서 여주인공 캐릭터의 대단함도 있다고 봤지만 주변의 모든 사람들이 휘몰아치는 느낌이 좋아서 한 인물이 아닌 관계의 이야기에 초점을 맞추고자 했다"며 "처음에는 어색했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부부의 세계'가 더 잘 맞는 제목인 것 같다"고 설명했다.
김희애는 자수성가한 가정의학과 전문의 지선우 역을, 박해준은 아내를 향한 사랑을 거침없이 표현하는 이태오 역에 분한다. 평온한 가정, 남편의 변함없는 사랑, 기대에 부응하는 아들, 지역사회에서의 지위와 명성까지 완벽했던 지선우의 세계에 균열이 생기며 이야기는 시작된다.
김희애는 SBS '끝에서 두 번째 사랑(2016)' 이후 4년 만에 안방극장을 찾았다. JTBC 작품으로는 '밀회(2014)'이후 6년 만이다. '밀회' 속 파격적인 이야기로 화제의 중심에 섰던 김희애는 '부부의 세계'로 또 다른 파격에 도전하게 됐다.
김희애는 "제가 맡은 역할 지선우의 직업은 가정의학과 의사 선생님이다. 너무 사랑해서 끝까지 가보는 역할인 것 같다. 처음에는 과연 이걸 해낼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감정의 기복이 너무 셌다"고 밝혔다.
이어 출연 이유에는 "일단 감독님을 믿었다. 또 원작을 먼저 봤는데 끊지 못하게 하는 매력이 있더라. 이게 과연 한국드라마로 만들어질 때 어떨까 궁금했다. 그런데 대본을 보는 순간 한국화 돼있고 전혀 원작이 영드라는 걸 느끼지 못할 정도로 편하게 읽었다. 책이 재미 없었다면 쉽지 않았을 텐데 너무 재밌었다. 처음부터 끝까지 숨을 쉴 수 없을 정도로 몰아친다. 할 수 밖에 만드는 책이었다"고 털어놨다.
박해준은 "저는 처음에 원작을 보고 괜히 봤다 싶었다. 너무 훌륭해서 이걸 잘해내면 좋겠는데 자신이 없어서 너무 두려웠다. 너무 하고 싶은데 능력이 모자랄 것 같은 생각이라 도망하고 싶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잘했다는 생각이 들면서도 이거를 평생 경험할 수 있을까 싶을 정도의 감정을 느꼈다"고 말했다.
김희애와 박해준의 연기 케미도 '부부의 세계'를 재밌게 보는 관전포인트다. 김희애는 "박해준 씨와 처음 연기를 맞춰보는데 이렇게 잘하는 분인지 솔직히 몰랐다. 그래서 다시보기로 박해준 씨가 출연한 '독전'을 찾아봤다. 어마어마하더라. 앞으로 같이 연기하고 싶을 정도로 상대방의 연기를 끌어내준다. 근데 본인은 막상 대충하는 느낌이다. 저는 흥분해 있는데 감정의 전환이 너무 빨라서 배신감이 들 정도다. 괴물 같은 느낌이다"고 웃었다.
이에 박해준은 "너무 감사하다. 저는 촬영하면서 선배님이 저를 어떻게 생각하나 궁금했다. 이제 편하게 더 잘하겠다. 책임감을 느낀다"고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이에 김희애는 "이태오 역할이 부인의 속을 썩이는 최악의 인물이다. 그런데 이 역할을 용기 있게 할 수 있는 것 만으로도 존경스럽다"고 말해 훈훈함을 더했다.
'부부의 세계'는 6회까지 19세 관람가 등급을 받았다. '미스티' '바벨' 등이 4회까지 19세 관람가 판정을 받기는 했지만 6회까지 19세 관람가로 진행되는 드라마는 '부부의 세계'가 처음이다.
모완일 감독은 "부부간의 이야기고 설정 자체가 가볍게 볼 설정이 아니었다. 19세라는 것이 노출이나 폭력성의 기준이 아니다. 찍으면서 느꼈던 게 연기가 연기처럼 보이지 않았다. 약간 리얼해 보여서 15세 느낌보다는 현실감 있게 다가오게 하고 싶었고 스태프들과 이야기를 하다가 6회까지는 피하지 말고 정면으로 부딪혀보는 게 좋겠다는 결론을 내렸다. 가짜가 아닌 진짜의 감정으로 표현해보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이태원 클라쓰' 후속으로 방송되는 것에는 "부담이 많이 된다. '이태원 클라쓰' 감독이 저와 드라마를 함께 시작한 동기다. 잘 돼서 도움을 받아야겠다고 했는데 생각보다 너무 잘 됐더라. 저 인간은 이겨야 겠다'는 마음이라 부담이 크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한편 김희애는 '밀회' 속 오혜원과는 결이 다르다고 밝혔다. 그는 "얼핏보면 그럴 수도 있지만 지선우는 너무 여러가지 캐릭터를 가지고 있는 인물이다. 여성스럽고 연약하면서도 어느 순간 제 스스로가 너무 무섭다. 촬영 중에도 다들 저를 무서워하는 게 느껴진다. 제가 했던 그 어떤 역할들과 다 비슷하다고 느껴질 정도로, 배우로서 죽을 때까지 이런 역할을 맡아 볼 수가 있을까 싶을 정도의 인물이다"고 설명해 궁금증을 더했다.
김희애 박해준 이외에도 박선영, 김영민, 이경영, 김선경이 문제적 부부로 분해 극의 완성도를 높인다. '부부의 세계'는 오는 27일 오후 10시50분 첫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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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수연 기자 hsy1452@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