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이송희 기자] 박민영이 외로운 소년, 서강준을 온 힘을 다해 끌어안았다.
지난 2일 방송된 JTBC 월화드라마 ‘날씨가 좋으면 찾아가겠어요’(이하 ‘날찾아’) 3회에서는 겨울왕국이 돼버린 호두하우스로 인해 굿나잇 책방에서 같이 지내게 된 목해원(박민영 분)과 임은섭(서강준)의 이야기가 그려졌다. 조금씩 서로에게 스며들던 두 남녀 사이에 설렘꽃이 활짝 피어나는 밤이었다.
북현리의 따뜻함에 웃음을 되찾아가던 해원 앞에 한때 절친이었던 김보영(임세미)이 ‘오해’를 풀고 싶다며 찾아왔다. 해원은 그런 보영을 싸늘하게 무시했지만, 그로 인해 그날 밤 꿈속에서는 끔찍했던 18살의 어느 날이 되풀이됐다. 해원은 보영에게 자신의 엄마가 아빠를 죽인 살인자라고 털어놓았다. 그 비밀은 삽시간에 전교에 퍼졌고 출처는 “아무한테도 말하지 않을 거야”라던 보영이었다. 믿었던 친구에게 배신당한 해원은 자신을 비난하고 손가락질하는 학교 친구들로 인해 또 다시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입었다. 그녀가 얼음장처럼 차가워진 이유였다.
그 날의 악몽에 사로잡힌 해원을 깨운 건 호두하우스에서 ‘뻥’하고 터진 굉음이었다. 낙후된 시설과 한파를 더 이상 버텨내지 못한 수도관과 보일러가 그만 다 터져버려 호두하우스가 꽁꽁 얼어버린 것. 상황은 악화돼 가는데 최대한 빨리 올 수 있는 수리업자는 5일 후라는 사실에 해원은 “그냥 서울로 올라가지 뭐”라며 해탈했다. 되레 심장이 쿵 내려앉은 은섭. 해원이 돌아가는 것만은 막고자 다급히 “진정해 이것은 별일이 아니야”라며 그녀를 진정시켰다. 5일만 책방에서 지내고, 5일 후 업자를 부르면 모든 것이 다 원래대로 돌아갈 수 있다는 것. 그렇게 해원과 은섭은 굿나잇 책방에서의 설레는 5일 한지붕 살이를 시작했다.
해원이 한시름 놓은 것도 잠시, “머리가 깨질 것 같이 아파서 죽고 싶었는데”라는 이모 명여(문정희)를 떠올리곤 마음 한 구석이 불편해졌다. 비록 서로 투닥거리는 사이지만 혹시 이모가 죽을병이라도 걸린 건 아닌지 덜컥 겁이 났던 것. 해원의 불안을 감지한 은섭은 “평생 고민을 말하지 않는 사람들도 있어”라며 그녀를 위로했다. “외로워도 외롭다고 하지 않고 외로운 게 차라리 좋은 사람. 누나는 그런 사람이 아닐까”라는 은섭의 다독임에 유독 길었던 그녀의 하루에도 평온이 찾아왔다.
하지만 위로를 전하던 은섭의 눈동자엔 찰나의 외로움이 비쳤다. 아니나 다를까, 아무 말 없이 어디 가는 애가 아니던 그가 갑자기 해원의 시야에서 사라졌다. 책방에도, 집에도, 스케이트장에도 그 어디에도 없었다. 뒷산에 간 것이라는 동생 임휘(김환희) 때문에 해원은 당황했고, 곧장 뒷산으로 향했다. “걔는 산짐승이고, 우리 같은 인간들은 밤에 산가면 죽는댔어요”라는 휘의 조언은 이미 안중에도 없었다.
은섭은 어두운 산속을 거침없이 홀로 누비며 산 깊숙이에 우뚝 버티고 서 있는 오두막집을 찾았다. 그곳에 앉아 있는 은섭에게는 짙은 쓸쓸함과 외로움이 배어있었다. 그 뒷모습은 언제가 북클럽에서 은섭이 얘기하던, 사람에게 상처받곤 ‘진짜 사람’을 찾다가 결국 못 찾고 혼자 외롭게 살다 죽었다는 ‘늑대의 은빛눈썹’ 이야기의 소년을 닮아 있었다. 한없이 따뜻해 보이는 은섭에게도 말할 수 없는 사연이 숨겨져 있다는 것을 짐작하게 한 대목이었다.
스산한 밤기운이 잔뜩 내려앉은 뒷산, 해원은 자신을 삼킬 것 같은 무시무시한 산의 기운에 겁을 먹었지만, 은섭을 찾고자 하는 마음을 이길 수 없었다. 하지만 결국 산속에서 길을 잃었고, 갑자기 밀려오는 무서움에 정신없이 달리고 넘어지고를 반복했다. 극한의 감정이 그녀를 휘감고 있을 때 은섭이 나타났다. 해원의 눈에는 순식간에 눈물이 차올랐고, 은섭도 이야기 속 소년처럼 춥고 외로운 아이였다는 것을 은연중에 깨달은 해원은 이내 그를 있는 힘껏 안았다. 자신의 온기로 외로웠을 은섭이 따뜻해질 수 있도록. 안방극장을 깊숙이 물들인 따뜻한 힐링의 순간, 시청률은 지난주보다 상승, 2.5%를 기록했다. (닐슨코리아, 전국 유료가구 기준)
한편 ‘날찾아’ 제4회는 3일 오후 9시 30분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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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송희 기자 winter@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