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인터뷰②에 이어) 뮤지컬 ‘웃는 남자’에 출연 중인 슈퍼주니어 규현은 바쁜 스케줄 속에서도 뮤지컬에 대한 애정을 숨기지 않았다. 개인적인 시간을 가지기 어려울 정도로 빠듯한 생활이지만 오히려 익숙해 힘들지 않단다.
“일주일에 2, 3일 정도 주로 화, 목요일에 공연해요. 금, 토, 일에 해외 투어를 갔다가 월요일에 들어와서 앨범과 관련된 활동을 해요. 화요일에 공연하고 수요일에 이렇게 인터뷰를 하거나 팀 관련해 뭘 하거나 목요일에 공연하는 패턴이에요.
인이 박였다고 해야 하나, 휴일 없이 일하는 게 익숙해졌어요. 사회 복무를 2년간 할 때도 선배들이 사회에 있으면 더 힘들다고, 활동하고 싶고 무대에 있고 싶을 거라고 그러더라고요. 그런데 하나도 안 힘들었어요. 어차피 할 거고 잠깐의 휴식기이니 즐겁게 지냈어요. 추석, 설날 빼고 계속 일했는데도 딱히 힘들지 않아요. 건강 관리도 딱히 하지 않고요. 팬들이 건강을 걱정해주시는 데 아무 문제 없어요. 요즘 비타민 좀 먹고 크릴 오일 등 좋다는 건 다 먹어요. 술 외에는 몸에 안 좋은 건 아예 안 해요.”
'웃는 남자'는 신분 차별이 극심한 17세기 영국, 끔찍한 괴물의 얼굴을 했지만 순수한 마음을 지닌 그윈플렌의 여정을 그린다. 정의와 인간성이 무너진 세태를 비판하고 인간의 존엄성과 평등의 가치를 다룬다. 빅토르 위고의 소설 '웃는 남자'(1869)가 원작이다.
규현은 끔찍한 괴물의 얼굴을 하고 있지만 순수한 인물인 그윈플렌을 안정된 가창력과 연기로 소화해낸다. 조커를 연상시키는 웃는 모습의 파격적인 분장을 하고 에너지를 발산한다.
“지인이 좋은 얘기를 많이 해주는데 귀담아듣진 않아요. 저도 (다른 사람의) 공연을 보면 '너무 좋았다'는 말이 입에 붙어 있거든요. 달콤한 말은 거르고 안 좋았던 점에 대한 말을 들으려고 해요. 내가 안 좋은 점은 또 말을 안 하는데 그런데도 말해주면 ‘아, 이게 진짜구나’라는 생각이 들어요. 아무래도 넘버에 집중하기보다는 연기나 감정 표현에 더 집중하려고 하거든요. 회사 이사님께서 너무 그것만 표현하지 말라고 부드럽게 하라고 지적해줬어요.”
4년 만에 뮤지컬 무대에 복귀한 터라 남다를 수밖에 없다. 혼신의 힘을 다해 뮤지컬을 준비했다는 그는 관객의 호평에 행복하다고 했다.
“저는 작품을 할 때 거창한 목표는 없어요. ‘웃는 남자’를 보고 감동을 하고 머리에서 맴돌고 내가 그윈플렌을 한번 해보고 싶다고 생각해서 한 거였거든요. 어제도 공연했지만 내일도 하고 싶고 빨리하고 싶다고 할 정도로 굉장히 즐기고 있어요. 저를 좋아해 주시는 분들이 만족했다는 후기를 보면 행복한 감정을 느껴요. 유쾌하면서도 집중할 때는 집중해서 많은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어요. 한 명의 배우로 잘 봐줬으면 좋겠어요.”
규현의 뮤지컬 이력은 꽤 오래됐다. 2010년 '삼총사' 달타냥부터 ‘모차르트!', '베르테르', ‘해를 품은 달’, '그날들' 등에 출연했다. 아이돌이지만 뮤지컬 배우로도 활발히 활동했다.
“2010년에 ‘삼총사’를 시작할 때 팬들은 알지만 아무도 절 몰랐어요. '슈퍼주니어 걔'도 아니고 모르는 사람이었죠. 지하철을 타고 연습실에 다니고 했어요. 배우들이 너 왜 매일 연습에 나오냐고 스케줄이 없냐고 해서 없다고 했죠. 참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어요. 뭐 하나만 기회가 들어오길 바랐는데 감사하게 뮤지컬에서 먼저 제의가 들어왔고 기회가 생겨서 정말 열심히 했어요. 뮤지컬을 하다 보니 너무 재밌더라고요. 다른 누군가가 돼 그 사람의 마음으로 연기와 노래를 하는 게 재밌었어요. 회사에 뮤지컬 관계자분들이 날 캐스팅 해준다면 계속하고 싶다 했어요. 감사하게도 이번 연도에도 하고 있네요.”
데뷔부터 대극장 주연을 맡아왔지만 그만큼의 부담이 따라오기 마련이다.
“무조건 (부담이) 있어요. 다음 작품에 대한 미팅을 회사에서 하는 거로 알고 있는데 하지 말까 싶기도 해요. 그런 게 걱정이 되는 거예요. 저 혼자 하는 공연은 아니지만 어쨌든 주연을 맡은 공연이기 때문에 티켓이 안 나가면 제작사에도 미안하고 책임이 느껴져요. 그래서 뮤지컬 홍보팀에서 하자고 하는 것들을 다 열심히 하고 있고요. 사랑해주신 팬들이 많이 있지만 전석 매진 시키는 사람은 아니니까 어떻게 하면 많은 관객이 오실까 생각해요.”
‘웃는 남자’로 새해 활동을 의미 있게 시작한 규현은 “쉬는 것도 좋지만 열일하고 싶다”며 열정을 내비쳤다.
“차기작에 대해서는 원래 스포일러를 잘 안 하고 설레발을 안치는 스타일이에요. 팬분들의 통장을 걱정해야 하고요. (웃음) 워낙 (티켓값이) 비싸졌잖아요. 10대 팬들도 많아졌는데 용돈을 모아서 와요. 공연을 너무 많이 하면 안 되나 하죠. 인기가 더 많았으면 표를 못 구할 텐데 표를 구할 수 있으니까, 보려면 볼 수 있으니까 돈을 더 쓰는 게 아닌가 해요. (웃음).
2020년에도 일을 계속하고 저를 찾는 곳에 많이 가고 싶어요. 팬들의 편지를 많이 읽어요. ‘규현, 네가 나의 살아가는 이유야’라는 편지를 읽으면서 감사하고 그분들에게 부끄럽지 않고 떳떳하고 멋있는 가수이자 배우가 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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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