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이송희 기자] 펭수부터 장성규와 김응수까지. 그야말로 2019년은 이들의 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올 한해도 방송계에는 새로운 얼굴들이 대거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EBS의 대표 캐릭터를 순식간에 바꾼 펭수, 프리랜서 선언을 한 후 JTBC를 넘어 지상파까지 넘보고 있는 장성규, '타짜'의 재조명으로 제2의 전성기를 맞은 김응수까지. 다양한 유행어를 선보이는 것은 물론 예능계에서 맹활약했던 이들의 활약을 되짚어보았다.
★ "펭-하!", 우주대스타를 꿈꾸던 연습생의 도약
2019년 추석, EBS는 야심차게 'EBS 육상대회'를 개최했다. 이 방송에서는 우리에게 익숙한 뚝딱이, 방귀대장 뿡뿡이, 뽀로로, 번개맨 등이 차례대로 출연했다. 그중 가장 눈길을 끈 것은 210cm의 큰 키를 자랑하는 귀여운 외모의 펭귄이었다.
자신을 '남극에서 온 EBS 연습생' 펭수라고 칭한 이 펭귄은 이미 개인 유튜브 채널인 '자이언트 펭TV'까지 운영할 정도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었다. 하지만 그를 제대로 알리게 된 것은 바로 '이육대'였다. '선배' 캐릭터 뚝딱이에게도 거침없는 입담을 자랑하는 것은 물론 EBS 캐릭터답지 않은 예능감으로 단숨에 10대, 20대는 물론 전 세대를 사로잡은 것.
당시 펭수는 "펭-하!"라는 귀여운 인사로 사람들을 귀를 사로잡았다. 여기에 특유의 재치 있는 언변으로 EBS 사장인 김명중에게도 도전장을 내미는 모습이 포착됐고, 이 예능감은 사람들의 취향을 제대로 저격했다. 사람들의 사랑을 받게 된 펭수는 유튜브 100만 구독자를 돌파할 정도로 큰 인기를 얻게 됐다.
MBC '마리텔V2'를 시작으로 펭수는 아이돌들만 할 수 있다는 릴레이 댄스 영상을 찍는 것은 물론, 각종 라디오 게스트로 출연하기도 했다. 그야말로 2019년 최고 라이징 스타로 급부상한 것.
뿐만 아니라 영화 '백두산', '천문'은 물론 '스타워즈: 라이즈 오브 스카이워커'와 컬래버레이션을 진행하기도 했다. 연말맞이 시상식에도 초대된 상황이다. MBC는 발빠르게 그를 시상자로 섭외했고, 그는 오는 29일 진행되는 '2019 MBC 방송연예대상'에 참석해 시상자로 나설 예정이다.
지난 10월, 엑스포츠뉴스와의 인터뷰 당시 앞으로 예능 출연 계획에 대해 "불러주는 예능은 모두 다 나가고 싶다"는 포부를 자랑했던 펭수. 그는 두 달만에 자신의 바람을 모두 이루게 됐다.
덕분에 EBS 역시 뜻밖의 전성기를 맞이했다. 수능교재는 물론 EBS 참고서 표지에는 펭수가 자리하게 됐으며 펭수 다이어리와 달력까지 출시하면서 인기를 얻고 있기 때문이다.
아직까지 펭수의 가능성은 무한대다. 우주대스타가 되기 위해 남극을 떠나 스위스를 거쳐 한국으로 온 펭수는 2020년에도 EBS는 물론, 방송·영화계를 넘나들며 맹활약할 것으로 예상된다.
★ 선을 넘는 아나운서 장성규, 방송국 경계도 허물었네
JTBC의 '아는 형님', '방구석 1열' 등 여러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하며 명실상부 JTBC의 대표 아나운서로 자리매김한 장성규. 그는 올해 3월, 프리랜서 선언을 했다.
새 출발 당시 장성규는 "약 8년 간 아낌없이 은혜를 베풀어준 JTBC 전 직원분들과 시청자 여러분의 사랑 덕분에 낼 수 있었던 용기"라는 소감을 전했다. 그러면서도 "실패는 두렵지 않다. 이미 새로운 도전을 시도한 것만으로도 충분히 기특하고 멋지다"라며 훌륭한 방송인으로 성장하겠다는 약속을 덧붙였다.
그리고 프리랜서 선언 직후, 그는 곧바로 전성기를 맞이했다. 가장 먼저 그는 '굿모닝FM' DJ로 낙점됐으며 이후 tvN '슈퍼히어러', Mnet '니가 알던 내가 아냐 V2', '퀸덤' 등에 출연하며 메인 MC로 자리매김 했다.
사실 아나운서들의 프리랜서 선언은 이제 대중에게 그리 특별한 것이 아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장성규의 성공을 무조건 장담할 수는 없었던 터. 그러나 장성규는 자신을 둘러싼 우려들을 모두 지워냈다. 재치있는 입담과 자신의 캐릭터인 '선넘규'를 제대로 활용해 게스트들과의 티키타카를 자유자재로 선보였다.
게다가 수입 역시 15배 이상 늘었다고 공개하기도. 프리 선언 이후 JTBC '한끼줍쇼'에 출연한 장성규는 프리랜서 선언 이유에 대해 "돈 때문이다"라고 솔직하게 이야기하는 것은 물론, "수입은 15배 이상 늘었다"는 답변을 덧붙여 모두를 놀라게 했다.
장성규는 최근에도 MBC '오! 나의 파트너'로 지상파 첫 단독 MC자리를 꿰차는 것은 물론, '2019 KBS 연예대상'에 시상자로 등장해 '프리선배' 전현무의 자리를 넘보는 진행을 선보이기도 했다. '선넘규'라는 독보적인 캐릭터를 만든 그는 그야말로 TV를 틀면 어디에나 볼 수 있는 대표 프리랜서로 확실한 입지 굳히기에 성공했다.
★ "묻고 더블로 가"…김응수를 웃게 만든 신드롬
지난 2006년 개봉한 영화 '타짜'는 무려 13년이 지난 2019년 다시 한 번 회자됐다. 그 주인공은 바로 김응수였다. 영화 '타짜'에서 곽철용 역을 맡았던 김응수는 당시 "묻고 더블로 가"라는 명대사를 남겼다. 이 명대사는 2019년 젊은층 사이에서 널리 퍼지며 새로운 신드롬으로 자리매김하게 됐다.
최근 출연했던 tvN드라마 '청일전자 미쓰리' 기자간담회에서도 김응수는 이 신드롬에 대해 기쁜 마음을 드러냈다. 그는 "곽철용 신드롬을 알게 됐는데 정말 즐겁고 행복하다. '배우하기를 참 잘했다'라는 생각이 든다"라며 배우라서 느낄 수 있는 행복에 대해 남다른 애정을 전했다.
실제로 그는 MBC '라디오스타'는 물론, JTBC '한끼줍쇼'를 비롯한 여러 예능프로그램에서 '곽철용 신드롬'의 주인공으로 다시 한 번 등장했다. 햄버거 CF는 물론, 화보 촬영까지 진행하기도 했다.
우먼센스 화보촬영 당시 김응수는, 의도치 않게 '강제 전성기'를 맞은 것에 대해 "팍팍한 세상, 곽철용의 시원한 대사들이 젊은 친구들의 센스와 만나 위트 있게 재탄생 했다"고 이야기 하며 '타짜'의 충성스러운 팬들이 직접 움직인 결과라고 감탄했다.
젊은 층을 중심으로 퍼져나간 이 신드롬 덕분에 김응수도 활짝 웃었다. 최근 SBS '한밤'과의 인터뷰 중 "젊은 친구들과 교감하는 것이 가장 기쁘다"라고 만족감을 드러내기도 했던 것.
그의 활약은 단순히 방송에서 그치지 않았다. 래퍼 머쉬베놈은 김응수와 함께 컬래버레이션한 '버르장멋' 음원을 발매하기도 한 것. 의미있는 협업 덕분에 김응수는 '강제 전성기'가 아닌 진정한 전성기를 맞이하게 된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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