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7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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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까지 고구마…'VIP', 불륜녀는 찾았는데 사이다는 어디에 [종영]

기사입력 2019.12.25 08:50 / 기사수정 2019.12.25 07:15


[엑스포츠뉴스 김예은 기자] '고구마 드라마'라는 말이 잘 어울리지만, 못 만든 드라마는 아니었다. 

SBS 월화드라마 'VIP'는 백화점 상위 1% VIP 고객을 관리하는 전담팀 사람들의 비밀스러운 프라이빗 오피스 멜로 드라마. VIP 전담팀 차장인 나정선(장나라 분)이 '당신 팀에 당신 남편 여자가 있어요'라는 익명의 문자를 받은 후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렸다.

나정선은 1회 방송에서부터 남편이자 VIP 전담팀 팀장인 박성준(이상윤)의 불륜을 의심하기 시작했고, 같은 팀에서 근무 중인 이현아(이청아), 송미나(곽선영), 온유리(표예진)는 박성준의 불륜녀 후보가 됐다. 그러나 나정선은 이렇다 할 증거를 잡아내지 못했고, 박성준이 불륜을 저질렀다는 확신도 할 수 없었다. 이 전개가 8회까지 이어지면서 'VIP'는 '고구마 드라마'라는 평가를 받기 시작했다. 

그럼에도 'VIP'의 초반 전개가 볼만 했던 건 배우들의 섬세한 연기 덕분. 'VIP'는 나정선의 감정선을 따라가는 작품으로, 장나라는 시청자들의 몰입을 완벽히 견인하며 답답함을 어느 정도 잊게 만들었다. '불륜녀 후보' 이청아, 곽선영, 표예진의 섬세한 연기 역시 답답한 와중에도 '불륜녀가 누구인가'를 흥미롭게 느껴지도록 했다. 

시청자들을 답답하게 했던 불륜녀의 정체는 드라마가 절반이 흘러간 후에야 드러났다. 바로 아무것도 모른다는 듯한 표정을 짓고 있던 온유리. 과거 스토리에 따르면 박성준과 온유리는 자신들의 상처로 공감대를 형성, 내연 관계가 됐다. 특히 불륜 관계가 되기까지의 서사를 자세하게 보여준 전개는 시청자들을 더욱 분노케했다. 부사장의 숨겨둔 딸이었던 온유리가 경험 없이 과장으로 승진하는 것, 박성준이 부사장의 내연녀를 정리하는 더러운 일을 해왔다는 것 또한 마찬가지였다. 

이에 시청자들은 나정선의 확실한 복수를 기대했다. 나정선이 박성준의 불륜은 물론 회사 생활 속 추악한 민낯까지 봤기에 기대감은 더욱 높아졌다. 하지만 24일 방송된 마지막회에서 나정선은 이렇다 할 복수를 하지 못했다. 하태영(박지영)이 나름의 복수를 했고, 불륜 커플이 헤어지긴 했지만 시청자들이 바라던 '권선징악' 결말은 아니었다. 현실적인 결말이라기에도, 그간 불륜녀를 찾고 이를 갈던 과정을 생각하면 애매했다. 

물론 호평 받은 지점도 있었다. 현실 워킹맘과 똑 닮은 송미나의 스토리와 배 이사(장혁진)에게 성폭행 당할 뻔한 과거를 갖고 있는 이현아가 내부고발자로 나서는 스토리가 바로 그것. 육아와 일에 치이는 상황에서 셋째를 임신해 고민하는 송미나와 내부고발자가 됐지만 오히려 손가락질을 받는 이현아의 모습은 현실 어딘가에 있을 법한 캐릭터였다. 불륜녀를 찾기를 전면에 내세운 전개 속에서 소소한 재미를 주는 부분이기도 했다. 

하지만 'VIP'는 끝까지 고구마만 안겨줬다. '불륜녀 찾기'라는 답답한 전개와 궁금증이 15%에 육박하는 시청률에 큰 역할을 하긴 했지만, 확실하지 않은 마무리는 아쉬울 수밖에. 결말에라도 '사이다'를 안겨줬으면 좋았을 텐데,  끝까지 답답한 드라마로 남고 말았다. 

dpdms1291@xportsnews.com / 사진 = SBS 'VIP'

김예은 기자 dpdms1291@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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