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2-01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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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하면서도 치열한 최다안타 경쟁

기사입력 2010.06.29 10:42 / 기사수정 2010.06.29 10:42

김진성 기자

[엑스포츠뉴스= 김진성 기자] 홈런왕, 타격왕, 타점 왕만큼 최다안타 왕 경쟁도 뜨겁다.

최근 몇 년째 타고 투저 흐름이 지속되고 있다. 강타자가 한 경기에 안타 1개쯤을 쳐내는 것은 일도 아닌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실제로 수비수들 사이로 안타를 날리는 것은 엄청난 기술과 체력이 동반돼야 한다. 더군다나 홈런과는 달리 안타는 매 경기 1개 이상을 꾸준하게 만들 수 있어야 훌륭한 타자라는 소리를 듣는다. 그러한 타자가 많은 팀이 좋은 성적을 낼 가능성이 크다. 

중심 타자, 최다안타도 접수

그래서 최다안타 왕은 최근 꽤 가치 있는 타이틀로 인정받는다. 그야말로 한 경기에 꾸준하게 1안타 이상을 생산해야 도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올 시즌 최다안타 20걸에 드는 선수들은 게임당 1안타 이상을 꼬박꼬박 쳐내고 있다.

그 중에서도 선두를 달리고 있는 롯데 홍성흔의 안타 행진을 주목해 볼만 하다. 올 시즌 홍성흔의 크레이지모드는 더 이상 뉴스거리도 아니다. 그런 그가 지난 27일 사직 SK 전에서 1안타를 추가해 올 시즌 처음으로 100호 안타 고지에 올라섰다.

게임당 0.73개의 안타를 만들고 있는 그는 이 페이스라면 총 182개의 안타를 만들 수 있다. 이는 94년 이종범의 196개, 99년 이병규의 192개에 이은 최다안타 타이틀 홀더 역대 3위 기록이다. 최근 이 부문 2연패를 달성했던 김현수도 168개와 172개였다. 그의 안타 행진은 각종 다른 기록만큼 뜻 깊은 기록이 될 수 있다. 안타의 질도 좋다. 100개의 안타 중 득점권에서 36개를 포함해 주자가 있을 때 56개를 쳐냈다.

그의 뒤를 따르고 있는 선수는 홍성흔의 팀 동료 이대호다. 70경기에서 99개의 안타를 때렸다. 지금의 페이스라면 총 180개의 안타를 때릴 수 있는 경이적인 페이스다. 발이 느려서  내야 안타를 기대할 수는 없지만. 특유의 부드러운 스윙은 장타와 단타를 자유자재로 생산할 수 있는 수준이다. 주자가 있을 때 56개를 치며 영양가도 좋다.

패러다임의 변화

통상적으로 최다 안타 왕 타이틀은 타석에 들어설 수 있는 기회가 많고, 내야안타 생산이 가능한 테이블 세터 요원이 많았지만 올 시즌에는 중심타자 2명이 나란히 최다 안타 1,2위에 올라있다. 올 시즌 롯데 중심타선의 위력이 대단하다는 사실이 다시 한번 드러나는 대목이다. 홍성흔과 이대호는 좀처럼 타격감이 떨어질 조짐이 보이지 않고 있다. 

그 뒤를 따르고 있는 10위권 내의 선수들은 92개의 이대형, 86개의 이종욱, 85개의 손아섭, 83개의 최준석, 81개의 정근우, 80개의 김현수, 79개의 강정호, 78개의 최희섭이다. 홍성흔과 이대호와는 약간의 격차가 있지만 이들도 감을 잡는다면 충분히 타이틀에 도전해 볼만 하다.

이중 홍성흔과 이대호와 함께 최근 두산 이종욱의 페이스가 좋다. 이종욱은 지난주 주간 타율 0.333, 7개의 안타를 기록했다. 정근우, 김현수, 손아섭도 최근 타격감이 아주 좋은 편은 아니지만 꾸준하게 안타를 치고 있다. 반면 두산 최준석은 지난주 0.095로 2개의 안타 추가에 그쳤으며, 이대형, 강정호, 최희섭도 2할과 1할 대 타격에 그치며 안타 생산이 주춤하고 있다.

흥미 있는 사실은 최다 안타 10걸에 각 팀의 중심타자와 테이블 세터 요원 및 중, 하위타자가 정확하게 5명씩 나뉜다는 것이다. 최근 최다 안타 타이틀은 주로 중심타자보다는 테이블 세터나 중심타선의 위, 아래에서 기회를 만들어주는 선수가 가져갔다. 최근 최다안타 2연패를 차지했던 김현수도 08시즌에는 주로 2번 타순에 나섰던 테이블 세터 요원이었다. 07시즌과 06시즌 타이틀 홀더도 중심타선 앞, 뒤에서 기회를 열어주는 이현곤과 이용규였다.

그러나 올 시즌에는 홍성흔, 이대호, 최준석 등 중심타자들이 최다안타 부문을 주도하고 있다. 이는 현대야구에서 중심타선, 테이블 세터의 역할 분담의 경계가 사실상 무너지고 있다는 뜻이다. 이들은 득점권에서 해결을 하는 기본임무는 물론이고, 기회를 열거나 후속 타자에게 연결하는 능력도 두루 갖춘 타자다. 그래서 안타를 많이 치고 있는 것이다. 반면 이종욱, 이대형, 손아섭 등도 안타로 기회를 만드는 능력만큼 득점권에서 안타를 치고 타점을 올리는 능력이 쏠쏠하다. 최다 안타에 도전하는 선수들은 대부분 상황에 따른 대처능력이 뛰어난 선수들이다.

올 시즌도 최다안타 경쟁은 타격왕, 홈런왕만큼이나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특히 장마 기간에 접어들었음에도 불구하고 마른 장마가 이어지는 분위기라 7,8월 체력 싸움이 최다안타의 주인공을 결정지을 최대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사진= 홍성흔-이종욱 (C) 엑스포츠뉴스 강운 기자- 두산 베어스] 



김진성 기자 press@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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