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6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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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시드폴 "반려견과 콜라보 앨범, 완성할 수 있을까 반신반의했다" [엑's 인터뷰①]

기사입력 2019.12.16 08:27 / 기사수정 2019.12.16 08:27

박소연 기자

[엑스포츠뉴스 박소연 기자] 가수 루시드폴이 정규 9집 및 포토에세이 '너와 나'로 돌아왔다.

지난 10일 서울 신사동 안테나 사옥에서 루시드폴의 정규 9집 및 포토에세이 '너와 나' 발매 기념 라운드 인터뷰가 진행됐다.

루시드폴의 신보 '너와 나'는 10년을 함께한 반려견 보현과의 콜라보로 완성한 기묘하고 독창적인 앨범이다. 반려동물을 대상으로 한 작품집이 아닌 반려견이 대등한 위치에서 음악을 만드는 주체로 참여한 것이다.

총 12곡으로 구성된 이번 앨범은 사운드, 성격, 분위기가 제각각이고 개성이 넘친다. 보현의 마음을 상상하면서 만든 '너의 노래', 루시드폴의 마음을 담은 '나의 노래', 보현과 루시드폴을 둘러싼 것들이 영감을 준 '너와 나의 노래'로 주제가 나뉜다. 

루시드폴은 어떻게 이번 앨범을 기획하게 됐을까. 그는 "작년 여름, 그림책 번역 제안이 왔다. 당시 고민을 하다가 '하겠다'고 이야기했다. 제가 살고 있는 동네에 유기견 보호소가 있는데 사설 보호소기 때문에 지원을 못 받는다. 자원봉사하는 사람들이 자체적으로 유기견들을 돌보고 사료를 주는데 (사정이) 힘들어졌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번역료를 받으면 유기견들 밥을 사줄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전했다. 

이어 "번역료를 받은 뒤 사료를 사서 보냈다. 한 달 먹을 양 밖에 안됐지만 (유기견 보호소 이야기를) 편집자분이 듣더니 보현이의 사진집을 만들어 보자고 제안을 했다. 머리가 너무 복잡해졌다. '내 강아지의 사진집을 내는 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그런 책들이 이미 많지 않을까', '책을 내면 그다음 앨범은 어떻게 내야 할까'하는 고민이 엮여있었다. 보현에 대한 사진만 내는 건 만족을 못 할 것 같아서 보현과 관련된 소리를 합쳐 앨범의 형태로 만든다면 할 생각이 있다고 제안했더니 괜찮다고 말씀해주셨다"고 설명했다.


이에 루시드폴은 보현이 짖는 소리, 문을 긁는 소리, 밥그릇을 두들기는 소리뿐 아니라 매일 다니는 산책로 소리, 새소리, 바람에 나무가 쓸리는 소리, 바다소리 등 일상 속의 소리를 채집해서 앨범에 그대로 실었다.

"사진으로는 모습을 기록하지만, 소리를 채집해서 여러 가지 방식으로 기록해놓고, 소리의 dna를 뽑아서 영원히 매체에 남겨놓을 수 있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 반려동물이 감상하기 위한 존재로 있는 것이 아니라 주체적으로 그 소리와 모습들을 함께 같은 위치에서 만든다는 생각으로 작업했다"

실제로 선공개 곡 '콜라비 콘체르토'는 보현이 작곡, 루시드폴이 편곡한 것으로 되어있다. 루시드폴은 보현의 이름으로 저작권 등록을 할 거라고.

그는 "저작권료는 보현을 위해 사용할 것이다. 책의 인쇄료도 보현에게 일부가 가고, 보호소에도 가게 된다. 아직 보현의 통장을 만들 수 없기 때문에 보호자인 제가 대신 관리를 하지만 철저하게 관리를 할 생각이다"며 웃음을 지었다.


곡 작업을 하면서도 이번 앨범을 완성할 수 있을까 반신반의했다던 루시드폴. 그는 "할 수 있는데 까지는 해보자고 생각했다. 굉장히 많은 작업시간이 들었다. 한 번도 해보지 않은 곡 스타일도 있었다. 끊임없이 의심하면서 도전하다 보니 정규 앨범을 해야겠다고 결심한 시기가 왔다"고 전했다.

"정규음반의 기준은 기본적으로 곡 수도 있어야 하지만 메시지를 전하는데 부족함이 없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음식으로 예를 들면 애피타이저부터 디저트까지 완벽하게 준비되어야 하는 것이다. 이번 앨범은 그만큼 완성도가 생겼다. 여름까지 작업을 진행했을 때 이번 앨범이 사이드 프로젝트, 부수적인 소리로 들어가는 게 아니라 정규 음반으로 내도 되겠다는 확신이 들었다. 이유는 잘 모르겠지만 그런 순간이 찾아왔다"

지금껏 해보지 않았던 스타일의 앨범인 만큼 대중들의 반응도 고민이 될 터. 루시드폴은 "비슷한 스타일의 음악을 할 수도 있고, 음악적 스타일은 계속 변화가 있지만 그 콘셉트를 계속 가져가는 사람이 있을 수 있다. 할 수 있는 한 음악의 폭을 넓히고 싶었다. 쉽지 않고, 갈수록 더 어려워지지만 도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화가로 치면, 팔레트 위에 있는 색깔의 개수를 늘리고 싶은 마음이다. 어떤 분들은 기존의 음악과 너무 다르고 이상하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중요한 것은 내가 나의 음악의 길을 어떻게 가는 지인 것 같다. 음악을 하는 한 더 재미있고 오래오래 하기 위해 내가 가지고 있는 팔레트 색깔의 수를 늘리고 싶다"

루시드폴의 정규 9집 및 포토에세이 '너와 나'는 16일 오후 6시 공개된다.

([엑's 인터뷰②]에서 계속)

yeoony@xportsnews.com / 사진=안테나

박소연 기자 yeoony@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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