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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필, 704일 만의 선발 승이 주는 의미

기사입력 2010.06.19 09:28 / 기사수정 2010.06.19 09:28

김진성 기자

[엑스포츠뉴스= 김진성 기자] 한화 베테랑 우완 최영필이 704일 만에 선발승을 거뒀다.

한화 최영필이 지난 18일 대구 삼성 전에 선발 등판해 5.1이닝 7피안타 2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2008년 7월 13일 대전 히어로즈 전 이후 704일만의 선발승이었다. 최영필이 거둔 선발승은 개인과 팀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의미 있는 선발 승이었다.

성공적인 재활

최영필은 전임 김인식 감독 시절 선발과 구원을 오가며 맹활약을 했다. 그러나 08시즌 7승 8패 4.73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한 후 10월 21일 오른쪽 팔꿈치 뼛조각 제거 수술을 받았다. 비교적 간단한 수술이었지만 35살의 나이에 팔에 칼을 대고 회복을 해 이듬해 곧바로 재기를 하는 것은 쉽지 않았다. 지난 시즌 13경기, 20.1이닝을 소화하며 승리 없이 2패 10.18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재활은 정상적으로 진행됐지만 팔의 통증을 이겨내는 것이 쉽지 않았다.

올 시즌을 앞두고 착실하게 몸 상태를 끌어올렸다. 3,4월 구원으로 6경기에서 13.50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했으나 서두르지 않았다. 5월 한 달은 2군에서 자신의 투구패턴을 되짚고, 몸 상태를 유지하는 시간으로 삼았다. 결국, 한화 한대화 감독은 5선발 요원 김혁민이 기복이 심하고 부진한 모습을 보이면서 6월 들어 과감하게 최영필에게 선발 기회를 주기 시작했다. 지난 12일 사직 롯데 전에서 5이닝 4실점을 하며 패전투수가 됐지만 제구력은 그리 나쁘지 않았다.

마침내 18일 대구 삼성 전에서 그의 진가가 빛을 발했다. 구속은 130km대 후반에 불과했지만 슬라이더, 커브, 체인지업, 포크볼 등을 고루 섞어 타자의 범타를 이끌어냈다. 지난 시즌에는 공을 밀어 던지면서 제구가 항상 높았지만, 18일 경기에는 팔꿈치의 각도도 쳐지지 않고 타점이 약간 높아졌다. 구심의 후한 좌우 스트라이크 폭도 적절하게 이용했다. 어쨌든 204일만에 5이닝 이상을 소화한 것이 35살에 수술을 받은 37세 투수로서는 큰 의미가 있었다. 회복 속도가 느린 노장 투수가 비교적 성공적인 재활이 됐음을 뜻하는 것이다. 경기 후 한대화 감독도 "최영필이 완급조절과 컨트롤이 좋았다"고 격려했다.

물론 문제점도 발견됐다. 올 시즌 17.2이닝 동안 피홈런이 무려 6개였고 2루타도 6개를 허용했다. 아무래도 볼 끝 자체가 다소 가볍다 보니 장타를 자주 허용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는 하루 아침에 해결할 수 있는 일이라기 보다는 꾸준한 하체 밸런스 보강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다. 또한, 선발로 몇 번 기회를 더 얻게 된다면 운용의 묘로 극복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의미 있는 승리

최영필의 18일 승리는 두 가지를 시사한다. 한 가지는 한화 마운드에 단비가 되는 호투였다. 최영필이 선발 승을 거뒀다고 해서 남은 시즌을 꾸준하게 1군에서 로테이션을 소화한다고 보는 사람은 거의 없다. 그러나 선발로 5이닝 정도를 소화할 수 있는 능력을 좀 더 보여준다면 전천후 구원투수로도 활용될 수 있다는 것을 뜻한다. 한화는 박정진-마일영의 왼손 중간 계투 진은 괜찮은 편이지만, 오른손 구원 투수가 여전히 부족하다. 그가 스윙맨으로 남은 시즌을 활약한다면, 팀 마운드에 소금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가장 중요한 의미는 37살의 노장 투수가 재활을 거쳐 정상적으로 마운드에 서서 승리의 기쁨을 맛봤다는 것 그 자체다. 나이가 많은 투수도 충분히 재기의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사실, 최근 쓸만한 실력이 되는데도 의도적으로 노장 투수들이 젊은 투수들에게 밀리는 경향이 분명히 있다. 최영필은 구위보다 노련미로 승부하는 투수다. 젊은 투수들은 때로는 힘보다도 세기가 중요하다는 것을 알아야 할 필요가 있는데, 최영필이 지난 18일 등판에서 이를 몸소 증명했다.

아직 그는 완벽한 재기를 하지 못했다. 그러나 베테랑의 존재의 가치를 보여주기에는 한 경기로 충분했다. 이제 한화 마운드에서 최영필의 행보가 주목된다.

[사진=최영필 요청바랍니다]



김진성 기자 press@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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