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0-04 0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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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세 투수 야마모토 "나는 살아있다"

기사입력 2006.10.23 09:09 / 기사수정 2006.10.23 09:09

윤욱재 기자
[엑스포츠뉴스 = 윤욱재 야구전문기자] 일본시리즈 2차전이 열리기 전 화젯거리가 하나 떠올랐다.

양팀의 선발투수가 무려 19살이나 차이가 난 것. 니혼햄 파이터스는 '좌완 영건' 야기 도모야를 내세웠고 주니치 드래곤즈는 '백전노장' 야마모토 마사를 출격시켰다.

좌완투수인 야마모토는 1965년생으로 올해 일본 나이로 42세다. 많은 팬들은 아직도 그가 그라운드에서 뛰고 있다는 사실 자체 만으로 놀라움을 감추지 못한다.

야마모토는 국내팬들에게도 친숙한 이름이다. 선동열(현 삼성 라이온즈 감독)이 주니치에서 마무리투수로 활약하던 90년대 말로 테이프를 돌려보면 선발 야마모토-마무리 선동열로 이어지는 아름다운 선율의 '계투 행진곡'을 감상할 수 있다.

당시에도 노장 소리를 듣고 있던 야마모토는 독특한 투구폼과 근성있는 투구로 국내 팬들에게도 이름을 널리 알렸다. 물론 당시 주니치의 에이스는 노구치 시게키였다. 그러나 노구치는 이후 급격한 하락세를 겪은 반면 야마모토는 '꾸준함'이란 단어 하나로 23년이란 세월을 유지했다.

선동열이 은퇴하고 일본야구에 대한 관심이 줄어들었지만 이승엽(요미우리 자이언츠)의 활약을 계기로 TV 중계가 재개되면서 자연스레 주니치를 다시 접한 야구팬들은 지금쯤이면 당연히(?) 은퇴를 했을 거라 예상했던 야마모토가 아직도 현역 선수라는 사실에 믿기지 않는다는 눈치다.

사실 야마모토는 올해 '대사건'을 일으킨 주인공이다. 야마모토는 지난 9월 16일 한신 타이거즈전에서 9이닝동안 단 하나의 안타도 내주지 않고 최고령 노히트노런을 작성했다. 실책 하나만 없었으면 퍼펙트 게임도 달성할 수 있었는데 아쉬웠다.

얼핏 보면 '파란의 주인공' 같지만 야마모토의 장수는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리 놀랄 일은 아니다. 야마모토는 철저한 자기 관리와 트레이닝으로 운동 선수로서 갖춰야할 모든 덕목을 소화하고 있다. 올 시즌엔 대부분 선발로 나서 11승 7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3.32를 기록하며 건재함을 과시했다. 불혹의 나이를 넘은 그가 이런 훌륭한 성적을 올리는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22일 나고야돔에서 열린 일본시리즈 2차전 선발투수로 나선 야마모토는 타자의 타이밍을 뺏는 절묘한 피칭으로 니혼햄 타자들을 요리하다 7회초 포수 다니시게 모토노부의 실책을 계기로 흔들리기 시작, 결국 역전을 허용했고 패전의 멍에도 쓰고 말았다. 6.2이닝 3실점(1자책). 비교적 호투했지만 일본시리즈 승리를 챙기지 못한 아쉬움이 컸다.

야마모토에겐 이번 일본시리즈는 절대절명의 순간이다. 23년을 주니치 유니폼만 입고 뛰는 동안 단 한번의 일본시리즈 우승도 경험하지 못했다. 이번 일본시리즈가 마지막 기회일 수도 있다.

비록 몸은 늙었지만 야구에 대한 열정 하나 만큼은 어느 젊은이 못지 않다. 오직 야구공 하나로 23년 외길 인생을 외치고 있는 야마모토. 과연 그가 23년의 한을 풀 수 있을지 주목된다. 

'당신의 꿈을 이뤄 드립니다' 스포츠기자 사관학교 '엑스포츠뉴스'


윤욱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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