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인터뷰①에 이어) 누구에게나 첫 도전이 있고 두려움과 설렘이 공존한다. 1999년 KBS 드라마 ‘광끼’로 연기에 발을 들인 이후 다양한 작품을 거쳐 베테랑 배우가 된 이동건이 새로운 도전과 맞닥트렸다. 뮤지컬 ‘보디가드’를 통해서다.
‘보디가드’가 28일 서울 LG아트센터에서 개막을 앞뒀다. 냉철하고 이성적인 직업 경호원 프랭크 파머가 스토커에 쫓기는 당대 최고의 여가수 레이첼 마론을 보호하면서 싹트는 러브 스토리를 담은 작품이다. 가수 휘트니 휴스턴이 출연하고 1990년대 세계적으로 인기를 끈 영화 ‘보디가드’가 원작이다.
이동건은 레이첼 마론을 지켜내는 보디가드 프랭크 파머 역에 강경준과 함께 캐스팅됐다.
“드라마는 개인 연습을 하거든요. 각자 자기 역할을 연습하고 현장에서 만나고 그 순간의 기운과 호흡으로 만들어내요. 이와 달리 뮤지컬은 한걸음 가기 위해 서로 맞추고 연습 과정을 다 지켜보고 하나하나 같이 연습해나간다는 게 되게 따뜻하고 인간적이에요. 다른 분들은 모이면 왁자지껄 농담하고 친한데 저는 아직 덜 친하긴 해요. 원래 성격도 붙임성이 좋은 편이 아니어서 그런 것들이 숙제죠.”
이동건은 배우로 유명하지만 사실 이보다 먼저 1998년에 가수로 데뷔했다. 이에 뮤지컬이란 장르가 아예 낯설지는 않았단다. 그럼에도 선뜻 용기를 내기 어려웠지만 넘버가 거의 없는 역할이어서 부담을 내려놓을 수 있었다.
"노래를 한 경험이 있고 연기자로 살다 보니 뮤지컬이란 장르가 남 얘기 같진 않았어요. 막연히 언젠가 한 번은 하겠지, 기회가 있다면 하고 싶다고 생각했죠. 다른 제안을 받은 작품도 있었는데 내 깜냥으로 할 수 있지 않을 것 같아 거절했어요. 그런데 '보디가드'는 제게 최적화된 뮤지컬이 아닐까 했어요. 노래와 춤이라는 너무 큰 부담을 놓아도 되고 온전히 연기만 할 수 있는 작품이거든요. 노래하고 춤을 춰야 했다면 포기했을 거예요. 어쩌면 유일한 기회일 수 있겠다 싶어 용기를 냈죠. 본업은 드라마이다 보니 (‘레버리지:사기조작단’과) 스케줄이 겹치게 될 거로는 전혀 예상을 못 했어요. 그래서 고민을 많이 했는데 뮤지컬, 드라마 측에서 많이 배려해줬어요.”
더블 캐스팅 된 강경준 역시 뮤지컬은 처음이다. 이동건은 “내가 의지를 많이 한다. 강경준이 서너 번 연습할 때 난 연습하러 한 번 올 수 있으니 내가 붙잡고 많이 물어본다. 따라가고 의지한다”라며 동질감을 내비쳤다.
“저 혼자 프랭크를 맡았다면 한계가 있을 텐데 보고 배우고 참고할 수 있어
의지가 돼요. 강경준 씨는 사람 자체가 따뜻한 사람이에요. 레이첼 마론의 아이와 함께 하는 장면들 등 프랭크가 뒤로 가면서 사랑을 느끼고 점점 따뜻해지거든요. 따뜻함이 필요한 2막에서 승부를 본다고 하더라고요. 전 사람 자체가 좀 차갑고 이성적이에요. 초반에 프랭크의 냉철하고 이성적인 면이 너무 편해요. 대신 아이와 얘기하고 따뜻해지는 과정은 어렵더라고요. 강경준의 공연을 보고 제 공연을 보면 굉장히 다를 것 같아요.”
강경준과는 배우 부부와 아이 아빠라는 공통점이 있다. 이동건은 조윤희와 2017년 결혼해 딸 로아를 얻었다. 강경준은 장신영과 지난해 5월 결혼해 최근 둘째 아들을 얻었다.
“연습실 밖에 나오면 완전히 육아 얘기죠. 아들 아빠와 딸 가진 아빠의 차이도 있고 재밌어요. 어쨌든 제가 (아빠) 선배잖아요. 필요한 것들, 제가 겪은 정신적인 피로들을 얘기해줘요. (웃음) 사실 육아를 한다는 건 불가능해요. 그래서 집에 있는 시간이 있으면 아이 앞에 있으려고 해요. 기저귀 갈고 아기 옷 갈아입히고 손 씻기고 하는 게 자연스러워요. 할애할 수 있는 시간이 너무 짧아서 육아라는 말은 과분하죠. 짧아서 굉장히 소중하고요. 지금은 장모님이 근처로 이사 오셔서 많이 도와주세요.
다행히 아이 방 카메라를 켜서 언제든지 잘 노는 모습, 잘 자고 있는 모습을 보면서 마음에 위안을 받고 심리적으로 안정을 찾아요. 조윤희 씨도 너무 열심히 일하고 있는데 지금 하는 작품이 끝나면 둘 다 몇 달이라도 아이에게만 온전히 시간을 할애하자고 약속했어요.”
아내 조윤희 역시 KBS 2TV 주말드라마 ‘사랑은 뷰티풀 인생은 원더풀’에 출연 중이다. 이동건은 "공연이 안정될 때 부르겠다"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윤희 씨는 촬영하느라 바빠서 ‘보디가드’ 첫 공연에 맞춰 오진 못 할 것 같아요. 11월 말에 드라마 촬영이 끝나요. 지인들은 첫날에 안 왔으면 해요. 긴장되고 부족하고 가장 불안한 공연이잖아요. 아는 사람이 보는 건 서로 좋지 않은 것 같아요. 주위 사람들도 너무 불안할 테고 저 역시 안정이 됐다고 생각하면 그때 부르려고요.” (인터뷰③에서 계속)
khj3330@xportsnews.com / 사진= CJ ENM, 엑스포츠뉴스DB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