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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준의 클로즈 업 V] 신치용 감독, '맞춤형 배구'로 아시안게임 金 노린다

기사입력 2010.06.04 03:37 / 기사수정 2010.06.04 08:33

조영준 기자



[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6개월간의 대장정을 마친 V-리그의 주역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오는 5일부터 개막되는 '2010 FIVB(국제배구연맹) 월드리그 남자배구'에 출전하기 위해 소집된 대표팀선수들은 월드리그를 앞두고 훈련의 강도를 더욱 높이고 있었다.

비록, 박철우(25, 삼성화재)와 이경수(31, LIG 손해보험), 그리고 권영민(30, 현대캐피탈) 등이 부상으로 빠졌지만 각 팀을 대표하는 주전 선수들이 태극 마크를 달고 있었다.

이들의 움직임을 냉철한 시선으로 지켜보는 이가 있었다. 지난 2009-2010 시즌 우승팀의 사령탑인 신치용(55, 삼성화재) 감독은 선수들의 움직임 하나하나를 세세하게 관찰하고 있었다.

"배구는 하나만 하고 끊어지는 것이 아니라 계속 이어져야 되는 거야!" 플레이 후, 다음 자세가 준비되지 못한 선수들에겐 신치용 감독의 날카로운 지적이 쏟아졌다. 플레이 하나하나에 정성이 들어가야 한다고 강조한 신 감독은 선수들의 정신력도 강하게 다잡고 있었다.

월드리그 개막을 앞두고 3주간 훈련을 해온 대표팀은 부상 선수들이 많다. 그리고 몸 상태가 좋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대표팀에 참여한 선수들도 있다. 신 감독은 "지난달 11일에 대표팀이 소집됐다. 지난 V리그를 거치면서 부상 선수들이 많고 전체적으로 선수들의 몸 상태가 좋지 않다. 선수들의 몸은 현재 60~70% 정도 올라왔다. 겨울리그를 끝낸 후, 다시 몸을 만들려면 적어도 2달은 걸린다. 훈련 기간이 짧은 것이 아쉽기만 하다"고 현재 대표팀의 문제점에 대해 털어놓았다.

이번 대표팀에서 유독 눈에 들어오는 선수는 '백전노장' 최태웅(34, 삼성화재)이다. 지난해 후배들에게 기회를 주고 싶다며 태극 마크를 반납한 최태웅은 이번에 다시 대표팀 주장을 맡았다.

최태웅에 대해 신 감독은 "(최)태웅이는 나이도 있고 해서 대표팀 참가가 쉽지는 않았지만 올해는 아시안게임이 있는 중요한 해다. 아시안게임 우승을 위해 다시 한 번 봉사하고 싶은 마음이 있어서 이번에도 대표팀에서 뛰게 됐다. 현재 몸 상태는 안 좋지만 열심히 훈련에 임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한선수(25, 대한항공)와 최태웅을 번갈아 가며 기용하겠다고 밝힌 신 감독은 "젊은 세터에게 기회를 많이 주고 싶다. 하지만, 상황에 따라서 세터를 운영할 생각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은 이번 월드리그에서 브라질, 불가리아, 그리고 네덜란드와 함께 A조에 속해있다. 세계 최강인 브라질은 물론, 동유럽의 강호인 불가리아와 '장신 군단' 네덜란드는 모두 벅찬 상대다.

신 감독은 "객관적으로 볼 때, 한국의 전력이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저쪽 팀들도 모두 리그를 마친 선수들이 모였기 때문에 정상은 아니다. 많은 승수를 따내지 못해도 대표 팀다운 경기를 펼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신 감독이 이번 월드리그에서 노리는 승수는 2~3승 정도다. 특히, 국내에서 열리는 첫째 주와 둘째 주에 승부수를 던질 예정이다. "가장 해볼 만한 상대인 네덜란드와 펼치는 첫째 주 경기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국배구의 문제점으로 늘 지적돼오던 사항은 세계배구의 추세인 '빠른 배구'를 따라잡지 못한다는 점이었다. 하지만, 신 감독은 이러한 문제에 대해 다음과 같은 의견을 제시했다.

"빠른 배구를 펼치려면 공격수의 높이와 힘이 수반되어야 한다. 유럽 선수들은 높이와 힘이 뛰어나기 때문에 빠른 배구를 펼칠 수 있다. 하지만, 우리 선수들은 높이와 힘이 그들과 비교해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다. 무조건 빠른 배구를 따라가는 것보다 선수 개개인에 맞는 능력을 살려주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고 힘주어 말했다.

또, 신 감독은 "아무리 빠른 토스를 던져줘도 그 볼을 제대로 치지 못하면 문제점이 있는 것이다. 일례로 일본의 경우를 보면 빠른 배구를 시작한 지 15년이 돼가고 있다. 하지만, 예전의 일본과 비교했을 때, 크게 성장한 점이 없다. 이러한 문제가 왜 발생하는 지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고 개선점을 찾아야 한다"고 덧붙었다.

빠른 배구를 위해 필요한 것은 높이와 힘이고 유럽과 남미 선수들은 이러한 점을 갖췄기 때문에 가능하다고 신 감독은 설명했다. 무조건 세계적인 추세를 따라가는 것보다 우리가 잘할 수 있는 점을 찾고 그 점을 발전시키는 '맞춤형 배구'가 필요하다는 것이 신 감독의 견해다.

박철우가 빠졌지만 한국대표팀은 문성민(24, 터키 할크방크)과 김요한(25, LIG손해보험)이란 걸출한 공격수가 있다. 신 감독은 "우선은 공격력이 뛰어난 문성민을 라이트에 배치하고 김요한을 레프트로 기용할 생각이다. 하지만, 모든 선수들에게 서브리시브와 수비 훈련을 시키고 있다. 한국 대표팀의 고질적인 문제점이 레프트 공격수들이 리시브와 수비에 약하다는 점인데 이 부분은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계속 발전시켜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현대캐피탈과 챔피언결정전 최종전까지 가는 치열한 접전 끝에 팀을 우승시킨 신치용 감독은 새로운 목표에 도전하고 있다. 지난 2002년 부산아시안게임에서 대표팀을 우승으로 이끌었던 신 감독은 다시 한 번 아시아 정상을 노리고 있다.

신 감독은 "올 11월에 열리는 아시안게임에 모든 것을 맞추고 있다. 목표는 당연히 금메달이고 이 목표를 실현하기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쏟아 부을 생각이다. 또한, 선수들도 잘 따라와 줄 것이라고 믿고 있다. 하루빨리 태릉선수촌에 입촌해 훈련하는 것이 절실하다. 선수촌 훈련과 외부 훈련은 30%의 효과 차이가 있다. 월드리그에서 경험을 다진 후, 9월부터는 훈련에 더욱 집중할 예정이다. 우리가 금메달을 획득하려면 이란과 중국, 그리고 일본 등을 이겨야 한다. 현재의 상황에서 우리와 이들 팀의 전력은 누가 뛰어나다고 보기 힘들다. 어느 팀이 더 이기겠다는 강한 각오를 가지고 임하는지에 따라 승부가 결정될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프로 통산 4회 우승에 이어 아시안 게임 두 번째 정복에 도전하고 있는 신치용 감독은 "볼 하나라도 소홀하게 다루지 않아야 한다. 그리고 볼을 쫓아가는 흐름이 이어져야 진정한 배구다. 플레이 하나를 해놓고 다른 플레이를 놓치면 진정한 배구가 아니다"고 선수들에게 주문했다.

현재 대표팀은 수원에 있는 삼성화재 휴먼센터 체육관에서 훈련에 임하고 있다. 훈련 중에는 쉬는 시간 없이 팀 플레이를 맞추기 위해 집중하고 있는 대표팀은 6일 수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리는 네덜란드 전을 시작으로 월드리그 대장정에 들어간다.

[사진 = 신치용, 남자국가대표 배구팀 (C) 엑스포츠뉴스 조영준 기자]


 



조영준 기자 spacewalker@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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