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0-05 21:25
스포츠

18세 소녀 이정민, 한국여자골프의 새 희망으로 떠오르다

기사입력 2010.05.27 16:05 / 기사수정 2010.05.27 16:05

조영준 기자



[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KLPGA투어에 새로운 스타가 등장했다. 만 18세의 어린 소녀가 KLPGA투어 상금랭킹 1위(5월 27일 현재)를 달리고 있다. 지난 23일 막을 내린 '두산매치플레이 챔피언십'에서 정상에 오른 이정민(18, 삼화저축은행)이 한국여자골프에 신선한 충격을 던지고 있다.

이정민의 정점은 173센티미터의 큰 키에서 뿜어져 나오는 300야드의 호쾌한 드라이버샷이다. 18세 소녀의 실력이라고는 믿기 어려울 정도다. 드라이버샷을 할 때 순간적인 헤드 스피드는 세계 정상급으로 평가받고 있다.

초등학교 때 단거리 육상선수로 활동하기도 한 이정민은 100미터와 400미터 계주 강남구 대표로 서울시 대회에 나간 경험도 있다.

그러던 중 이정민은 봉은초등학교 4학년 겨울방학 때 부모님이 가시던 골프 연습장에서 운명적으로 골프 클럽을 잡게 됐다. 당시 부모님의 레슨 코치였던 프로골퍼 박은희(45)씨가 이정민을 가르치기 시작했다.

박 코치는 "지금도 그렇지만 이정민은 어릴 적부터 운동선수들이 갖춰야 할 기본적인 마인드를 가지고 있었다"고 평가했다. 또한, "일찍 시작한 다른 아이들을 따라잡는 데 불과 5개월도 안 걸렸다"고 회고했다.

이정민은 초등학교 시절, 골프와 태권도를 동시에 취미로 배웠다. 어머니 박혜경(52)씨는 "어려서부터 운동을 좋아했고 또 잘했다. 학교 수업이 끝나면 바로 골프와 태권도를 배우기 위해 달려가곤 했다"고 밝혔다.

이정민은 골프를 시작한 지 5개월 만에 출전한 제주도지사배 주니어골프대회에서 80타를 기록하며 예선을 통과하기도 하는 등 성장이 무척 빨랐다.

중학교에 올라가면서 부모님은 골프 선수의 길을 걷겠다는 딸의 의견에 반대했다. 대기업 임원인 아버지 이병희(54)씨는 당시 공부도 잘하던 딸이 어려운 길을 택한 것에 대해 무척 당황해 했다.

하지만, 딸의 강한 열정을 꺾을 수는 없었다. 결국, 중학교 때까지 학업과 골프를 병행하는 조건으로 허락을 했다.

대청중학교를 거쳐 대원외고 2학년인 지난 2008년, 처음으로 태극 마크를 달게 된 이정민은 그 해 열린 '송암배 아마추어선수권대회'와 미국 올랜도에서 열린 '폴로주니어클래식'에서 각각 정상에 오르며 아마추어 최고의 선수로 떠올랐다.

전 국가대표 코치를 지낸 최봉암(43)씨는 "육상을 해서 체력적인 부분이 좋았다. 팔 길이가 다른 또래의 친구들보다 긴 편이었다고 말했다.

또한, 최 전 코치는 "당시에도 스윙 아크가 상당히 크면서 파워풀했다. 하지만, 쇼트게임이 비교적 약해 개인적으로도 많은 고민을 했던 것으로 안다. 그동안 게임을 하면서 스코어를 잃어버리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제는 지킬 줄 아는 법을 배운 것 같다"고 평가했다.

지난해 KLPGA 정회원으로 입회한 이정민은 'KLPGA 드림투어 11차전'에서 우승하며 상금랭킹 상위자 3명에게 부여되는 2010년 정규투어 풀시드권을 획득하는 듯 보였다. 하지만, 마지막 15차전 일정이 고려대학교 입시 면접 시기와 맞물리면서 아쉽게 대회 출전을 포기해야 했다.

결국, 드림투어(2부 투어) 상금랭킹 6위에 머문 이정민은 무안 컨트리클럽에서 열린 '정규투어 시드순위전'에 출전해 4위에 올랐다. 어렵게 KLPGA 정규투어 카드를 확보한 이정민은 올해 초에 열린 '태국 오픈'에서 우승하며 일찌감치 파란을 예고했다.

이정민은 KLPGA 정규투어 5개 대회 참가 만에 감격의 첫 우승을 거뒀다. 이 우승은 국내 1인자 서희경(24,하이트)과 이보미(22,하이마트) 등을 차례로 누르고 거둔 우승이라 더욱 뜻 깊었다.
 


현재 이정민은 KLPGA투어 상금랭킹 1위(158,607,618원)와 신인상 포인트 부문 1위(445포인트)에 올라있다. 신인으로서 데뷔 첫해 화려한 신고식을 치른 이정민은 "올해 목표는 아직 정확하게 정하지 않았다. 지금 1승을 거뒀으니 이제 2승을 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정민을 골프의 세계로 인도한 프로골퍼 박은희씨는 "(이)정민이가 어렸을 때 일기에 썼던 꿈이 이뤄진 것 같다. 여기까지는 충분히 예상했던 것이다. 이제는 세계적인 선수로 성장하기 위해 여러 면에서 노력을 기울여야 할 때"라고 당부를 아끼지 않았다.

[이정민 프로필]

생년월일: 1992년 1월 14일

입회연도: 2009년 6월

키: 173센티미터

가족관계: 이병희(54), 박혜경(52)씨의 1남1녀 중 막내

학력: 봉은초등-대청중-대원외고-고려대 재학중

소속: 삼화저축은행

KLPGA 우승: 두산 매치플레이 챔피언십

[사진 = 이정민 (C) KLPGA 제공]

 



조영준

ⓒ 엑스포츠뉴스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실시간 인기 기사

연예
스포츠
게임

주간 인기 기사

연예
스포츠
게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