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인터뷰②에 이어) 그룹 씨야(seeya)에서 솔로 가수로, 이번에는 뮤지컬 배우로 변신했다. 가수이자 신인 뮤지컬 배우가 된 김연지는 뮤지컬 '마리 앙투아네트'에서 마리 앙투아네트와 함께 극의 주축을 이루는 마그리드 아르노 역을 맡아 열연 중이다.
"뮤지컬을 한 번도 해보지 않아서 어떻게 쌓아가고 발전할지 고민이 있어요. 연기, 동작의 자연스러움, 그런 것들이 잘 맞아줘야 뮤지컬에서 조화로울 수 있는데 나와의 싸움인 것 같아요. 노래를 10년을 넘게 하면서도 정말 많은 고민과 슬럼프를 많이 겪었거든요. 그래서 유연하게 대처할 순 있겠지만 뮤지컬을 이제 시작했기 때문에 연기에 대한 고통이 많을 거란 생각이 들어요. 잘 헤쳐나가서 좋은 뮤지컬 배우가 되고 싶어요."
‘마리 앙투아네트’는 프랑스의 왕비였으나 18세기 프랑스 혁명으로 단두대에서 생을 마감했던 마리 앙투아네트의 드라마틱한 삶과, 사회의 부조리에 관심을 두고 혁명을 선도하는 허구 인물 마그리드 아르노의 삶을 대조적으로 조명해 진실과 정의를 다룬다. 김연지는 빈민의 처절함과 세상을 바꾸길 원하는 강인한 의지를 가진 마그리드 아르노의 넘버 '눈부신 불빛에 가려', '더는 참지 않아' 등을 파워풀한 가창력으로 소화한다.
"발성을 많이 바꾸진 않았어요. 가수를 하면서 발성에 대한 관심이나 고민이 많았는데 뮤지컬에서 잘 접목된 것 같아요. 가요를 불렀지만 좀 더 따뜻하고 깊이 있는 발성법을 고민했고 그게 뮤지컬에서 잘 어우러지더라고요. 많이 바꾸지 않아도 그동안 해온 것 안에 있어 다행이란 생각이었어요. 다만 갖춰야 할 요소가 몇 가지 있어요. 마그리드 역할은 저와 톤이 잘 맞아 다행이지만 조금 더 신분 상승한 캐릭터를 할 때는 고급스러운 소리나 성악적 발성도 배워야 할 것 같더라고요. 뮤지컬 트레이닝을 받으면 더 다양하게 할 수 있지 않을까 해요."
2006년 그룹 씨야(남규리, 김연지, 이보람)의 메인 보컬로 데뷔한 김연지는 2011년 해체 후 솔로로 전향했다. 과거 '세상을 바꾸는 시간 15분'에서 바쁘게 노래하다가 무대를 잠시 쉬었을 때 느꼈던 공허함과 불안함, 두려움, 그리고 4년 만에 솔로 가수로 재기했을 때의 깨달음을 털어놓은 바 있다. 뮤지컬 배우로 데뷔한 지금은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가수로 시작하고 가수로의 꿈이 있거든요. 좀 더 잘하고 싶고 꿈이 컸기 때문에 많이 방황했던 것 같아요. 뮤지컬을 늦게나마 시작했는데 사실 30살을 넘기면서 고민했거든요. 뮤지컬을 가야 하나 가수를 더 집중해야 하나 했어요. 가수로서 솔로로 전향하면서 애매했다고 생각했어요. 방황도 많이 하고 이게 맞을까 저게 맞을까 하다 보니 시간이 가는 거 같고. 저도 노력해 부딪히고 있지만 원한대로 계획대로 되는 건 아니잖아요. 뮤지컬을 해봐야겠다 해서 했는데 큰 작품, 큰 역할을 맡았고 조금 더 일찍 데뷔했어도 재밌게 했겠다 싶어요. 지금이 때일 수 있다는 생각으로 뮤지컬 배우로 발 빠르게 움직이고 싶어요."
과거이지만 필모그래피의 큰 부분을 차지하는 씨야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 없다. '구두’, ‘사랑의 인사’, ‘접시꽃’ 등 히트곡을 남기며 인기를 끈 씨야는 해체 후 각자 솔로, 배우의 길을 걸었다. 한때 불화설이 불거지기도 했지만, 현재는 서로를 응원한다. 지난해에는 남규리가 출연한 영화 '데자뷰' VIP 시사회를 통해 한자리에 모이기도 했다.
"다들 자신의 길을 잘 걸어가고 있고 열심히 활동하기 때문에 당분간은 (재결합보다) 자신의 길을 걸어갈 것 같아요. 서로 연락하고 바쁘면 텀이 있다가 또 잘 지내냐고 연락하고요. (남규리가) 영화를 다시 하는 만큼 응원하기 위해 시사회를 통해 오랜만에 같이 만난 거였어요. 요즘은 서로 바빠 연락 침체기인데 각자 응원하고 있죠. 씨야라는 팀이 소중해요. 제 이름 석 자로도 같은 선상에 서고 싶은 마음이 있어요. 씨야는 씨야대로 많은 분이 좋은 음악을 들려준 팀으로 기억하고 저 역시 제 이름 석 자로 자리매김했으면 하는 바람이에요."
뮤지컬 배우로 새롭게 도전한 김연지는 "하고 싶은 역할이 정말 많아졌다"며 미소 지었다.
"일단 아쉬운 게 마지막 공연을 앞둔 '아이다'예요. 그럴 때 아쉬운 것 같아요. 조금 더 일찍 뮤지컬을 했다면 하고 싶은 역할을 도전해보지 않았을까 해요. '레미제라블' 판틴도 손에 꼽는 역할이에요. 나중에 연기로 성장했을 때 '레베카'도 해보고 싶어요. '프랑켄슈타인' 깨뜨리는 역할도요. '지킬 앤드 하이드'도 들어가면 좋은데 너무 욕심이 많죠? (웃음)
어떤 배우가 되고 싶냐 할 때 진실한 배우가 되고 싶다가 맞을 거 같아요. 노래할 때도 관객이 마음으로 느끼고 갔으면 좋겠다는 말을 많이 했는데 뮤지컬도 마음에 와닿으려면 연기를 딱딱하지 않게, 자연스럽게 하는 게 큰 숙제 일 듯해요. 마음을 울리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khj3330@xportsnews.com / 사진= 박지영 기자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