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15 2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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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크린] 주먹 쥔 이동현, 마지막 K까지 멋졌던 '로켓 보이'

기사입력 2019.09.29 16:48

채정연 기자

[엑스포츠뉴스 잠실, 채정연 기자] "마운드에서 표현할 수 있는 것들을 표출해야 한다."

이동현이 프로 선수로서 마지막 등판을 마무리했다. 29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2019 신한은행 마이카 KBO리그 팀간 16차전에서 팀이 0-3으로 지고 있던 7회초 마운드에 올라 선두타자 박세혁을 헛스윙 삼진 처리했다. 마지막 공이었던 6구는 139km/h의 직구였고, 이날의 최고 구속은 141km/h이었다.

경기 진행 중이었기에 이동현에게 할애된 시간은 짧았다. 그러나 매 순간 순간이 인상적이었다. 큰 환호와 함께 마운드에 오른 이동현은 박세혁을 삼진 처리한 뒤 주먹을 쥔 오른팔을 힘차게 들어올렸다. LG 팬에게 쾌감을 선사하는 강렬한 세리머니였다.

경기에 앞서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이동현은 최근 한국 야구의 위기 원인에 대해 '쇼맨십의 부족'을 꼽았다. 그는 "처음 입단했을 때 선배들에게 가장 먼저 배운 것이 자신감"이라며 "마운드에서 삼집을 잡고 포효하고, 기뻐했다. 팬들을 위한 모습과 이벤트가 많아진다면 또 한번 흥행의 기회가 오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이동현은 701번째이자 마지막 등판까지 자신의 말을 지킨 셈이다.

투수로서 이동현이 쇼맨십을 보여줬다면, 구단은 보다 특별한 투수교체로 팬들에게 잊지 못할 장면을 선사했다. 투수코치 대신 오랜 동료인 타자 박용택이 공을 잡고 마운드에 올랐다. 기자회견에서 시구자인 아버지 이야기에 눈물을 보였던 이동현은 박용택을 보며 또 한번 눈시울을 붉혔다. 공을 건네고 더그아웃으로 돌아오는 이동현에게는 만원관중의 연호가 쏟아졌다. 이동현과 팀과 팬이 하나가 되어 만든 아름다운 장면이었다.

lobelia12@xportsnews.com / 사진=잠실, 박지영 기자

채정연 기자 lobelia12@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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