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2-02 1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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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GAIN 2009'를 위한 윤성환의 불펜행

기사입력 2010.05.10 08:44 / 기사수정 2010.05.10 08:44

김진성 기자

[엑스포츠뉴스=김진성 기자] 삼성 에이스 윤성환이 일시적으로 선발 로테이션에서 하차한다. 삼성 선동렬 감독은 9일 대구 SK전에 앞서 "투수 코치와 의논해 윤성환을 당분간 불펜으로 내리기로 했다. 불펜에서 던지면서 투구밸런스를 찾는데 주력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지난 한 주 나이트에 이어 삼성 핵심 선발투수의 불펜 행이 반복되는 것이다.

무너진 투구 밸런스

올 시즌 윤성환은 에이스라는 호칭이 무색할 정도로 부진하다. 지난 8일 대구 SK전 3.1이닝 4피안타 5실점을 포함해 총 8경기 2승 2패 5.27의 평균자책점에 그치고 있다. 피안타율이 지난 시즌 0.257에서 0.287로 상승했다. 홈런, 삼진을 제외한 타구의 타율도 0.298에서 0.315로 치솟았다. 그러면서 이닝 당 출루허용률(WHIP)도 1.18에서 1.42로 올랐다. 볼넷 대비 삼진도 3.85에서 2.55로 확 줄었다. 당연히 이닝 소화능력도 지난 시즌 평균 5.6이닝에 비해 0.5이닝이 감소한 5.1이닝에 그치고 있다.

원인은 상, 하체 밸런스의 붕괴다. 선 감독은 "투수는 하체로 던져야 한다"고 믿는 사령탑이다. 선 감독의 투구이론에 따르면 윤성환은 올 시즌 완전히 지난 시즌과 다른 선수가 됐다. 실제로 시범경기 기간 중 러닝을 하다가 오른쪽 허벅지 통증을 느껴 다른 선수들보다 실전 점검이 늦었다. 결국, 몸이 완벽하게 만들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시즌 개막을 맞이했고, 이미 하체를 활용하지 못하고 팔로만 던지는 악순환을 바로 잡기에는 시간이 늦고 말았다.

현재 허벅지 통증이 사라졌지만, 그 당시 하체를 타자 쪽으로 뻗지 않고 던지는 사소한 변화가 몸에 굳어져 밸런스를 잃어버렸다. 스트라이드를 할 때 내딛는 다리와 지탱하는 다리 모두 반 족장에서 한 족장 정도 타자 쪽으로 덜 뻗게 되면서 릴리스포인트가 지난 시즌에 비해 뒤에 있다.

당연히 힘없이 들어가는 볼이 되면서 제구도 높고 타자들이 치기 쉬워졌다. 윤성환은 지난 시즌 그 어떤 투수들보다 타자의 무릎 근처에서 낮게 형성되는 직구의 위력이 대단했던 투수였다. 그러나 올 시즌에는 그런 모습이 완전히 사라졌다. 볼 끝에도 힘이 없다.
 
직구는 타자의 배꼽 높이에 형성될 정도로 높고 커브와 슬라이더로 스트라이크를 잡지 못하고 있으며 유인구로써 예리한 맛도 완전히 사라졌다. 지난 시즌 그의 스트라이크 대비 헛스윙 유도율은 14.7%였으나 올 시즌에는 11.1%로 뚝 떨어졌다. 직구와 커브에 의존하는 비교적 단순한 매뉴얼의 피칭을 하는 그로서는 타자와 승부를 할 방법이 없었다. 기본적으로 구위가 떨어진 상태의 투수가 변화무쌍한 볼 배합에 의존해 타자를 유인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

AGAIN 2009

윤성환은 지난 시즌에도 시즌 개막 이후 극심한 부진을 겪다가 초여름에 다시 살아나는 모습을 보였다. 그는 09시즌 개막 이후 3연승을 달리다가 6월 16일 대구 롯데전에서 승리를 거두기 전까지 10경기 46과 3분의 1이닝 동안 36자책점을 허용하며 단 1승도 따내지 못했다.

이때, 선 감독이 꺼내든 방안이 바로 구원 등판이었다. 그 당시에도 부진원인은 하체를 활용하지 못하는 밸런스 붕괴였다. 선 감독은 "투수는 많이 던져봐야 밸런스를 회복할 수 있다"고 믿는 감독이다. 지난 시즌 초반 극심한 부진을 겪었을 때 2군 행을 자청했던 윤성환이었지만 선 감독이 불펜 행을 권유해 되살아났다.

실제로 지난 시즌 한 차례 선발 로테이션에서 제외된 이후 6월 12일 대구 두산전에서 구원 등판해 3과 3분의 2이닝 동안 2실점을 했다. 그런데 그 이후 거짓말처럼 구위가 살아났다. 선 감독이 이 점에 착안해 올 시즌에도 곧 부활할 것으로 기대를 걸고 있는 눈치다.

09시즌 5,6월 평균자책점이 5.81,6.33이었으나 불펜에서 조정기를 거친 이후 7,8,9월의 그것은 1.78,4.03,3.91로 뚝 떨어졌다. 특히 7월에는 0.89의 whip(이닝 당 출루허용률)를 기록할 만큼 짠물 피칭을 거듭했다. 6월 12일을 포함해 시즌 중 구원 등판은 단 2번뿐이었지만 선발 로테이션 제외 이후 밸런스 회복에 완벽하게 성공했고 그것이 지난 시즌 다승왕 (14승)의 원동력이 된 것을 결코 부인할 수 없다.

윤성환이 몇 차례의 구원등판을 통해 '어게인 2009'를 외칠 수 있을지 지켜보자. 

[사진=윤성환 (c) 엑스포츠뉴스 전현진 기자]



김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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