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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타격 선두 박한이의 '환골탈태'

기사입력 2010.05.07 08:40 / 기사수정 2010.05.07 08:40

김진성 기자

[엑스포츠뉴스=김진성 기자] '안타 안타 안타 안타 헤이 헤이 헤이 박한이'

대구구장에서 들을 수 있는 삼성 박한이의 응원가다. 

요즘 박한이는 응원가처럼 타석에 들어서면 안타를 봇물처럼 쏟아내고 있다. 7일 현재 타율 0.382, 장타율 0.618, 출루율 0.471로 당당히 세 부문 리그 선두를 질주하고 있다. 최다안타도 39개로 4위, 타점이 21개로 10위, 득점권 타율도 0.360으로 11위다. 물론 최다안타와 득점권 타율 역시 팀 내 1위다.

2% 부족한 타격

박한이는 데뷔 10년 차 외야수다. 박한이의 장점은 타격이다. 그러나 그의 타격에 대한 좋지 않은 평가 또한 크게 세 가지가 있었다. 첫째, 팀이 필요할 때 치지 못하고 팀 승패와 관련 없을 때 타율관리를 한다는 것, 둘째, 베이스러닝 능력이 떨어지는데 이를 장타력으로 메우지 못하는 일명 '똑딱이' 타자라는 것, 마지막으로는 타격에 재능에 있기는 한데, 리그 정상급 타자의 반열에 넣기에는 2% 부족한 모습이었다는 것이다.

실제로 그는 지난 시즌 타율 0.311을 때렸으나 2홈런 36타점에 그쳤다. 홈런은 데뷔 후 최저기록이었으며 타점은 두 번째로 좋지 않은 기록이었다. 장타율도 0.465를 기록했던 04시즌이 커리어 하이였다. 발은 빠르지만 김 빠지는 베이스러닝도 보기 좋지 않았다. 삼성 선동렬 감독도 지난 두 시즌 연속 3할 대 타율을 때렸으나 좋은 재능에 비해 부족한 성적을 낸 듯 보이는 그를 곱게 볼 리 없었다. 그는 FA 자격요건을 갖추고도 찬바람만 맞다가 쓸쓸히 원소속팀인 삼성으로 되돌아왔다.   

오명을 씻다

그러나 박한이는 올 시즌 달라졌다. 우선 심리적으로 FA 시장에서 찬바람을 맞은 이후 정신무장을 단단히 했다. 이영욱 등 팀 내 젊은 선수들이 치고 올라오면서 주전으로 나서지 못할 수 있다는 위기의식도 느꼈다. 게다가 지난 시즌까지 톱 타자라는 중압감 때문에 의도적으로 공을 많이 쳐다봤는데, 올 시즌에는 주로 6,7번 타순에서 자신이 좋아하는 공을 마음껏 치고 있는 것이 심리적인 안정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 그는 "1번보다 6,7번이 편하다"며 반기고 있다.

올 시즌 박한이는 개막 초반 4경기에서 대타로 출장하다가 4월 2일 대전 한화전에서 시즌 첫 선발출장을 했다. 그 이후 지금까지 쭉 최상의 타격감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 6일 대구 롯데전에서도 3안타를 때려내며 시즌 10번째 멀티 히트를 기록했는데, 그 중 5경기에서 3안타 이상을 쳐냈던 것이다. 심리적 안정이 몰아치기의 비결인 셈이다.

기술적으로는 공을 퍼 올리는 능력이 눈에 띄게 좋아졌다. 어깨가 수평으로 유지된 상태에서 테이크 백을 할 때 배트 헤드가 작게 돌아 나온다. 또한, 정확한 허리 회전으로 히팅 포인트를 오른발에 유지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약간 높은 볼을 장타로 연결하고 있는 것이 눈에 띈다. 최근에는 임팩트를 할 때 오른다리를 약간 굽혀 몸쪽 승부에도 효과적으로 대처하고 있다.

박한이가 장타력이 부족하다는 편견은 바로 그가 공을 잘 띄우지 못하고 땅볼 타구를 많이 양산했기 때문인데, 올 시즌 뜬공/땅볼 비율이 지난 시즌 0.47에 비해 0.54로 좋아졌으며 타수당 장타 비율은 13.7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하고 있다. 홈런도 벌써 5개를 쳤다. 또한, 주자가 없을 때 타율이 0.309, 주자가 있을 때 타율 0.468을 때리고 있다. 좌우 투수 편식도 없다. 타율 0.403(우완)-0.350(좌완)-0.364(우완 언더)를 기록 중이다. 그야말로 장타력과 해결능력이 가미된 '영양가 만점'의 타격을 하고 있다.

주전 이상무

올 시즌 초반 백업멤버 신세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우려했던 박한이는 현재 수위타자로써 탄탄한 팀 내 입지를 다지고 있다. 삼성 외야에는 최근 이영욱, 오정복이라는 신예들의 도전이 거세지만 그는 서서히 경쟁의 무풍지대에 올라선 분위기다. 붙박이 6~7번 타자로써 중심타선의 화력을 극대화하고 있다. 게다가 12초룰에 적응하기 위해 특유의 '버퍼링 타격'을 거의 없애면서 경기 스피드업에도 도움을 주고 있다.   

타격은 업 다운이 있기 때문에 시즌 중 고비가 올 가능성도 있다. 사실 지난 비시즌 FA 계약과 결혼으로 훈련량이 동료에 비해 많았다고 할 수 없다. 게다가 여전히 주루플레이는 실소를 자아내기도 한다. 그러나 박한이가 올 시즌을 준비했던 초심을 잃지 않고 계속해서 타격 집중력을 유지한다면 올 시즌 데뷔 10년 만에 타격 '커리어 하이'를 기대해도 좋은 분위기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하는데, 박한이가 데뷔 10년 차에 제대로 '환골탈태'했다.

[사진=박한이 (C) 엑스포츠 뉴스 강운 기자]



김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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