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0.04.20 00:45 / 기사수정 2010.04.20 00:45
[엑스포츠뉴스=김지한 기자] K-리그에서 FC 서울의 상승세가 거침이 없다.
4경기 홈 평균 관중이 3만 명 이상으로 높은 것만큼이나 경기력 역시 그에 걸맞은 높은 수준을 보여주며, 마침내 1위 자리까지 치고 올라왔다. 과거, 귀네슈 감독 시절처럼 1위로 치고 올라가다 막판에 힘을 발휘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도 거의 설득력을 얻지 못하고 있다.
넬로 빙가다 감독 취임 이후, 과도기를 겪을 것이라는 예상은 보기 좋게 깨진 상태다. 선수들의 자신감은 하늘을 찌르고 있으며, 당분간 이 기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과연 어떻게 해서 서울이 신명나는 팀으로 탈바꿈할 수 있었을까. 5가지 키워드를 통해 살펴봤다.
18득점-6실점
서울이 7경기를 치르면서 기록한 득실점이다. 한 경기에 2골 이상 넣으면서 1골도 내주지 않았다. 이는 현재까지 K-리그 15개 구단 가운데서도 가장 좋은 기록이다. 특히 최근 3경기 연속으로 3골 이상 득점을 기록한 것이 눈에 띈다. 그 가운데는 수원, 울산 같은 강팀도 상대팀으로 포함돼 있다.
득점 분포가 고르게 돼있는 것도 눈길을 끈다. 지금까지 골맛을 본 선수는 8명으로, 공격수나 미드필더로 출전한 선수 대다수는 이미 골 기록이 있다. 거의 모든 선수들이 득점력이 있다 보니 자연스레 경기는 잘 풀릴 수밖에 없고, 결국'이기는 경기'를 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탄탄한 조직력
안정적인 득실점 기록, 그리고 잇따른 연승 행진에는 탄탄한 조직력이 밑바탕에 깔려 있다. 좌우 측면과 상하 중앙의 균형이 탄탄하게 잡혀 있고, 경기 내내 집중력이 흐트러지지 않아 예년보다도 경기력 면에서는 확실히 발전이 있다는 평가다.
귀네슈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있을 때까지만 해도 서울은 '기술 축구', '공격 지향 축구'가 대세를 이뤘다. 기성용, 이청용 등 기량이 좋은 젊은 선수들을 중심으로 팀 전술이 운영돼 나름대로 잘 나가는 때도 있었다. 그러나 시즌 중후반에 '경험 부족', '패턴 노출' 등의 단점을 드러내며 우승이라는 목표 달성을 이루지 못했다.
하지만, 빙가다 감독 부임 이후, 팀 중심적이고 조직적인 축구를 구사하는 스타일로 바뀌면서 팀에도 변화가 생겼다. '조직 축구'의 특성상 몇몇 선수만 잘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선수가 골고루 잘해야 하다 보니 당연히 서울 선수들의 색깔도 달라질 수밖에 없었다. 감독이 추구하는 변화에 서울 선수들은 녹아들기 시작했고, 이전보다도 더 탄탄한 조직력을 과시하며 오히려 매 경기 화끈한 경기력을 보여줄 수 있게 됐다.
이적생
탄탄한 조직력을 구사할 수 있는 데는 무엇보다 이적생들의 맹활약이 크게 작용했다. 좌우 측면 풀백의 현영민과 최효진, 중앙 미드필더의 하대성, 최전방 공격수 방승환, 골키퍼 김용대 등 각 포지션별로 탄탄한 기량을 갖춘 선수들이 골고루 영입되면서 팀 전력에 큰 보탬이 됐다. 이전에 서울에서 잔뼈가 굵었던 선수들을 모두 내보내고, 팀 리빌딩 작업을 벌이는 도박을 감행했지만 단 두 달 만에 이 도박이 성공을 거두고 있는 셈이다.
이적생들의 활약은 기존 서울 선수들의 분발을 촉진하는데도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정조국, 김치우, 김진규 등 기존 선수들은 이적생들과 환상의 호흡을 과시하며, 경기를 거듭할수록 안정된 기량을 보여주고 있다. '이적생 효과'가 팀 전반에 퍼져 나름대로 긍정적인 영향을 가져다준 셈이다.
용병 3인방
'용병 3인방'의 거침없는 상승세도 돋보인다. '골잡이'로 명성을 날렸던 데얀은 '특급 득점 도우미'로 탈바꿈하며, 어느새 K-리그 도움 1위로 올라섰다. 또 올 시즌 처음 K-리그에 들어온 에스테베즈는 고비 때마다 활발한 측면 공략으로 순도 높은 기량을 발휘하면서 4골-4도움의 엄청난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다. 여기에 꾸준한 기량으로 서울 팬들의 사랑을 받은 아디도 하대성과 중앙 미드필더의 한 축을 담당해 빈틈없는 수비력과 날카로운 공격력을 보여주며 제 몫을 다하고 있다.
이렇게 각 주어진 역할을 충실히 소화해내는 용병들 덕분에 서울의 전력은 더욱 업그레이드될 수 있었다. 공수의 핵으로 평가받는 이들의 활약은 서울의 상승세에 원동력이 되고 있다.
빙가다의 지도력
부임한 지 6개월도 채 되지 않은 넬로 빙가다 감독의 지도력도 서울이 1위로 치고 올라서면서 주목을 받고 있다. 포르투갈 청소년대표팀 코치, 사우디, 요르단 등 중동 국가대표팀, 클럽 감독 등 다양한 감독 경험을 지닌 감독답게 자신만의 지도 철학을 어느 정도 뿌리내린 빙가다 감독은 화려하지 않지만 그야말로 조용한 혁명을 일으키며, K-리그에 새 바람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선수 간의 화합과 조직력을 중시하며, '따뜻한 카리스마'로 단기간에 팀을 장악한 빙가다 감독은 빠른 시간 내에 팀을 안정화시키며, 우승을 향한 힘찬 발걸음을 내딛고 있다. 이전 외국인 감독들이 적지 않은 시행착오를 겪고, 혼란을 거듭했던 것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예상했던 것보다 팀 안정화 작업이 어느 정도 성공적으로 이뤄지면서 애초부터 추구했던 목표를 완전하게 달성해낼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사진=승승장구 FC서울 (C) 엑스포츠뉴스 전현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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